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E (2015년 9월 1주)
윅엘이(WeekLE)는 힙합엘이(HiphopLE) 내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관련 정기 콘텐츠다. 2년 차를 맞은 윅엘이는 이전보다 더 싱글, 앨범, 믹스테입, 믹스셋, 뮤직비디오, 프로젝트와 같은 '결과물'에 집중할 예정이다. 에디터들은 항상 자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것들을 소개하려 하고,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기에 윅엘이 작성에 매주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디터들의 취향이 당신과 맞지 않아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걸 좋게 들었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윅엘이 2015년 9월 1주차다.
기리보이 - [외롬적인 4곡]
새 EP [외롬적인 4곡]은 수록곡이 많지도, 구성이 복잡하지도 않다. 각 곡의 내용이 다층적이지도 않다. 모든 곡의 주제는 ‘사랑과 이별’로 한정되어 있다. 심지어 네 곡 가운데 마지막 곡 “새벽 4시”는 연주곡이다. 하지만 앨범은 묘한 울림을 전해준다. 내용을 복잡하게 꼬지 않아 이해가 쉽고, 가사 한 줄 한 줄에 감정을 가득 실었기 때문인지 듣다 보면 어느새 감정이입 하게 된다. 이야기들이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지기도 한다. 두 번째 곡 “2000/90”처럼 단어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그 구성과 내용이 뻔하지 않아 듣는 즐거움도 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청자에게 뚜렷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건 음악가에게 큰 자산이다. 하지만 그동안 이를 잠시 옆에 제쳐놓은 것 같은 행보를 보인 기리보이(Giriboy)이기에 이번 EP는 그 어떤 결과물보다 반갑게 다가온다. 세상 물 먹고 성인이 된 기리보이도 좋지만, 치명적이고 육감적이며 새벽 4시의 외로운 감성에 젖을 줄 아는 기리보이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 Pepnorth
버벌진트 & 산체스 - [여자]
버벌진트(Verbal Jint)가 브랜뉴뮤직(Brand New Music)에 소속된 이후로 발표한 큼지막한 작품 [Go Easy]나 [10년동안의오독I]은 힙합 바깥에 놓인 그의 음악적 영역을 크게 확대한 결과물이었다. 그 이후로 발표된 갖가지 싱글들도 스타일은 서로 다를지라도 힙합 바깥 영역에 위치한 경우가 많았다. 산체스(Sanchez)와 함께한 [여자]라고 크게 다를 건 없지만, 앨범은 그 나름대로 모양새를 잘 갖추고 있다. 연주와 시퀀싱이 적절히 배합된 어반 사운드 위주의 프로덕션은 언제나처럼 수준급이다. 첫 트랙과 마지막 트랙인 "Good Times"와 "굿나잇"은 깔끔하게 앨범을 여닫으며, 그 중간을 채우는 트랙들은 스텔라 장(Stella Jang), 강민경, 범키(Bumkey), LE와 같은 각 곡에 알맞은 게스트들이 함께해 좋은 콤비네이션을 선보인다. 버벌진트의 전작과 공연을 통해 합을 많이 맞춰왔던 산체스의 야들야들한(?) 보컬도 제 역할을 잘한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이런 부드러운 면모가 버벌진트에게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그전에도 충분히 능글맞았지만 말이다. - Melo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