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연재] Essential 6 - 띠오리아: [PREFAB]에 영향을 준 여섯 곡

title: [회원구입불가]GDB2017.04.24 03:07추천수 2댓글 1

thumbnail.jpg


[연재] Flowerbed Essential 6 - 띠오리아: [PREFAB]에 영향을 준 여섯 곡


플라워베드(Flowerbed)가 자신 있게 추천하는 음악가의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하는 코너 <Essential 6>. 이번에는 영기획(Young, Gifted & Wack)의 프로듀서 띠오리아(theoria.)가 꽃밭에 방문했다. 자신을 안티장르라고 수식하는 띠오리아는 2013년 발매한 [Innerspace] 이후 약 4년 만에 일곱 곡의 풋워크 트랙으로 이루어진 편집 앨범 [PREFAB]을 내놓았다. 앨범은 국내·외 전자음악 매거진과 팬 사이에서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힙합엘이는 힙합과 알앤비에 최적화한 사이트인 만큼, 풋워크라는 장르에 관한 정보가 많지 않을 터이다. DJ 라샤드(DJ Rashad)로 대표되는,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된 풋워크. 띠오리아가 [PREFAB]에서 풋워크를 조명한 이유와 그에게 영향을 준 음악은 무엇일지 아래 글에서 확인해보자. 아, 글을 읽기 전 [PREFAB]을 듣는 걸 추천하며, 편의를 위해 아래 그의 앨범을 수록해놓았다. 더불어 띠오리아와 함께 진행한 인터뷰는 추후 믹스맥 코리아(MixMag Korea)를 통해 발행될 예정이다.


<Flowerbed Presents: Essential 6>은 한국 음악 큐레이팅 웹진 플라워베드가 매달 선정한 한국 아티스트가 꼽은 여섯 개의 음악을 소개하는 글입니다. 선정된 아티스트와의 인터뷰는 믹스맥 코리아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 띠오리아 - [Prefab]







Jay Dee - Y'all Ain't Ready


지금의 제 음악이야 어떻든, 제이딜라(J Dilla)는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준 음악가예요. 그의 많은 음악을 샀거나 들어봤어요. 지금도 피로나 스트레스가 쌓일 때 찾을 정도로 좋아하고요.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1년이 넘었는데도 가끔 '이런 게 있었나?'하고 놀랄 정도로 제이딜라의 음악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뭔가가 담겨있는 듯해요. [Prefab]의 1번 트랙 "Trans"의 주된 소재는 '게토한 느낌'이었어요. 이 느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자연스럽게 제이딜라를 떠올렸어요. 그의 디스코그래피를 차근차근 체크하면서 많은 고민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Trans"에서는 특히 이 곡의 건조하고 차가운 느낌을 가져오려 했는데, 잘 표현되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여담이지만, 제가 새 오디오 인터페이스나 스피커를 구매하거나, 이사를 하면 가장 먼저 들어보는 두 곡 중 하나이기도 해요.







Africa Hitech - Out In The Streets

음악을 언어라고 생각했을 때, 풋워크를 처음 접했을 땐 그 음악의 문법을 인식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었어요. 리듬을 사용하는 방식이 들어왔던 음악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다양했고, 전반적인 균형감도 겪어본 적 없는 형태였거든요. 처음에는 '이거 좋은데 내 음악에 어떻게 가져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저에게는 이 곡이 풋워크의 문법을 익숙한 형태로 설명해주는 느낌이었어요. 리듬 변형을 비교적 간소하게 한 대신에 곡의 구성과 소리의 쓰임에 신경 쓴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귀에 익은 소리로 이루어진 것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였어요. 정글(Jungle)로 바꾼 이 곡의 VIP(Variation In Production)도, 시간이 흐른 후에 마크 프리차드(Mark Pritchard, 아프리카 하이테크(Africa HiTech)의 멤버)의 솔로곡들에서 보여줬던 방법들도 많은 참조가 되었고요. 마크 프리차드의 풋워크는 전자음악을 좋아하지만, 풋워크를 구조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분에게 좋은 자료가 될 거 같아요.








DJ Rashad - Ghost, RP Boo - Heavy Heat


이 두 곡은 묶어서 이야기해야 할 거 같아요. 마크 프리차드가 풋워크를 저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준 음악가라면, DJ 라샤드와 RP 부(RP Boo)는 제가 이해한 방식을 본질적인 영역으로 나아가게끔 도와준 음악가들이에요. 특히 2010년대 초에 DJ 라샤드가 게토파일즈(Ghettophiles)에서 발매한 곡과 RP 부의 음악에 담긴 하드코어한 방식과 소리가 저에게 큰 인상을 남겼었어요. 자연스럽게 저의 방식으로 표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Heavy Heat’"는 RP 부가 여러 번, 그리고 다른 음악가들도 수차례 사용한 영화 <고지라 대 모스라>의 주제곡을 사용한 곡인데요. 같은 곡을 쓴 RP 부의 다른 곡인 "114799", "02-52-03" 등보다 이 곡이 가장 정돈되어 있는 느낌이라 제일 좋았어요. 그리고 "Ghost"는 풋워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곡일 거로 생각해요, 지금도 어딘가의 배틀그라운드에서 플레이되고 있지 않을까요?







Remarc- R.I.P (Phillip D. Kick’s Footwork Jungle Edit) 

아무래도 풋워크 정글(Footwork Jungle)에 관하여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예전부터 정글/드럼 앤 베이스(Drum and Bass)에 얕게나마 관심을 가졌던 터라, 처음 풋워크 정글의 존재를 알았을 때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어요. 물론 이전에 애디슨 그루브(Addison Groove), 머신드럼(Machinedrum) 등의 음악가들이 풋워크를 차용하여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긴 했지만, 그게 좋은 것과는 별개로 저에게는 풋워크보다는 풋워크의 영향을 받은 다른 전자음악이란 생각이 큰 듯해요. 하지만 필립 디. 킥(Phillip D. Kick)은 풋워크를 바탕으로 고전적인 정글의 재해석을 잘한 느낌을 줘서 좋은 참고자료가 되었죠. 이 곡은 필립 D. 킥의 이름으로 공개한 곡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인데요. 원곡도 워낙 좋아하는 곡이다 보니 들었을 때의 반가움도 컸던 거 같아요.






CV - 太平簫TEK


콩부(CONG VU)라는 이름을 인터넷에서 처음 봤을 때를 잊지 못해요. 한국에 풋워크를 만드는 음악가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놀랍고 반가웠는데, 장르에 매우 본격적으로 접근한 데다 심지어 너무 잘 만들더라고요. 후에 밴드 404와 <Me Gook>이라는 프로젝트를 하셨던 정세현 씨라는 걸 알고 또 놀랐었고요. 이 곡은 콩부가 그간 공개했던 곡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인데요. 누가 만든 곡인지 모르고 우연히 들었다면, DJ 라샤드의 곡이라고 해도 믿었을 거예요. 곡의 구조적인 부분만을 고려하면 기존의 풋워크에서 새로울 건 없다고 볼 수 있어요. 그렇지만 풋워크에서 자주 쓰이는 신디사이저 리드의 위치를 단지 국악기로 대체한 것만으로도 곡을 감상하거나 이해하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게 흥미로웠어요.



글 ㅣ 띠오리아

편집 ㅣ GDB (심은보)



신고
댓글 1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