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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주: 타블로 X Joey Bada$$ X 코드쿤스트 등

Melo2015.09.07 09:47추천수 7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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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E (2015년 9월 1주)


윅엘이(WeekLE)는 힙합엘이(HiphopLE) 내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관련 정기 콘텐츠다. 2년 차를 맞은 윅엘이는 이전보다 더 싱글, 앨범, 믹스테입, 믹스셋, 뮤직비디오, 프로젝트와 같은 '결과물'에 집중할 예정이다. 에디터들은 항상 자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것들을 소개하려 하고,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기에 윅엘이 작성에 매주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디터들의 취향이 당신과 맞지 않아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걸 좋게 들었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윅엘이 2015년 9월 1주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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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 X Joey Bada$$ X 코드쿤스트 – "Hood"

국제적 콜라보레이션이라는 타이틀 하에 공개됐던 그간의 결과물은 대체로 우리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특정 이름값에 의존한 구성과 유기적인 호흡이 전무한 구도는 일말의 기대감을 앗아가곤 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Hood"는 앞선 사례들의 맹점을 어느 정도 탈피한 듯하다. 본 곡을 구성하는 세 명의 아티스트는 협업의 기본 사항인 균형과 조화의 문법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타블로(Tablo)와 조이 배대스(Joey Bada$$)는 평행한 흐름을 기반으로 유사성을 지닌 채 이야기를 풀어낸다. 특히, 일상적인 어휘와 적절한 한영혼용을 통해 악센트를 찍어내는 타블로의 가사적 센스는 곳곳에 두드러진다. 뒤를 잇는 조이 배대스는 특유의 굴곡진 플로우 설계를 자제한 채 랩을 이어간다. "Like Me" 혹은 "On & On"을 연상시키는 톤은 화려하진 않지만, 절제되어 있다. 게다가 노토리어스 비아이지(The Notorious B.I.G.)의 “Mo Money Mo Problems”를 차용하며 오마주를 표하는 라인과 신에게 읍소하는 가사 등은 평소 그의 작사 방식보다 한층 깊고 진중하다. 출중한 두 래퍼를 총괄하는 코드쿤스트(Code Kunst)는 건반과 재즈 악기, 기타 리프 등의 악기 배치를 통해 서사를 뒷받침하고, 노이즈와 압축된 소리 등을 통해 본인의 개성을 표하기도 한다. 그는 마치 열린 결말을 제시하듯, 여백 있는 음을 통해 여운을 남기면서 곡의 매무새를 정돈한다. 여타 기존의 합작품과 달리, "Hood"는 분명 준수한 완성도와 조화미를 자랑한다. 개인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Hood" 앞에 ‘실망’이라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을 듯하다. - Be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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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보이 - [외롬적인 4곡]


새 EP [외롬적인 4곡]은 수록곡이 많지도, 구성이 복잡하지도 않다. 각 곡의 내용이 다층적이지도 않다. 모든 곡의 주제는 ‘사랑과 이별’로 한정되어 있다. 심지어 네 곡 가운데 마지막 곡 “새벽 4시”는 연주곡이다. 하지만 앨범은 묘한 울림을 전해준다. 내용을 복잡하게 꼬지 않아 이해가 쉽고, 가사 한 줄 한 줄에 감정을 가득 실었기 때문인지 듣다 보면 어느새 감정이입 하게 된다. 이야기들이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지기도 한다. 두 번째 곡 “2000/90”처럼 단어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그 구성과 내용이 뻔하지 않아 듣는 즐거움도 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청자에게 뚜렷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건 음악가에게 큰 자산이다. 하지만 그동안 이를 잠시 옆에 제쳐놓은 것 같은 행보를 보인 기리보이(Giriboy)이기에 이번 EP는 그 어떤 결과물보다 반갑게 다가온다. 세상 물 먹고 성인이 된 기리보이도 좋지만, 치명적이고 육감적이며 새벽 4시의 외로운 감성에 젖을 줄 아는 기리보이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 Pepn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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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벌진트 & 산체스 - [여자]


버벌진트(Verbal Jint)가 브랜뉴뮤직(Brand New Music)에 소속된 이후로 발표한 큼지막한 작품 [Go Easy]나 [10년동안의오독I]은 힙합 바깥에 놓인 그의 음악적 영역을 크게 확대한 결과물이었다. 그 이후로 발표된 갖가지 싱글들도 스타일은 서로 다를지라도 힙합 바깥 영역에 위치한 경우가 많았다. 산체스(Sanchez)와 함께한 [여자]라고 크게 다를 건 없지만, 앨범은 그 나름대로 모양새를 잘 갖추고 있다. 연주와 시퀀싱이 적절히 배합된 어반 사운드 위주의 프로덕션은 언제나처럼 수준급이다. 첫 트랙과 마지막 트랙인 "Good Times"와 "굿나잇"은 깔끔하게 앨범을 여닫으며, 그 중간을 채우는 트랙들은 스텔라 장(Stella Jang), 강민경, 범키(Bumkey), LE와 같은 각 곡에 알맞은 게스트들이 함께해 좋은 콤비네이션을 선보인다. 버벌진트의 전작과 공연을 통해 합을 많이 맞춰왔던 산체스의 야들야들한(?) 보컬도 제 역할을 잘한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이런 부드러운 면모가 버벌진트에게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그전에도 충분히 능글맞았지만 말이다. - Melo



이미지 | 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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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1 9.7 16:18
    본문에서 말했듯이 이제는 이런 부드러운 면모가 버벌진트에게 더 잘 어울리듯 하지만 그래도 예전 버벌진트의 스타일이 생각나고 그래서 GO HARD를 기다리게 되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SWAG
  • 9.7 20:00
    타블로 랑 조이 배드에스 아직 안들어봤는데 기대되네요..보통 다른국가와의 콜라보는 득보다 실이 될 가능성이 큰데 글 읽어보니 더 기대됨
  • 9.11 00:44
    2000/90은 특유의 기리보이식의 비유가 좋아요
  • 9.11 17:28
    산체스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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