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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Big K.R.I.T. – Live From The Underground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2012.06.10 22:06추천수 5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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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K.R.I.T. – Live From The Underground

 

[트랙리스트]
1. LFU300MA (Intro)
2. Live From The Underground
3. Cool 3 Be Southern
4. I Got This
5. Money On The Floor (Feat. 8Ball & MJG and 2 Chainz)
6. What U Mean (Feat. Ludacris)
7. My Sub (Pt. 2: The Jackin’)
8. Don’t Let Me Down
9. Porchlight (Feat. Anthony Hamilton)
10. Pull Up (Feat. Big Sant & Bun B)
11. Yeah Dats Me
12. Hydroplaning (Feat. Devin The Dude)
13. If I Fall (Feat. Melanie Fiona)
14. Rich Dad, Poor Dad
15. Praying Man (Feat. B.B. King)
16. Live From The Underground (Reprise) (Feat. Ms. Linnie)

 
사람들이 빅크릿(Big K.R.I.T.)을 이야기할 때 몇 가지 공통적으로 꺼내는 요소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남부 본연의 것’이다. 지금 나오고 있는 남부 사운드들이 대부분 화려한 느낌, 강한 느낌이라면 빅크릿은 조금 다르다. 그는 과거 남부의 음악들이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고유의 소리와 정신을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이것이 빅크릿 혼자만 가지고 있는 고유의 정체성은 될 수 없겠지만, 그의 장인 정신 혹은 메리트는 될 수 있다. 이번 정규 앨범 역시 그가 해오던 음악의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여전히 그는 촌놈이고, 건실한 남부 사람이다.
 
아마 빅크릿은 이번 정규 앨범을 만들면서 꽤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발표해서 호평을 얻었던 [K.R.I.T. Wuz Here], [Return Of 4Eva], [4EvaNaDay]와 같은 믹스테입들이 모두 스스로 프로듀싱해서 만든, 사실상 프리 앨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정규 앨범이라는 결과물에 기존의 것들과 차별화를 두는 방법은 꽤 어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앨범 전체의 프로듀서이고 전곡을 만드는 것을 고수하였다. 기본적으로 샘플을 줄이고 세션을 기용하는 등의 정성은 물론이고, BPM의 변화와 다양한 분위기의 활용까지 트랙 하나 하나마다 서로 다른 느낌을 싣는다. 믹스테입에서 처음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일관된 느낌을 유지하려고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싱글컷 된 "Money On The Floor", "I Got This", "Yeah Dats Me" 등 전형적인 싸우스 트랙들부터 빅크릿 특유의 느낌을 내는 트랙들까지, 나름대로 하나 하나 차별화를 두려고 노력한다.
 
악기 구성도 다채롭다. 특히 “What U Mean”에서 지속적으로 치고 빠지는 악기들, “Hydropaning”에서 적절한 일상 소음의 활용, “My Sub Pt.2: The Jackin”에서 써던 음악의 공식을 따르면서도 구성 악기들을 조금씩 틀어서 배치하는 등, 사운드의 다양함과 그 활용들은 굉장히 인상적이다. 외에도 그동안 주무기로 썼던 악기들 외에 더 많은 소리들을 차용하면서 앨범의 완성도 측면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가능성까지 보여줬으며, 신디사이저의 적은 활용과 꽉꽉 메우지 않은 사운드는 장점으로 통했다고 본다. 단점이 있다면 지난번 믹스테입부터 '카우벨' 소리를 왜 이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악기라고 생각해서 쓰는 것인지, 지나치게 자주 등장한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그렇게 거슬리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Big K.R.I.T. - I Got This


 
물론 이것은 빅크릿의 데뷔 앨범이다. 그는 프로듀서로서도 주인공이지만 당연히 랩퍼로서의 그 역시 주인공이다. 써놓고 보니 주객이 조금은 전도된 느낌일 수 있으나 그만큼 빅크릿의 랩은 크게 비판할 여지가 없다. 늘 그래왔듯 그는 자신의 생활과 밀접한 가사를 잘 풀어냈고, 단순히 경험을 말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을 풀어내는 방식 역시 뛰어나다. 물론 “Money On The Floor” 같은 곡에서는 뻔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그의 장점이 돋보이는 건 아무래도 “Rich Dad Poor Dad”나 “If I Fall”, "Praying Man" 같은 곡에서처럼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전달시키는 가사들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Hydroplaning”에서 붕 뜬 상태를 이야기하면서도 자신은 절대 그런 상태에서는 가사를 쓰지 않는다는 문장이나, “I Got This”에서 자신이 촌놈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가사는 멋있기까지 하다. 거기에 피쳐링진 역시 적절하다. 곡 메이킹에도 도움을 준 루다크리스(Ludacris)나 분위기를 백분 살려준 데빈 더 듀드(Devin The Dude), 멜라니 피오나(Melanie Fiona) 등 곡과 잘 맞는 아티스트와 함께 하면서도 자신의 입지 역시 잃지 않았다. 어느 한 쪽이 장악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적재적소로 들어맞는다는 느낌이다. 전설 비비 킹(B.B. King)과의 콜라보는 자칫 들으면 '이거 샘플링이 아닌가' 싶지만 신들린 기타 연주와 여전히 멋진 보컬은 빅크릿이 메인스트림으로 나서는 것에 대한 갈등, 노예에 대한 이야기 등 복잡미묘한 가사를 끌어안는 듯한 느낌이다.
 
대부분 신인들의 첫 정규 앨범이 좋은 퀄리티로 나오듯 빅크릿 역시 첫 앨범을 잘 만들어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들의 1집이 너무 멋지고 깔끔하게 나왔다면, 오히려 [Live From The Underground]는 그보다는 덜 세련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정규 앨범의 메리트나 공식을 유지하면서 본연의 거친 느낌이 더 장점으로 부각되었다는 느낌이 강하다. 메리트로 작용할 수 없는 부분들이 메리트가 되었다는 것은 씬에 있는 전반적인 모습들이 대개 거기서 거기라는 씁쓸한 반증이기도 하다. 물론 반론은 있다. 정통을 유지한다는 것과 과거로 회귀한다는 것은 백지 한 장 차이인데다가 자칫하면 결국 있던 것의 고루한 반복이 아니냐는 물음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빅크릿은 이러한 물음을 이번 정규앨범을 보여줌으로써 정면돌파하였다. 그는 랩퍼로서는 가사의 진솔함과 탄탄한 랩 실력으로, 프로듀서로서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현명하게 넘겨냈다고 생각한다. 이제 빅크릿에게 남은 건 '지금 가지고 있는 점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나가느냐, 혹은 끊임없는 시도를 통해 자신만의 남부 계보를 만들어가는가'이다.

 

 

글 | Bl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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