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Pick LE (2013.01.)

Pick LE (2013.01.)

2013년 새해가 밝았다. 아니, 정확히 말해 밝고서 한 달이 지났다. 이번 달은 여느해처럼 각종 잡지와 커뮤니티에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글들이 이어졌고, 많은 이들이 지난 한 해와 다가올 한 해를 생각하며 지냈으리라.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많은 앨범과 트랙, 뉴스는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그래서 힙합엘이는 새해 첫 한 달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파트별로 앨범과 트랙, 자막 뮤직비디오, 뉴스, 가사를 꼽아보기로 했다. 이번 편부터는 새롭게 믹스테입 파트도 추가되었다.

1. Album of January | A$AP Rocky - [Long. Live. A$AP]

믹스테입 때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던 에이섭 라키(A$AP Rocky). 믹스테입 [Live. Love. ASAP]에서부터 본인 특유 스타일의 음악을 하며 리스너들을 즐겁게 하던 그가 데뷔앨범 [Long. Live. ASAP]에서도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랩은 물론이거니와, 요즘 잘나가는 프로듀서들을 대거 참여시키면서도 배가 산으로 가지 않게 일관성 있는 분위기를 유지한 것도 칭찬할 만하다. 후반부로 갈수록 앨범의 깊이가 더해지는 트랙 배치 또한 인상적이며, 사운드 면에서도 믹스테입 때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Goldie"의 드럼 질감, "Long Live A$AP"의 중반부 드럼 등 비트에 있어서 참고할 부분이 많으니 비트메이킹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들어보길 바란다. - August

2. Mixtape of January | Rockie Fresh - Electric Highway

자고로 대형 레이블이라면 얼터너티브 락 아티스트 한 명쯤은 있어야 한다. 그것이 힙스터들의 잇템은 아니지만 레이블 음악의 다양성, 혹은 특유의 음악 팬층 확보 등 여러가지 이유에서 그럴 것이다. MMG(Maybach Music Group) 역시 작년에 그러한 아티스트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가 바로 라키 프레시(Rockie Fresh)이다. 이번에 발표한 라키 프레시의 믹스테입은 색채가 뚜렷한 레이블로 이동하였음에도 자신만의 음악적 색채를 유지한다는 점, 또한 그 퀄리티가 비교적 뛰어나다는 점에서 칭찬할 만하다. 일부 트랙에서 지나친 사운드의 고집 때문에 결함이 보이기는 하지만, 뚜렷한 세계관에서 비롯된 정규 앨범 급의 멋을 가지고 있다. 아마 MMG 창설 이래 나온 결과물 중 가장 아티스트의 색채가 짙게 반영된 결과물이 아닌가 싶다. - Bluc

3. Track of January | Justin Timberlake (Feat. Jay-Z) - Suit & Tie

'I'm Ready'.(컴백 예고 비디오 中)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가 무려 7년만에 가수로서의 컴백을 알렸다. 팬들에게는 아주 반가운 소식이었지만 오랫동안 앨범이 없었던 만큼 떨어졌을 '감'에 대한 우려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랜 파트너 팀버랜드(Timbaland)의 깔끔한 비트와 그 위에 흐르는 부드러우면서 섬세한 보컬은 하나도 녹슬지 않은 저스틴 팀버레이크만의 '깔끔함'을 보여주며, 곡명처럼 수트에 타이를 차려입고 마이크 앞에 서 있는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연상시킨다. 곡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제이지(Jay-Z)도 다소 심심할 수 있었던 곡에 자연스레 수트 차림이 연상되는 멋진 가사로 화려한 장식을 더한다. 컴백작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리드 싱글이었다. - soulitude

4. News of January | Frank Ocean & Chris Brown, 스튜디오에서 몸싸움

작년에도 드레이크(Drake)와 술잔이 아닌 술병을 주고받은 덕분에, 진행 중인 힙합엘이 어워즈 'Worst of the Year'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 복잡한 여자 관계도 정리되고 올해는 새 사람이 되는가 했는데 한 달을 버티지 못했다. 이전부터도 오드 퓨쳐(Odd Future) 쪽과는 사이가 안 좋았지만, 이번에는 실제 폭력사건이다. 아직 목격자마다 다소 진술이 다르긴 하지만 주차장의 좋은 자리는 '거물 스타'가 쓸 수 있다는 암묵의 룰이 있었는데, 그 자리에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이 먼저 주차를 한 것이 원인이었다고. 프랭크 오션 측이 고소를 한다고 하는데, 이는 보호관찰 기간인 크리스 브라운에게 치명적일 수 있고, 프랭크 오션도 다가오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양손으로 연주를 못하게 되었다고 하니 잘잘못을 떠나 안타까운 일이다. - soulitude

5. Subtitle Video of January | Kendrick Lamar - Black Boy Fly

픽 엘이 뮤직비디오에 팬 제작 비공식 비디오가 선정된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훌륭한 감독들이 촬영한 뮤직비디오 작품이 한 달에도 수십 편이 나오고 있고, 아마추어 팬들이 간혹 프로급의 작품을 제작해도 상대적으로 파급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달, 자막과 함께 감상하면서 가장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은 이 곡이 아니었을까 한다. 가사에 맞춰 기존 영상들을 조합한 수준의 조잡한 뮤직비디오이지만, 그만큼 가사에서 켄드릭 라마가 보았던 풍경을 함께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벌스 마지막 부분 'black boy fly'에서 들리는 함성 소리를 들으면서 절망했을 그의 얼굴이 그려진다.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Backseat Freestyle"의 공식 비디오에서 성공한 켄드릭 라마를 보는 것도 멋지지만, 성공까지의 고민을 함께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 soulitude

6. Lyrics of January | Kendrick Lamar - [good kid, m.A.A.d city]

이번 달에는 켄드릭 라마의 '단편 영화' [good kid, m.A.A.d city]의 전곡 가사해석이 올라왔다. 아무리 발매되고 해가 바뀌었어도, 이 앨범을 다루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앨범이 예외적으로 '곡'이 아닌 '앨범'으로 선정된 것은 특별한 라인이 주는 의미를 넘어서 앨범 전체로서 '가사'를 최대한으로 활용한 전개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한 곡 한 곡이 가지는 표현과 메시지도 멋지지만, 앞에서 언급한 이야기를 뒤에서 활용한다든지, 의미 없어 보이는 소재가 나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각 트랙의 가사와 서사적 전개의 유기적인 부분까지 섬세하게 신경 쓴 점, 그리고 그것들로 궁극적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은 다시 한 번 이 앨범이 극찬받은 이유를 알게 해 준다. 아직 가사와 함께 들어보지 못한 이들이 있다면 꼭 들어보기 바란다. - soulitude

* [전곡 가사해석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