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앨범들 / 아는 신보 (2019.9)

title: [회원구입불가]Beasel2019.10.04 15:23추천수 3댓글 5

00.jpg


지나가는 음악은 많아졌고, 기억에 남는 음악은 적어졌다. 그 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힙합엘이 매거진 에디터들이 한껏 마음 가는 대로 준비했다.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들어보면 좋지 않을까 싶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될 2019년 9월의 앨범들이다.




01.jpg


IDK - Is He Real?
발매일: 2019/09/04
추천곡: 24, Porno, December

제이 IDK(Jay IDK)에서 IDK로 랩 네임을 줄인 후, 그는 적당한 래퍼가 아닌 한 명의 예술가로 진화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거쳐 왔다. 칸예 웨스트(Kanye West),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 프랭크 오션(Frank Ocean) 등이 관심을 가졌다는 첫 정규 앨범 [Is He Real?]에는 그 야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후세계에 관해 신나게 떠들어대던 아이의 목소리가 변조되기 시작함과 동시에, 엔딩 트랙에 다다를 때까지 IDK는 방황하는 노랫말와 변칙적인 사운드로 듣는 이를 뒤흔든다. 민감한 주제를 적당히만 건드는 것 같은 겉핥기 식의 접근은 아쉽지만, 질감이 훌륭하게 살아있는 사운드와 IDK의 랩, 보컬을 넘나드는 퍼포먼스는 귀를 사로잡기 충분하다.





02.jpg


Mahalia - LOVE AND COMPROMISE

발매일: 2019/09/06

추천곡: I Wish I Missed My Ex, Karma, What You Did

 

누구에게나 기회란 다시 찾아오기 마련이다마할리아(Mahalia)가 그렇다그는 일찍이 청소년기에 활동을 시작했지만당시에는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그러나 힙합 소울 넘버 “Sober”가 SNS에서 인기를 얻으며마할리아는 다시 기회를 잡았다이런 배경을 안다면, 앨범의 첫 트랙인 “Hide Out”에 타협하지 않는 자신의 신념이 왜 담겼는지 이해하기 쉽다. 마할리아는 앨범에서 힙합 소울(“I Wish I Missed My Ex”)을 비롯해 재즈(“Karma”), 아프로팝(“Simmer”) 등 흑인 음악의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특히 과거 알앤비 음악의 향수가 담긴 “What You Did”와 개러지의 요소를 녹인 “Consistency” 속 마할리아의 보컬이 백미다.






03.jpg


Melanie Martinez [K-12]

발매일: 2019/09/06

추천곡: Wheels on the Bus, Detention, Strawberry Shortcake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치고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는 스타일이 아닌 멜라니 마르티네즈(Melanie Martinez)는 지금 당시 경쟁하던 어떤 참가자들보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시작부터 본인을 투영한 크라이 베이비(Cry Baby)라는 캐릭터를 통해 기괴한 컨셉과 스토리를 연속성 있게 선보였고, 보이스 컬러에 딱 맞춘 프로덕션이 함께했기 때문이다. 이미 비주얼 앨범을 통해 영상의 힘을 활용해온 그는 이번엔 아예 각본, 감독을 담당해 앨범 테마의 장편 영화까지 만들어버렸다. 귀여운 틴에이지 영화스러운 트랙 제목들과 상반된 노래의 내용, 그리고 그것을 반영한 영화까지 청소년기의 학교를 모티브로 통일성 있게 전개된다. 캐치한 맛은 떨어지지만 앨범 전체에서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확실하다.






04.jpg


Post Malone [Hollywood's Bleeding]

발매일: 2019/09/06

추천곡: Hollywood's Bleeding, Take What You Want, Staring At The Sun


선공개되는 싱글마다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기대 속에 발표된 [Hollywood's Bleeding]은 포스트 말론(Post Malone)에게서 기대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록과 힙합, 컨트리까지 넘나드는 독보적인 음색의 아티스트라는 자기주장은 데뷔 시절부터 강하게 이어져 왔지만, 늘 그것을 표면적으로 보여주는 것에 그치거나 히트 싱글에 덧붙은 애매한 트랙들이 앨범의 퀄리티를 낮추곤 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그는 힙합부터 인디 록, 얼터너티브 록, 신스 팝까지 온갖 장르를 과감하게 넘나들며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할시(Halsey), 다베이비(DaBaby)부터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까지 폭넓은 참여진을 적재적소에 활용한 것도 훌륭했다.






05.jpg


The Brand New Heavies - TBNH

발매일: 2019/09/06

추천곡: Stupid Love, Together, These Walls

 

영국의 애시드 재즈를 대표하는 밴드 브랜드 뉴 헤비스(The Brand New Heavies). 2014년 이후 5년 만에 발표하는 신작 [TBNH]는 상당히 상징적인 작품이다. 우선, 앨범은 애시드 재즈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린 레이블 애시드 재즈 레코드(Acid Jazz Records)에서 나왔으며, 원년 멤버 앤드류 레비(Andrew Levy)를 비롯해 초대 객원 보컬인 엔디아 데이븐포트(N’Dea Davenport)가 뭉쳤다. 여전히 이들은 훵키하고도 그루비한 사운드를 앨범 내내 들려준다. 현재 보컬 안젤라 리치(Angela Ricci)는 물론, 앤지 스톤(Angie Stone), 마크 론슨(Mark Ronson) 등 역대급 참여진의 활약을 보는 것도 앨범의 재미있는 감상 포인트.






06.jpg


JPEGMAFIA [All My Heroes Are Cornballs]

발매일: 2019/09/13

추천곡: Jesus Forgive Me, I Am A Thot, PTSD, All My Heroes Are Cornballs


제이펙마피아(JPEGMAFIA)의 이번 앨범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뻔한 힙합 앨범과 거리가 멀다. 하지만 전작보다는 한층 더 정돈되어 있다. 장르적으로는 딱 잘라 말할 수 없지만 익스페리멘털, 인더스트리얼, 펑크 같은 단어가 들어가줘야 할 음악인데, 로파이한 사운드부터 글리치, 앰비언트 계열의 소리까지 뒤섞여 있는데도 밸런스가 멋지게 잡혀 있다. 의식의 흐름에 따라가듯 현 시대의 다양한 소재들을 다루면서 랩과 노래를 오가는 그의 보컬은 한 곡 안에서도 과감한 전개가 펼쳐지는 프로덕션과 하나가 되어 움직인다. 자칫 난잡해질 수 있는 사운드 속에서 만들어낸 이러한 일체감은 그가 프로듀싱부터 믹싱/마스터링까지 모두 스스로 해낸 덕분일 것이다.






07.jpg


Brittany Howard - Jaime

발매일: 2019/09/20

추천곡: Georgia, Stay High, Run To Me

 

브리트니 하워드(Brittany Howard)는 알라바마 셰이크스(Alabama Shakes)의 멤버이며, 인종 차별이 심한 알라바마 출신의 혼혈인이자 LGBTQ. 앨범의 타이틀은 소아암으로 세상을 떠난 언니의 이름을 따온 것이며, 그는 이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지금의 자기 자신을 되돌아본다. 그리하여 작품에는 자기 고백(“He Loves Me”), 가족애(“Stay High”), 어릴 적 겪은 인종 차별사건(“Goat Head”)이 담겨 있다. 브리트니 하워드는 이 모든 이야기를 알앤비/소울과 서던 록, 훵크(Funk)를 아우른 프로덕션에서 유연하고도 강렬한 보컬로 풀어낸다. 그리고 자기 탐구를 통해 강인해진 그는 “Run To Me”에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프로덕션, 보컬, 메시지 모두가 단단히 결합한 올해의 걸작.






08.jpg


Cashmere Cat - Princess Catgirl
발매일: 2019/09/20
추천곡: FOR YOUR EYES ONLY, MOO, PRINCESS CATGIRL

위켄드(The Weeknd),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 소피(SOPHIE)등 갖가지 색깔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던 전작 [9]과 달리, 캐시미어 캣(Cashmere Cat)의 두 번째 앨범에는 가상의 페르소나 '프린세스 캣걸(Princess Catgirl)'만이 그 자리를 채운다. 슬쩍만 봐도 '보컬로이드'에 영향을 받은 듯한 캐릭터와 함께 음악에도 변화가 찾아 왔다. 바로, [9]에서 진중함을 환기시킬 때 활약했던 캐시미어 캣 특유의 통통 튀는 사운드 소스가 이번에는 전면에 나선 것. 마치 어느 RPG 게임의 사운드트랙으로 흘러나올 것 같은 발랄함마저 느껴진다. 텐타시온(XXXTENTACION)의 "Moonlight"를 자신만의 색으로 재해석한 트랙 "MOO"가 앨범의 정체성을 정확하게 설명할 듯하다.





09.jpg


Lil Tracy - Anarchy
발매일: 2019/09/20
추천곡: Alone In My Castle, Shame, Beautiful Nightmare

릴 핍(Lil Peep), 릴 우지 버트(Lil Uzi Vert) 등 이미 '이모랩' 씬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동료들과 꾸준히 함께 해왔던 릴 트레이시(Lil Tracy). 그럼에도 그가 좀처럼 메이저 씬으로 올라오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감정의 선이 굵은 동료들의 랩 톤과 달리, 나른한 톤과 어딘가 내려 앉아있는 사운드를 고수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신보 [Anarchy]에서는 그가 여전히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제공한다. 그의 수많은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도 수준급의 멜로디와 사운드가 담겨 있으며, 단 한 명의 피쳐링진 없이 여덟 트랙을 이끌어가는 역량 역시 증명했다. 첫 트랙 "Alone In My Castle"은 특이점 없는 뻔한 곡이지만, 그럼에도 그의 베스트 트랙 중 하나로 자리잡으리라 예상해 본다.






10.jpg


Fieh - Cold Water Burning Skin

발매일: 2019/09/27

추천곡: 25, Glu, Bluspaceberry


스칸다나비안 반도는 멜로(Melo)를 비롯해 그레거스(Gregers) 등 여러 음악가로 인해 알앤비/소울 맛집으로도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이 중에서 피에(Fieh)는 재즈를 기반으로 소울과 록,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를 섞어내는 노르웨이의 8인조 밴드다. 이들은 첫 정규 앨범에서 서로의 영역을 조화하며 완급조절을 해나간다. 이를테면 “Samurai / When The Summer Is Through”에서는 많은 악기를 한꺼번에 도입해 포인트를 주고, “Chop Suey”에서는 다소 힘을 뺀 채 곡을 전개한다. 리드 싱어 소피 톨레프스뵐(Sofie Tollefsbøl)의 보컬이 특히 매력적인 “Bluspaceberry”는 개인적으로 꼽는 핵심 트랙이다. 가을 날씨와 함께라면 안성맞춤인 작품.






11.jpg


nothing,nowhere. & Travis Barker - BLOODLUST EP

발매일: 2019/09/27

추천곡: DESTRUCTION, TORTURE, BEAUTIFUL LIFE


낫띵,노웨어(nothing,nowhere.)의 음악은 이모 랩 씬 안에서도 극단적으로 락 성향에 치우쳐져 있다. 아이코닉한 드러머 트래비스 바커(Travis Barker)와 함께한 이번 EP에서는 이러한 그의 음악적 방향성이 더욱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낫띵,노웨어의 퍼포먼스는 늘 그랬듯 래핑보다는 차라리 펑크 밴드의 보컬에 가깝게 들린다. 이모 랩과 얼터너티브 록의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긋던 808 드럼이 깔리지 않는 곡 조차 존재한다. 그럼에도 트래비스 바커의 명불허전 연주, 여전히 매력이 유효한 낫띵,노웨어의 잘 빠진 멜로디가 어우러져 거부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힙합이 갈 데까지 갔다'는 한탄보다는, '힙합의 범주가 이 정도로 넓어졌다'는 감탄이 더욱 잘 어울리는 프로젝트다.




CREDIT

Editor

힙합엘이

신고
댓글 5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