[연재] Flowerbed Essential 6 - 띠오리아: [PREFAB]에 영향을 준 여섯 곡
플라워베드(Flowerbed)가 자신 있게 추천하는 음악가의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하는 코너 <Essential 6>. 이번에는 영기획(Young, Gifted & Wack)의 프로듀서 띠오리아(theoria.)가 꽃밭에 방문했다. 자신을 안티장르라고 수식하는 띠오리아는 2013년 발매한 [Innerspace] 이후 약 4년 만에 일곱 곡의 풋워크 트랙으로 이루어진 편집 앨범 [PREFAB]을 내놓았다. 앨범은 국내·외 전자음악 매거진과 팬 사이에서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힙합엘이는 힙합과 알앤비에 최적화한 사이트인 만큼, 풋워크라는 장르에 관한 정보가 많지 않을 터이다. DJ 라샤드(DJ Rashad)로 대표되는,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된 풋워크. 띠오리아가 [PREFAB]에서 풋워크를 조명한 이유와 그에게 영향을 준 음악은 무엇일지 아래 글에서 확인해보자. 아, 글을 읽기 전 [PREFAB]을 듣는 걸 추천하며, 편의를 위해 아래 그의 앨범을 수록해놓았다. 더불어 띠오리아와 함께 진행한 인터뷰는 추후 믹스맥 코리아(MixMag Korea)를 통해 발행될 예정이다.
<Flowerbed Presents: Essential 6>은 한국 음악 큐레이팅 웹진 플라워베드가 매달 선정한 한국 아티스트가 꼽은 여섯 개의 음악을 소개하는 글입니다. 선정된 아티스트와의 인터뷰는 믹스맥 코리아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Jay Dee - Y'all Ain't Ready
지금의 제 음악이야 어떻든, 제이딜라(J Dilla)는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준 음악가예요. 그의 많은 음악을 샀거나 들어봤어요. 지금도 피로나 스트레스가 쌓일 때 찾을 정도로 좋아하고요.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1년이 넘었는데도 가끔 '이런 게 있었나?'하고 놀랄 정도로 제이딜라의 음악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뭔가가 담겨있는 듯해요. [Prefab]의 1번 트랙 "Trans"의 주된 소재는 '게토한 느낌'이었어요. 이 느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자연스럽게 제이딜라를 떠올렸어요. 그의 디스코그래피를 차근차근 체크하면서 많은 고민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Trans"에서는 특히 이 곡의 건조하고 차가운 느낌을 가져오려 했는데, 잘 표현되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여담이지만, 제가 새 오디오 인터페이스나 스피커를 구매하거나, 이사를 하면 가장 먼저 들어보는 두 곡 중 하나이기도 해요.
DJ Rashad - Ghost, RP Boo - Heavy Heat
이 두 곡은 묶어서 이야기해야 할 거 같아요. 마크 프리차드가 풋워크를 저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준 음악가라면, DJ 라샤드와 RP 부(RP Boo)는 제가 이해한 방식을 본질적인 영역으로 나아가게끔 도와준 음악가들이에요. 특히 2010년대 초에 DJ 라샤드가 게토파일즈(Ghettophiles)에서 발매한 곡과 RP 부의 음악에 담긴 하드코어한 방식과 소리가 저에게 큰 인상을 남겼었어요. 자연스럽게 저의 방식으로 표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Heavy Heat’"는 RP 부가 여러 번, 그리고 다른 음악가들도 수차례 사용한 영화 <고지라 대 모스라>의 주제곡을 사용한 곡인데요. 같은 곡을 쓴 RP 부의 다른 곡인 "114799", "02-52-03" 등보다 이 곡이 가장 정돈되어 있는 느낌이라 제일 좋았어요. 그리고 "Ghost"는 풋워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곡일 거로 생각해요, 지금도 어딘가의 배틀그라운드에서 플레이되고 있지 않을까요?
CV - 太平簫TEK
콩부(CONG VU)라는 이름을 인터넷에서 처음 봤을 때를 잊지 못해요. 한국에 풋워크를 만드는 음악가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놀랍고 반가웠는데, 장르에 매우 본격적으로 접근한 데다 심지어 너무 잘 만들더라고요. 후에 밴드 404와 <Me Gook>이라는 프로젝트를 하셨던 정세현 씨라는 걸 알고 또 놀랐었고요. 이 곡은 콩부가 그간 공개했던 곡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인데요. 누가 만든 곡인지 모르고 우연히 들었다면, DJ 라샤드의 곡이라고 해도 믿었을 거예요. 곡의 구조적인 부분만을 고려하면 기존의 풋워크에서 새로울 건 없다고 볼 수 있어요. 그렇지만 풋워크에서 자주 쓰이는 신디사이저 리드의 위치를 단지 국악기로 대체한 것만으로도 곡을 감상하거나 이해하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게 흥미로웠어요.
글 ㅣ 띠오리아
편집 ㅣ GDB (심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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