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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주: 블랙넛, 바스코 등

title: [회원구입불가]greenplaty2015.09.14 12:59추천수 5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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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E (2015년 9월 2주)


윅엘이(WeekLE)는 힙합엘이(HiphopLE) 내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관련 정기 콘텐츠다. 2년 차를 맞은 윅엘이는 이전보다 더 싱글, 앨범, 믹스테입, 믹스셋, 뮤직비디오, 프로젝트와 같은 '결과물'에 집중할 예정이다. 에디터들은 항상 자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것들을 소개하려 하고,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기에 윅엘이 작성에 매주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디터들의 취향이 당신과 맞지 않아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걸 좋게 들었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윅엘이 2015년 9월 2주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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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넛 (Feat. 175.211.*.*) - "가가라이브"


<쇼미더머니 4>가 끝나자마자 블랙넛(Black Nut)이 내놓은 "가가라이브"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이지만, 세간의 반응과 별개로 그의 의도는 꽤나 명확하다. 앨범 소개에 쓰여 있는 단 한 줄의 문장 "나도 행복해지고 싶다."는 블랙넛이 늘어놓은 스토리로 드러내고자 했던 불신과 외로움으로 가득 찬 자신의 상태를 대변한다. 그는 곡의 제목이자 스토리의 중심이 되어주는 소재인 랜덤채팅의 원조라고 볼 수 있는 은둔의(?) 사이트 가가라이브(Gagalive)를 앞서 말한 자신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블랙넛에게 가가라이브라는 공간은 현실에서 하소연할 친구 하나 없고, 대학 자퇴한 잉여, 군대도 안 간 막장 찌질이로 불려 찾아간 도피처다. 하지만 그곳의 사람들 역시 그를 위로해주기보다는 비난했고, 이는 비정한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블랙넛은 어느 공간에서도 인정받을 수 없는 인간이 되어버린 셈이다. 이 같은 곡의 핵심적인 내용은 공동체의 해체로 개인이 파편화된 현대 사회와 그에 맞물려 상호작용한 익명성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세계의 관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가가라이브" 속에서 블랙넛은 성기 인증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현실 속에서 받지 못한 인정을 받으려 한다.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면식이 있는 지인이 아닌 자신에 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가가라이브 속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길 원한다. 익명성이 보장된 넷 상의 사람들은 체면이란 가면을 벗고 현실 속 블랙넛의 결점을 토대로 그에게 무지막지한 공격을 가한다. 그 사이 커지는 건 그저 서로에 대한 불신과 개개인이 가진 고독과 외로움뿐이다.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건 당연히 팬티를 내린 앨범 자켓과 성기 인증을 했다는 구절, 후반부에 등장하는 여성의 욕설이지만, "가가라이브"를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봐야 할 건 그런 부분들 아닐까? 그 외의 좀 더 자세한 맥락은 얼마 전 업로드된 기획 기사 <우리 시대가 낳은 돌연변이, 블랙넛>을 참고하길 바란다. - Melo







바스코 - "Whoa Ha!"


사실 특별할 건 없다. 페니(Pe2ny)가 생각보다 하드한 비트를 만들어냈다는 점은 의외였지만, 바스코의 마초적인 랩과 가사는 여전하다. 호스트의 레이블 동료를 비롯한 수많은 카메오가 등장하는 뮤직비디오도 국내·외를 막론하고 어딘가 익숙하다. 하지만 식상하지는 않다. 타투가 잔뜩 그려진 맨몸에 캡과 가죽 장갑만을 착용한 채로 몬스터를 들고 담배 연기를 뿜는 바스코(Vasco)는 '거친 남자' 그 자체다. 그에 걸맞게 그의 랩 톤 역시 올해 발표됐던 [Code Name : 211], 그리고 디스코그라피 중 가장 거친 감성을 담겨 있는 [Molotov Cocktail] 때보다도 더 로우하다. 다양한 카메오가 등장하기에 모든 이를 하나의 결로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거칢'에 부합하는 맥락이나 비주얼을 가진 인물들이 더러 출연하는 점도 흥미롭다. 또한, 그 많은 카메오가 좁은 차 안에서 난장을 피는 모습은 영상에 다이나믹함까지 부여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그 어느 때보다 거친 컨셉을 담아낼 것으로 보이는 [MAD MAX]가 기대될 수밖에 없는 선공개 곡이었다.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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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빌라 - "면도날 Flow"


"Dead Wrong", "격"만 들어봐도 청자들은 크림빌라(Cream Villa)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곡 안에 어떤 특별한 장치를 설치하거나 컨셉을 부여하는 식으로 방식을 꼬지 않는다. 그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직설적으로 시원하게 내뱉는 정공법으로 밀어붙인다. 후렴까지 단단한 랩으로 빈틈없이 채울 정도로 자신들의 랩과 메시지 그 자체를 강조할 뿐이다. 우탱클랜(Wu-Tang Clan)의 영향이 짙어 보이는 이러한 방식은 "면도날 Flow"에서도 동일하게 유지된다. 다만, 이 곡에서 따로 더 주목해봐야 할 점은 각 멤버의 랩이 더 빈번하게 교차한다는 점이다. 첫 번째 파트에서 익스에이러(Ex8er)와 반블랭크(Ban Blank)가 8마디씩 뱉고, 로벤(Loben)과 콰이모(Quaimo)가 4마디를 뱉었다면, 두 번째 파트에서는 그 역할이 역전된 채로 각자 랩을 뱉는다. 마지막 세 번째 파트에서는 균등하게 2마디씩 뱉는다. 이 같은 다소 복잡한 구성은 누군가에게는 정신없고 지루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단점이 될 수도 있었던 지점은 네 래퍼가 적절히 완급조절을 하는 등의 유기적인 면모를 보이며 오히려 장점으로 변환된다. 어느새 세 번째 선공개 곡인데, [In The Village] 안에 더 많이 들어 있을 그들의 호흡, 이야기가 더욱 기대된다.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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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울 - [Dirty]


지소울(G.Soul)의 새 EP [Dirty]는 그의 팬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도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지소울에게는 절대 낯선 장르도, 작품 색도 아니다. 지소울은 15년만에 발표한 데뷔앨범 [Coming Home]의 첫 트랙 “Coming Home”에서 딥하우스를 소화했을 정도로 장르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은 그가 지니고 있던 의욕을 보다 확장해서 표현한 작품이라고 보는 게 더 옳다. 그렇게 탄생한 EP [Dirty]는 전반적으로 매끈하고 깔끔하다. 프로듀싱 스타일은 “Coming Home”보다 평탄하지만, 매무새는 더 단단하면서도 부드럽다. 덕분에 지소울의 맑은 보컬이 곡에 더 잘 어우러지며, 때로는 그의 목소리가 더 돋보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후반부에 수록된 "Stop The Love"는 프로듀싱이 화려하고 기술적이라 보컬보다 더 눈에 띈다. 이 부분은 프로듀서의 앨범에 지소울이 참여한 것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물론 이런 딥하우스의 스타일은 외국 뮤지션들의 곡에서 익히 찾아볼 수 있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고, 빼어난 합을 선보인 적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소울의 [Dirty]는, 지소울의 능력은 더욱 큰 가치를 지닌다. - Pepn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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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지 - [히피카예]


화지가 개인적으로 내는 작업물은 로우하면서도 생동감 넘치고, 냉소적이면서도 차분하다. 이를 통해 화지가 그리고자 하는 바는 뚜렷하다. 그가 보고 느끼는 세상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화지가 선보이는 화법은 다소 난해한 경우가 있다. 두 번 세 번 봐야 이해되는 비유와 은유가 깔려있어 내용을 머리로 듣는 즉시 이해하는 것 또한 쉬운 편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화지의 음악이 지닌 가치가 퇴색되는 건 아니다. 그의 랩이 지닌 소리적인 미학과 가사에 깊게 베인 의미 때문이다. [히피카예]도 마찬가지다. 화지 특유의 탁월한 리듬감, 짧게 치기에 더 매력적인 라임, 비판적인 시선, 다층적인 이해가 필요한 가사 모두 흠 잡을 데 없다. 프로듀싱은 같은 팀 동료 영소울(Young Soul)이 맡았는데, 두 곡 모두 우울하고도 빡빡한 분위기를 갖추고 있어 화지의 랩과 시선이 머물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다. 1집 [EAT]에서도 그랬지만, 둘의 호흡은 항상 인상적이다. 두 번째 곡의 제목 “히피카예”가 영화 <다이하드>의 명대사 ‘Yippy-ki-yay’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알면 더 좋겠지만, 모른다고 해도 감상에 그리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 Pepnorth







디액션 - [씻김굿]


언터쳐블(Untouchable)이 지난 3월 발표한 EP 앨범 [HEIIVEN]은 한마디로 궁색함만이 엿보이는 앨범이었다. 타이틀곡 "크레파스"는 레 스레머드(Rae Sremmurd)의 "No Flex Zone"을 적나라하게 레퍼런스한 곡이었다. "가요 랩 좀 했다고 Respect 없는 X만한 개새끼들을 싹 다 조져" 등의 몇몇 구절은 소위 '가요 랩'을 한 자신들의 과거를 정당화하고, 멋있는 걸 시도하는 듯하지만 결국에는 대세가 된 힙합에 다시 편승하는 현재를 포장하는 용도로 쓰인 장치였다. 하지만 디액션(D.Action)의 새 믹스테입 [씻김굿]은 이렇듯 찝찝한 구석이 있는 [HEIIVEN]보다는 고무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결과물이다. 디액션은 이번 믹스테입에서 대체로 레이드백된 리듬에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비트 위에서 카세트테이프가 늘어진 듯한 특유의 느릿한 랩을 뱉는다. 각 곡에서 그는 지난날에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을 조금은 두서없이 늘어놓는데, 정돈된 정도는 어떨지 몰라도 별다른 꾸밈없이 툭툭 단어들을 뱉어내 그 내용이 진솔하게 다가온다. 특히,"압박해" 속 "한동안 맞춤식 질질 짜는 음악을 했지 / 그때 나의 음악취향도 뭐 그랬던 것 같긴 해 / 그때 나이 20대 중후반 / 친구들한테 으슥했지 뭐 / 자의든 타의든 메긴 싫었어 넥타이"라는 구절은 앞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가사보다는 솔직담백하다. 언터쳐블이 가요계로 건너갔던 당시 힙합 씬의 상황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 어떤 청자는 이를 나름대로 설득력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팀의 또 다른 멤버 슬리피(Sleepy)가 <라디오스타>에 나와 몇몇 래퍼의 성공을 희화화하는 우스갯소리를 던지는 사이에 차붐(Chaboom), 넉살, 루피(Loopy)와 같은 로우(Raw)한 매력의 래퍼들과 함께 디액션 자신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담아내 흥미로운 결과물이었다.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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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솝 - [배경들 (Sceneries)]


이렇게 오랜만에 돌아온 뮤지션을 맞이하면 가끔은 힙합이냐, 아니냐 등의 지리멸렬한 논쟁을 접어두고 싶어지기도 한다. 물론, 이는 모든 '갑툭튀' 뮤지션에게 적용되는 건 아니다. 비솝(B-Soap)처럼 과거부터 본 작에 오기까지 꾸준히 자신만의 음악적 색채 드러내는 경우에나 드는 생각의 파편이다. 자신의 유일한 정규작 [Souvenir]에서 비솝은 대체로 소박한 이야기를 고담하고 여린 어조로 뱉어내곤 했다. [배경들 (Sceneries)]에서도 그는 앨범의 타이틀처럼 보통의 존재가 자신의 서사나 감정을 차분히 스케치하듯 소소한 이야기들을 이어간다. [Souvenir]에서 오버클래스(Overclass)의 소속 멤버 버벌진트(Verbal Jint), JA, 로보토미(Lobotomy)와 함께 프로덕션을 맡았던 것과는 다르게 크릭(Kricc)만이 프로듀서로 참여했지만, 여전히 가벼운 톤의 은은한 악기 위주로 구성된 프로덕션 역시 비솝 특유의 감성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다만, 어느새 7년이란 시간을 건너뛰었기에 비솝의 속삭이는 듯한 랩이나 크릭의 비트 모두 장르 음악 팬들 사이에서 예전보다 더 크게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아무도 흉내 내지 못하는 파스텔 톤의 감성을 소유한 비솝이 반갑고, 앞으로 발표할 예정이라는 EP와 정규 2집도 은근하게 기대된다. - Melo







딘 - “Foreign ~ Korean ~”


최근 에릭 벨린저(Eric Bellinger)와 함께한 싱글 “I’m Not Sorry”를 통해 더욱 주가를 끌어올린 알앤비 뮤지션 딘(Dean)의 새로운 트랙이다. 트레이 송즈(Trey Songz)의 “Foreign”을 재구성한 “Foreign ~ Korean ~”은 첫눈에 반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곡이다. 사실 딘의 리믹스 트랙은 원곡의 보컬 멜로디를 대부분 가져가기에 이와 관련해서 눈에 띄는 특징은 없다. 그보다 “Foreign ~ Korean ~”에선 가사의 세밀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곡에서 딘은 단순히 네스티함을 내세우기보다는 청량감 넘치는 프로덕션과 어울리는 내용의 노래를 한다. 여기에 그는 적절한 리듬감을 만들어내는 라이밍과 딕션을 통해 곡이 지닌 흥겨움을 배가한다. 원곡자인 트레이 송즈에 뒤지지 않는 딘의 섹시한 보컬 색과 테크닉은 “Foreign ~ Korean ~”이 트레이 송즈의 원곡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딘은 자신의 색을 한정적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는 포맷의 곡에서도 꽤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 HRBL







언유즈얼 - "Budding"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광주 출신의 래퍼 언유즈얼(Unusual)은 자신의 음악에서 과도하게 타자를 의식하지도, 그렇다고 자의식 과잉에 빠지지도 않는다. 그저 '수완지구'나 '얼룩말'같은 소모되지 않은 자신만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자신이 예술을 행함에 있어 유지하는 태도나 방식을 편하게 이야기할 뿐이다. 이는 "Budding"에서도 그렇다. 곡에서 앞서 언급한 언유즈얼만의 코드이자 핵심 키워드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부자연스러운 부분 하나 없이 자신의 예술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스케치하듯 하나하나 천천히 그려낸다. 여기에 재지한 샘플을 기반으로 한 프로덕션은 파트별로 전체적으로 편안한 무드를 형성하다가도 순간적으로 몰아치거나 잦아들기도 해 곡에 그가 하는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비비 꼬인 듯한 하이톤의 이 래퍼, 확실히 재미있는 구석이 많다. - Melo



이미지 | ATO

신고
댓글 9
  • 9.14 16:06
    딘 핵좋다...정규나 EP 없나요? ㅠㅠ 믹테라도..
  • 9.14 18:25
    언유쥬얼 진짜 물건인듯... 개잘함
  • 9.14 20:46
    Reddy는..?
  • 9.14 20:53
    바스코 비트 원곡이 있는걸로 알고있는데 ..
  • D6
    9.15 13:00
    @Henessey
    Atmosphere - self hate bad dub 인걸로 기억해요
  • 9.19 16:46
    @Henessey

    이상하네요 앨범정보엔 비트 = 페니로 되어있는데 

  • 9.14 21:23
    화지 2집 기대하고 있습니다.
  • MON
    9.15 07:49
    DEAN $o dope
  • 9.15 22:47
    크림빌라 면도날F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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