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앨범] Problem - 354: Lift Off

title: [회원구입불가]Beasel2014.09.25 12:06추천수 2댓글 1

6fbcdec29233c111f6b58999e03cc46a.jpg

Problem - 354: Lift Off


01. Lift Off (Feat. Bad Lucc) 
02. Dollaz and Sense / 0 to 100 (Feat. Childish Gambino)
03. Everyday Is My Day 
04. Hot Nigga (Feat. Bobby Shmurda) (DatPiff Exclusive) 
05. 2 On / Fight Night / She Twerkin 
06. Never Satisfied (Feat. Bad Lucc) 
07. Sippin On (Feat. 12Til) 
08. What Is 354  
09. Grindin My Whole Life (Feat. Bad Lucc)
10. Lonely / Fancy / Dont Panic (Feat. Speaker Knockerz)
11. Latch (Feat. Sam Smith) 
12. Hate (Feat. 12Til) 
13. Chachi Forever (Feat. Jarae)


‘참 잘했어요.’ 도장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어린 시절을 회상해보면, 학교 선생님들이 무언가를 잘했거나, 성공했을 때 이 도장을 꼭 찍어주곤 하였다. 도장을 받는다는 것은 곧, 인정을 받는다는 개념이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자신이 잘하는 것을 과시하려 노력하곤 했었다. 서두에 다소 뜬금없는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프라블럼(Problem)이 이번 믹스테입을 통해서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고 싶어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일찍이 스눕독(Snoop Dogg), 이포리(E-40), 커럽트(Kurupt)와 같은 웨스트 거장들과 작업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에 비해, 프라블럼은 자신만의 확실한 결과물이 늘 부족하였다. 기존에 발매한 9장의 믹스테입과 정규 EP [Understand Me]는 인상 깊지 못했고, EP 수록곡인 “Like Whaaat”만이 그나마 빌보드 버블링 언더 핫 차트에서 20위를 기록하며 체면치레를 하였다. 솔직히 이번 믹스테입에 대한 기대 역시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나 프라블럼은 [354: Lift Off]를 통해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내고자 하는 의지를 표출하였다.


6164e29c9a38d7bcc2a5f445037d304a.jpg

[354: Lift Off]는 프라블럼의 욕심이 묻어나는 앨범이다. 그는 훵크, 소울, 일렉트로니카 등 다양한 사운드를 앨범에 녹여내었고, 그 속에서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프라블럼은 이 과정에서 다방면의 원곡들을 혼합하여 재구성하는 시도를 펼친다. 특히 DJ 퀵(DJ Quik)의 “Dollaz And Sense”와 드레이크(Drake)의 “0 to 100”을 이어붙인 시도는 굉장히 인상적이다. DJ 퀵이 빚어낸 중독성 있는 훵크 비트 아래 프라블럼은 유려한 플로우를 선보이고, 피처링에 참여한 차일디시 감비노(Childish Gambino) 역시 리드미컬한 래핑을 선보인다. 흥겨운 훵크가 끝나며 이어지는 “0 to 100”의 묵직한 사운드는 상반되는 분위기를 가져오며 반전의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 우탱 클랜(Wu-Tang Clan)의 “Triumph”를 재해석한 “Chachi Forever” 역시 프라블럼의 실력을 여실히 증명한 곡이다. 우탱 클랜이라는 이름에 주눅이 든 기색 없이 원곡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을 적절히 유지하면서 자신만의 랩을 선보이고 있다. 디스클로저(Disclosure)의 하우스 사운드 아래, 기묘한 느낌을 구현해 낸 “Latch”에서도 제법 어우러지는 모습을 선보이며, 자신의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뽐낸다. 같은 레이블 식구인 배드 럭(Bad Lucc)의 저돌적인 랩이 돋보이는 “Lift Off"와 "Everyday Is My Day", 바비 시멀다(Bobby Shmurda)를 압도하며 베테랑의 실력을 선보이는 "Hot Nigga", 원곡의 어두운 분위기를 잘 살린 “Grindin My Whole Life” 등도 충분히 인상적인 지점이다.

그러나 다양한 사운드를 가져온 그의 의도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특히 원곡을 세 개 이상 접붙여 늘어뜨린 곡들은 다소 과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스피커 나커즈(Speaker Knockerz)의 “Lonely”와 이기 아젤리아(Iggy Azalea)의 “Fancy”, 프렌치 몬타나(French Montana)의 “Don’t Panic”을 한 곡에 담아냈지만 세 곡은 서로 접합점을 찾지 못하고 뚝뚝 끊기고 만다. 한정식을 주문했건만 ‘겉절이와 스테이크, 요거트’가 연달아 한 상에 나온 듯 어색하다. 스피커 나커즈 특유의 오토튠 보이스를 구현해 낸 감흥은 갑작스럽게 등장한 “Fancy” 특유의 베이스 신스로 반감되고, 결국 패닉에 빠지는 모양새이다. 또한, 밝은 멜로디의 팝 사운드를 구현한 “Sippin on”에서는 어색한 모습을 보이며 피처링으로 참여한 12틸(12Til)에게 주도권을 빼앗기는 등, 다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퍼포먼스를 보인다. 욕심을 조금은 내려놓고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웨스트코스트 스타일의 곡들을 더 수록했다면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아졌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프라블럼은 [354: Lift Off]를 통해 자신이 다방면의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사운드에서도 인상적인 지점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증명해냈다. 그러나 중구난방인 구성과 어울리지 않는 곡 선정은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조금만 더 세심하게 뼈대를 손질했다면 믹스테입 특유의 투박한 멋이 더욱 배가되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354: Lift Off]는 ‘나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훌륭하지만 ‘숲’이라는 관점에서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나는 프라블럼에게 ‘참 잘했어요.’ 도장을 세 개 반밖에 줄 수가 없다.


글 | Beasel
신고
댓글 1
  • 9.25 21:09
    와 문제형 믹테냈네요 진짜 Iamsu랑 이런 스타일 너무 좋아하는데 들어봐야겠군요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