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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Stevie Wonder - Innervisions

title: [회원구입불가]soulitude2014.01.22 13:48추천수 4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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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Stevie Wonder - Innervisions

Side One
01. Too High
02. Visions
03. Living For The City
04. Golden Lady
Side Two
05. Higher Ground
06. Jesus Children Of America
07. All in Love Is Fair
08. Don't You Worry 'Bout A Thing
09. He's Misstra Know-It-All


* 롤링스톤지 선정, "위대한 명반 500선(The 500 Greatest Albums of All Time)" - 24 / 500


미국의 저명한 팝 칼럼니스트 로버트 힐번(Robert Hilburn)은 '뮤지션은 눈앞의 화려함을 쫓다가도 어느 순간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예술가로서 경력을 쌓을 때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훌륭한 이야기지만, 사실 그게 누가 되었든 간에 예술 그 자체만을 위해 바로 눈앞에 펼쳐진 인기와 부를 무시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청자들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예술 활동 자체가 힘들어지는 팝 음악 시장 구조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여전히 이 세상에는 어떠한 긍정적인 변화, 또는 한층 더 완성도 높은 음악을 추구하기 위해 풍요로움에 대한 갈망을 접어두려는 예술가들이 있다. 팝 음악 역사에 남을 거장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도 그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에 대한 설명에 앞서 스티비 원더의 디스코그래피를 간략하게 훑어보자. 스티비 원더는 갓 십대에 들어서던 1962년도에 리틀 스티비 원더(Little Stevie Wonder)라는 이름으로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한다. 이 앨범들은 특이한 컨셉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의 의지와는 무관한 컨셉이었다. 첫 번째 작품은 재즈 성향이 짙은 [The Jazz Soul Of Little Stevie]란 작품이었고, 곧이어 발표된 작품은 레이 찰스(Ray Charles)와 스티비 원더가 공통적으로 맹인 뮤지션이라는 점을 어떻게라도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는 의지가 뚜렷했던 [Tribute To Uncle Ray]라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두 작품이 모두 실패하고, 스티비 원더는 찬밥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물론, 이후에도 꾸준히 싱글을 히트시키긴 했지만, 현재의 슈퍼스타의 자태와는 큰 괴리가 있었다. 그러던 그에게 전환점이 되어준 작품은 [Talking Book](1972)이었다. 그의 디스코그래피 사상 첫 톱텐 앨범이면서 첫 넘버원 싱글이 두 곡("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 "Superstition")이나 수록된 대형 히트 작품이었다.
 
오랜 활동 끝에 대성공을 맛보게 된 스티비 원더와 그의 모타운(Motown Records) 식구들은 흥분감에 한껏 달아올랐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대뜸 자신의 차기작에 사회고발적 메시지를 담기로 결심한다. 모타운 특유의 대중친화성을 전면에 내세우길 포기한 것이다. 이러한 결정에는 레이블 내부의 경쟁자였던 마빈 게이(Marvin Gaye)의 지대한 영향이 있었다. 스티비 원더가 [Talking Book]을 발표하기 바로 직전에 마빈 게이가 발매한 [What's Going On]은 전쟁, 자연파괴 등의 사회정치적 이슈에 대한 메시지가 가득한 작품이었고, 이는 오랜 시간 모타운 사운드에 길들여져, 단순히 상업적 성과가 성공의 절대적 기준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스티비 원더에게 큰 충격이었다. 동료이자 라이벌인 마빈 게이의 전철을 따른다는 것은 어찌 보면 대단히 자존심이 상하는 행보일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음악의 방향성에 눈을 뜬 스티비 원더에게는 자존심보다도 음악이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에 앞장설 수 있다는 사실이 훨씬 중요했던 것 같다. 그 결과물이 바로 [Innervisions]이다.



♪ Stevie Wonder - Living For The City (Live)

그가 앨범을 통해 표출하고자 했던 의지는 "Living For The City"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인종차별을 당하면서 살아가는 궁핍한 소년이 성공을 위해 도시로 떠나지만, 도착하자마자 사기를 당해 감옥살이까지 하게 된다'는 이야기의 진행은 중간에 다이얼로그가 삽입되면서 더욱 박진감 있게 진행되는데, 이 곡에는 굉장히 흥미로운 일화가 곁들어진다. 이 곡을 잘 들어보면 스티비 원더의 목소리가 한껏 격양되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을 텐데, 이때 녹음 스태프들은 곡에 담긴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 위해 레코딩을 수차례 중단시키며 그의 분노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덕분에 스티비 원더는 곡의 메시지를 한층 더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고, 결국 이 곡은 현실감 있는 스토리로 메시지를 전달한 명곡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하지만 사회적 메시지만이 전부가 아니다. 이 앨범이 마빈 게이의 작품과 구별되는 부분은 컨셉 앨범이 아니라는 점이다. 마빈 게이의 앨범의 가장 큰 핵심이 메시지에 있었다고 한다면, 스티비 원더의 앨범은 조금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 있다. 즉, [Innervisions]가 여타 그의 작품들과 구분되는 지점은 '가사'지만 그 가사는 사회비판적인 것에서 한정되는 것이 아니며, 펑키(Funky )한 리듬감과 뛰어난 가창력은 '가사'와 더불어 앨범의 확실한 구성요소다. 상대적으로 달달하거나 대중적인 성향을 보이는 "He's Misstra Know-It-All"도 결국에는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 대통령을 향한 완곡한 비판과 조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한 면을 알 수 있다. 담아내려는 내용물은 각기 다르지만 라틴풍의 "Don't You Worry 'Bout A Thing"라든지 "Higher Ground"에서는 전작의 펑키함을 그대로 살려내기도 하며, "He's Misstra Know-It-All"는 내용과는 상반되는 메로디컬함을 선보이기도 한다.

달리 말해 [Innervisions]는 기존의 장르적, 음악적 완성도에 사회적 요소까지 더한 작품이었다. 인기 또한 좋았다는 점에서 로버트 힐번의 지론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예술성을 지향하면서도 대중적인 성공까지 가져갈 수 있다면 이만한 결과가 어디 있을까? [Innervisions]는 마빈 게이의 앨범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되었지만, 결국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을 비롯한 수많은 후배 아티스트들에게 음악을 활용하여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알려준 작품이었다.


글│greenplaty
편집│soulit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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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1.22 18:39
    그 자체로 가치있는 세기의 아티스트..
    원더옹의 앨범에 사회성이 드러난 이유도 마빈 게이의 영향 때문이었군..
  • 1.22 19:12
    오랜만에 명예의 전당 이네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스티비원더의 작품
  • 1.22 23:06
    지금도 그렇지만 저 시절 스티비 원더 라이브는...최고네요
    힙합 뿐 아니라 흑인음악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언젠가는 결국 근접하게 될거예요.
  • 1.22 23:32
    아직도 스티비원더의 라이브를 현장에서 들을 수 있엇다는걸 가장 큰 영광으로 생각하네요
  • 1.23 18:10
    지금들어도 세련된 아티스트 저는 갠적으로 talking book제일 좋아합니다
    초반부분에 칼럼니스트가 한 말이 너무 공감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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