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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언더그라운드의 전설, D.I.T.C. 이야기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2012.09.10 06:29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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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의 전설, D.I.T.C. 이야기
  
※ 1990년대 초·중반 뉴욕 언더그라운드에는 괴물 같은 패거리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드 라 소울(De La Soul),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A Tribe Called Quest), 정글 브라더스(Jungle Brothers)로 대표되는 네이티브 텅(Native Tongue) 집단의 지적이고 재기 발랄한 스타일과는 확실히 다른 스타일, 무게감과 견고한 랩, 탄탄한 비트로 ‘그야말로 언더그라운드’를 보여줬던 패거리. Diggin' in the Crates Crew, D.I.T.C.에 대해 알아봅니다.
 
 

1. D.I.T.C.?
  
D.I.T.C.(The Diggin' in the Crates Crew)는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힙합 창작 집단이다. 이들의 이름은 힙합 음악의 창작을 위해 LP 레코드를 찾아 그 소리를 채취하는 기술에서 비롯되었다. 이 패거리의 멤버들은 실제적이고 지속적으로 미국 언더그라운드 랩 씬에 두각을 나타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재능 있는 언더그라운드 래퍼와 작업을 하여 그를 알려지게 만드는 한편, 상업적으로 성공을 한 전미(全美)에 통하는 래퍼들과 작업을 하며 그 명성을 이어갔다. 이들 멤버는 대부분이 미국 브롱스(Bronx) 출신이다. 그러나 D.I.T.C.에서 가장 인기가 많을 빅 엘(Big L)은 할렘(Harlem), 오씨(O.C.)는 브룩클린(Brooklyn) 출신이라고 한다.


♪ D.I.T.C - Diggin In The Crates
 
 
개인적으로 Y모 기획사의 양 사장님의 한국 힙합씬에 관한 가장 큰 업적은 그 정보와 질이 문자 그대로 대단했던 매거진 더 바운스(The Bounce)의 발행이었다고 본다. 이에 대해 좀 얘기를 해보고 싶지만 이 글은 D.I.T.C.에 관한 글이고 - 차후에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 애초에 이 글을 쓰기로 맘을 먹게 한 기사부터 인용해 본다. 그게 더 중요하니. 더 바운스의 양재영 님은 2001년 11월 호에서 D.I.T.C.에 관해 이런 기록을 남겼다.
 
『“…(전략)…D.I.T.C.는 음악적으로나 태도 면에서 갱스터 멘탈리티로 무장한, 언더그라운드적인 성향이 보다 강한 패거리였다. D.I.T.C.란, 일반적으로 다이아먼드 디(Diamond D), 로드 피네스(Lord Finesse), 팻 조(Fat Joe), 오씨(O.C.), 쇼비즈 앤 에이쥐(Showbiz & A.G.) 벅와일드(Buckwild), 그리고 지금은 세상을 떠난 빅 엘(Big L)까지 8명의 래퍼/프로듀서/디제이와 그들의 추종자들로 구성된 패거리를 일컫는다. 이들은 각자 개성 넘치는 작곡, 랩핑, 사운드 프로듀싱 능력을 겸지한 탁월한 뮤지션들인데 다이아먼드 디, 로드 피네스, 벅와일드가 주류와 인디 씬을 오가는 실력파 프로듀서로서 주로 인지되는 반면, 오씨, 팻 조, 빅 엘은 뉴욕 언더그라운드가 배출한 최고의 MC들로 꼽힌다. 또한 다이아먼드 디와 로드 피네스처럼 1980년대 중반부터 뉴욕 언더그라운드에서 배틀 엠씨나 디제이로 활동했던 이들부터, 최초로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한 뉴욕의 라틴계 래퍼로 꼽히는 팻 조, 가장 늦게 패거리에 합류했던 탁월한 젊은 엠씨 빅 엘까지 다양하고 화려한 경력들을 자랑한다. D.I.T.C.가 뉴욕 힙합 씬에 확실하게 이름을 등록할 수 있었던 계기는 1992년 이들이 두 장의 언더그라운드 클래식 앨범인 다이아먼드 디의 [Stunts, Blunts And Hip Hop]과 쇼비즈 앤 에이쥐의 [Runaway Slaves]를 내놓으면서부터이다. 특히 후자는 재지한 관악과 느물거리는 현악에 단순하면서도 밀도 있는 드럼 비트를 결합한 D.I.T.C. 패거리 특유의 사운드 전형을 확립한 앨범으로 당대 최고의 뉴욕 힙합 음반 중의 하나로 꼽힌다. …(중략)…1990년대 중반 이후 각자의 꾸준한 앨범 발매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어느 정도 침체기를 겪어야 했던 이들 패거리는 1999년 가장 젊고 유망했던 빅 엘의 비극적 죽음을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다. 그의 죽음은 뒤늦게 D.I.T.C. 패거리와 그들의 이전 앨범들에 대한 세상의 재평가를 이끌어내었고, 이 와중에 이스트코스트 인디 힙합의 실력파들을 규합하며 힙합 씬의 거대 세력으로 성장하던 야심만만한 Rawkus 레이블은 이들 패거리를 흡수하게 된다. 그간의 침체를 극복하고 보다 분명한 집단적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 D.I.T.C.는 모든 멤버를 규합해 2000년에 [Worldwide]라는 앨범을 Rawkus에서 발매하였다.…(후략)”』


 
참 좋아하는 크루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나름 정보를 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이 이야기를 풀기 위해 찾은 자료(더 바운스)에는 보다 더 큰 그들의 업적이 있었다. 이 정도면 이들이 왜 지금까지 - 아 그렇다, 그들의 전설은 계속 되고 있다 - ‘미국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직’하면 반드시 언급되는 이름인지 어느 정도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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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빅 엘, 빅 엘, 그리고 빅 엘
  
사실 이 이야기를 좀 더 깊게 하기 위해 D.I.T.C.의 앨범을 거의 다 가지고 있는 컬렉터, 빅 엘을 특히나 좋아하는 아는 동생 등 나와 음악을 같이 한 동료들과 간담회(?)를 시도했다. 뭐 이런저런 얘기가 오고 갔지만 건질 것은 ‘빅 엘, 빅 엘, 그리고 빅 엘’ 밖에 없었다. [링크: 아티스트 열전 - Big L]

얘기를 나눈 사람들 모두 빅 엘에 홀딱 빠져서 결국 D.I.T.C.의 음악까지 닿았다. 난 사실 D.I.T.C.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한 친구의 얘기에서 그들의 존재를 알고 그들의 음악에 빠진 케이스이다. 내가 그들의 음악과 함께 한 시간도 꽤 되었다. 앞서의 자료에서도 언급되었다시피 빅 엘의 비극적인 죽음은 D.I.T.C.의 음악을 재조명하였다. 빅 엘을 큰물에서 놀게 한 것은 D.I.T.C.였지만 쇠락해가는 크루를 다시 수면 위로 올린 것은 빅 엘이었다.
 

♪ D.I.T.C. - Tribute

 

빅 엘에 대한 얘기를 시작하는 것은 한도 끝도 없는 ‘이야기의 판도라 상자’를 여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빅 엘의 아티스트 열전을 링크로 대체했으니 그것을 참고 바란다. 이러한 랩 괴물 빅 엘이 영광으로 알며 그 일원이 되었던 크루. D.I.T.C.. 뭐랄까? 내 느낌에 한국 힙합 팬에게는 빅 엘의 인기 뒤로 가리어진 이름이지만 그 면면을 살펴보면 이들의 존재 하나하나가 너무 묵직하다. 특히 비트 메이킹과 사운드 프로듀싱을 맡고 있는 다이아먼드 디나 로드 피네스, 차후에 언젠가 그 앨범에 관해 얘기하고 싶은 벅와일드 등 프로듀서 진이 너무 훌륭하다. 음산하기도 하고 때로 적재적소를 찌르는 듯한 감정선을 전달하는 선율의 샘플을 배치하는 이들의 능력은 어떻게 그 오랜 기간 이들이 언더와 메인스트림을 넘나들며 비트를 팔고 그것으로 먹고사는지를 증명한다. 자기의 색채를 가지고 있는 프로 뮤지션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기쁜 일인데 D.I.T.C.의 프로듀서 팀은 정말 최상의 만족감을 제공하는 인물들이다. 이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다이아먼드 디의 지난 프로듀싱 목록을 출력하는데 두 쪽이 넘어가는 트랙의 목록에 솔직히 놀랐다. 왕성한 창작력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뿐만 아니라, 함께 한 엠씨들의 네임벨류도 장난이 아니며 그 곡의 실체가 무서울 정도로 명곡들이다. 꼭 다이아먼드 디의 프로듀싱 리스트를 확인하고 그 곡들을 찾아 듣기를 권장한다. 아니다. 내가 꼭 미국 언더그라운드를 좀 알아야겠다 하는 분들은 디아블로 3 같은 게임 필수 사양 갖추듯 꼭 듣고 넘어가기를 권유한다. 믿고 들어라. 욕 안 먹을 자신이 있다…고 단언을 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이런 곡들은 들어야 한다. 정말로.
 
 



3. 마음을 바꾸게 한 이들의 ‘지나온 길’
  
고백한다. 사실 그냥 한 번에 D.I.T.C.를 훑고 이들의 멤버 하나하나를 다룰 생각은 없었는데 파고들수록 이렇게 겉핥기의 개론은 D.I.T.C.라는 집단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슬림 조, 아니 팻 조 같이 메인스트림에서 그 존재감을 확실히 인정받는 래퍼도 글의 방향이 달라지면서 자세히 못 다뤘고 벅와일드나 로드 피네스 같은 인물도 사실 따로 하나의 글이 필요한 존재이다. 다이아먼드 디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나에게 음악에 관해서 당연하고 뻔하지만 얘기할 수밖에 없는 지론이 있다. “백문이 불여일청(百聞不如一聽)”. 특히나 듣는 즐거움을 보장하는 D.I.T.C.라고 자신한다. 나도 이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다시 새겨듣는 그들의 랩 스킬과 탄탄한 비트의 결에 황홀했으니까.
 

♪ D.I.T.C. - Internationally Known

 
빅 엘에 대한 그리움을 다시 불러오는 준비 과정이었다. 지금 위의 곡을 듣는 중인데 정말 빅 엘의 죽음은 뉴욕 힙합 씬의 치명적인 손실이다. 빅 엘에 대한 그리움은 차고 넘치니 이 개론 같은 글에서 그만 한다. 일단 양해를 얻고 개략적인 정보를 제공했다고 생각하는 이 글을 디아이티씨에 대한 입문의 이야기 정도로 하자. 아무래도 각각 개별적인 소개를 해야 될 듯싶다. 이름의 기원부터 힙합적인 멋이 뿜어져 나오는 패거리, 힙합이 왜 ‘폼이 나는 음악 장르’인지 알려주는 집단, D.I.T.C.. 이 글 정도에서 멈출 수 없는 그들의 존재를 앞으로 좀 더 만나보기로 하며 이만 간략한 소개의 글을 마칠까 한다.


글 | Mr. TExt



신고
댓글 10
  • 9.18 15:34
    다이아먼드 디, 에이쥐 형님들 앨범 들어야겠다
    그리고 글 재밌게 잘봤습니다
  • 9.18 20:11
    저는 DITC를 알게된게ㅋㅋ
    힙벅에서였나 우탱(패밀리까지) 전집 컬렉팅 하신분이
    5-600만원에 전집 넘기려고 하시던데 다른분이 댓글로
    DITC 컬렉팅도 만만치 않다는 말을 하셔서 대체 누구길래;
    하고 검색해봤는데 빅엘 로피네쓰 벅와일드;; 어우 엄청나더라구요ㅋㅋㅋ
  • 9.18 22:29
    .벅와일드ㅜㅜ
  • 9.18 22:37

    저도 Big L로 시작하긴 했지만 Diamond D, Lord Finesse를 젤 좋아함. 

    90년대 언더앨범들 듣다보면 Buckwild도 너무 좋고...

    암튼 참 위대한 집단

  • 9.19 11:05
    왜 OC 얘기가 별로 없는거같지 ㅠㅠ
  • 9.19 15:08
    @Messlit

    Fat Joe도 마찬가지예요ㅋㅋㅋ

    다 언급하기엔 이 형님들 좀 많아서ㅎㅎ 다들 OC, Fat Joe 쩔어주는건 알고 있을듯~

  • 9.20 11:57

    D.I.T.C. 정말 좋아하는 크루인데 너무 반가운 글이네요. 그냥 존재 자체만으로도 멋진 느낌이 강한 크루인 것 같아요. D.I.T.C에 관해 정리하시느라 수고 많으셨겠어요. [Editorial]  언더그라운드 시리즈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 TIP
    9.20 23:07
    이제 D.I.T.C도 올라왔네요 ㅋ
    최고가 아닐까 싶은 그룹 ㅋ
    빅 엘은 너무 아쉽게 됐지만 당시 작업물은 최고
  • 9.21 12:55

    재밌게 잘봤습니다^-^

  • 10.19 13:23
    빅엘과 o.c 를 조아하게 만든 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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