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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주: 피타입, MFBTY 등

title: [회원구입불가]Beasel2015.03.23 17:45추천수 6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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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E (2015년 3월 3주)


윅엘이(WeekLE)는 힙합엘이(HiphopLE) 내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관련 정기 콘텐츠다. 2년 차를 맞은 윅엘이는 이전보다 더 싱글, 앨범, 믹스테입, 믹스셋, 뮤직비디오, 프로젝트와 같은 '결과물'에 집중할 예정이다. 에디터들은 항상 자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것들을 소개하려 하고,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기에 윅엘이 작성에 매주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디터들의 취향이 당신과 맞지 않아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걸 좋게 들었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윅엘이 2015년 3월 3주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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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입 - [Street Poetry]

‘베테랑’과 ‘노땅’을 결정짓는 기준은 ‘실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피타입(P-Type)은 베테랑이란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래퍼다. 그는 과거의 영광에 집착하는 아티스트가 아니었다. 그간 피타입이 펼쳐낸 음악은 늘 고민과 변화로 가득했다. 언어 구조를 탐구하고 운율 체계를 주조하는 철학은 견고했다. [Street Poetry]는 그의 음악적 연구가 완성형에 달했음을 증명하는 작품이다. 사실 [Street Poetry]에서 언급해야 할 감성 지점은 꽤 방대하다. 샘플링에 기반을 둔 붐뱁 사운드, 힙합씬에 대한 고찰, 개인과 사회를 총괄하는 주제 의식 등 많은 요소가 앨범을 관통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랩을 구현하는 언어 자체에 주목해 보았다. “폭력적인 잡종문화”, “이방인”에서 풀어낸 여과 없는 라임 구성, 10년이 넘는 경력을 단어 배열을 통해 형용하는 “돈키호테2”, 시를 화자로 한 “Vice Versa"까지, 각 곡의 질감은 조금씩 상이하다. 그러나 피타입은 자신의 랩을 통해 표현 방식을 일관되게 가져간다. 언어를 요리하는 그의 랩은 매 트랙에 통일성을 부여한다. 피타입은 일상어와 시어를 적절히 혼합하여 체계적인 작사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그리고 그 체계를 마디마다 견고하게 배치한다. 단어 하나 허투루 사용하지 않는 장인 정신은 매 곡에 깊이 스며있다. [Street Poetry]는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잘 짜인 힙합 앨범이다. 피타입이 내뱉는 음성에 주목하며 본 작을 청취하기를 추천해본다. Be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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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FBTY - [Wondaland]


타이거 JK(Tiger JK), 윤미래, 비지(Bizzy)가 함께 MFBTY라는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3년째다. MFBTY는 지금껏 각자가 선보인 음악 스타일과는 조금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메인스트림 힙합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빌렸던 “Sweet Dream”, 다소 잔잔한 음악이 주를 이뤘던 앨범 [살자(The Cure)], 최근 발매한 싱글 “Angel” 까지, 이 작품들을 둘러싼 논란 또는 논쟁은 늘 MFBTY의 이름 주위를 서성였지만, 그들은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자신들만의 작품을 추구했다. 그리고 이번 앨범 [Wondaland]는 MFBTY가 자신들의 맥락에서 드디어 꽃피운 하나의 결실이다. MFBTY가 구사하는 스타일은 다양하다. 과거 드렁큰 타이거(Durnken Tiger)의 스타일이 떠오르는 “Hellowho”와 “Rebel Music”, 오토튠을 적극 차용한 “눈빛에”, 어쿠스틱 사운드를 가미한 “Love Fortune”, 유머러스함과 날카로움을 동시에 지닌  “부끄부끄”, “방뛰기방방” 등 앨범 전반적으로 개성 뚜렷한 곡이 산재한다. 듣는 시각에 따라 산만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앨범의 흐름은 기대 이상으로 매끄럽다.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가 아닌, 옴니버스식 구성을 통해 수록곡 간 개연성이 지니는 중요도를 낮췄기 때문이다. 덕분에 앨범은 MFBTY가 선보였던 모든 음악 스타일과 주제를 총망라할 정도로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그간 MFBTY가 뚜렷한 색채를 드러내지 못했다는 걸 생각해보면, 오히려 이런 구성 덕분에 그들의 정체성이 정립된 모양새다. - Pepn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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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보이 - [성인식]


[치명적인 앨범], [육감적인 앨범]에 비해 프로덕션에 관여를 덜 한 편이라 사운드에 있어서는 일관성이 떨어진다(코드쿤스트(Code Kunst), 구름이, 빅파이(BigPie), 브라더수(BrotherSu), 5mg이 프로듀서 진에 이름을 올렸다). 그래서 전작의 '치명'과 '육감'이란 키워드가 일관되게 가벼운 터치로 상쾌함을 안기는 사운드와 잘 맞아떨어지던 조화를 본 작에서는 볼 수 없다. 그렇다고 예상치 못한 단어 선택이나 이야기 전개를 바탕으로 한 독창적인 발상이 드러나지도 않는다. 대신 기리보이(Giriboy)는 래퍼로서 랩을 더 완숙하게 해내고 있으며, 개인의 서사도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 서사의 표출 방식이 기리보이가 이전에 가지고 있던 문법을 담고 있지 않아 다소 평이하긴 하지만, 어쨌든 기리보이는 이번 앨범을 통해 전작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더 많은 인지도와 돈을 얻고, 자신의 역사를 조금은 돌아볼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음이 곧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한 증거라는 생각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앨범을 통해 '세상 물' 먹은 기리보이가 드러난 건 맞다.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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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몬스터 - [RM]


방탄소년단의 랩몬스터(Rap Monster)는 데뷔 이후 꾸준히 자신만의 결과물을 발표하고 있다. 단발성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정말 의욕적으로 내고 있다. 그러나 본인의 의지와는 달리 그의 곡은 청자들에게 그리 큰 감흥을 전달하지 못했다. 곡의 성격이 자기 실력을 입증하는 게 아닌, 실력을 인정해 주지 않는 리스너들에 대한 투정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이는 되려 랩몬스터를 ‘그저 실력을 입증받고 싶어하는 아이돌 래퍼’라는 틀에 가두는 결과를 초래했다. 명백한 패착이었다. 그러나 이번 믹스테입 [RM]에서 랩몬스터는 전과 다른 행보를 보인다. 전처럼 래퍼로서의 정체성만 내세우는 게 아닌, ‘랩몬스터’가 소화할 수 있는 스타일과 주제를 논하고 자신이 거둔 성취를 열거하며 리스너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이번 믹스테입에는 특유의 과잉된 열등감 또는 자의식, 분노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랩몬스터 최대 장기인 타이트하고 빠른 랩으로 채우고 있다. 그렇게 탄생한 “Do You”, “각성”, “Rush” 등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또한, 보컬을 직접 소화하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보컬은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으며, 오히려 감상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랩에 더 집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Pepnorth







이센스 - “Sleep Tight”


이센스(E-Sens)가 돌아왔다. [The Anecdote]의 싱글인 “Back In Time”과 “Sh All Day”를 발표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한 “Sleep Tight”에선 훌륭한 스토리텔러 이센스를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다. 곡에서 그는 자신을 그럴싸하게 포장하지도 않고, 멋진 표현을 위해 억지스러운 라인을 만들려 하지도 않는다. 힘든 마음을 잊기 위해 계속해서 잠을 청하고, 평소 연락하지 않던 친구와 술자리를 가지는 등의 내용으로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풀어낸다. “독”, “Back In Time”에서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신디사이저가 중심이 된 간결한 프로덕션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자전적 내용의 가사를 뱉기에 최적의 필드라는 점을 이센스는 곡을 통해 몸소 보여준다. “Sleep Tight”에서 이센스 특유의 재치와 뛰어난 랩 기술자로서의 면모는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자신의 이야기를 온전히 담아내고, 이를 랩으로 멋지게 전달했다는 점에서 이 곡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이센스에 대한 기대의 끈을 놓지 않길 권한다. - HR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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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쳐블 - [HEIIVEN]


버기(Buggy), 애스브라스(Assbrass)와 같은 프로듀서가 함께해 탄탄하고 잘 매만져진 사운드, 좋다. G2, 로꼬(Loco), 기리보이, 바빌론(Babylon), 메이슨 더 소울(Mayson The Soul)과 같이 요즘 잘 나가고, 잘한다는 게스트들, 각자 제 역할을 한다. 필터링의 레벨을 낮추고 하고 싶었던 말과 적나라한 쌍욕까지 담아낸 둘의 랩, 괜찮다. 이렇듯 모든 요소가 그럭저럭 준수한 편인데도 언터쳐블(Untouchable)의 [HEIIVEN]은 뭔가 2% 부족하다. 왜일까? 개인적으로는 그들이 새로운 트렌드와 인물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그들이 늘어놓는 자신들의 메이저 씬 진출에 대한 궁색한 변명이 그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냥 가" 속 슬리피(Sleepy)의 가사 중 한 부분인 "가요 랩 좀 했다고 Respect 없는 X만한 개새끼들을 싹 다 조져 / 너네들은 Show Me The Money에 감사해라 랩퍼들의 늘어난 돈벌이"가 이에 가장 대표적인 구절이다. 마치 과거 자신들의 상황과 그들이 걸을 수밖에 없었던 메이저 씬에서의 행보를 알아달라는 듯이 들린다. 앞서 언급한 블루칩 같은 게스트를 대거 기용한 점도 자신들이 힙합 씬의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표명하려는 의도 그 이상 그이하로도 보이지 않는다. 과연 각 트랙에서 해당 게스트들이 정말로 필요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타이틀곡인 "크레파스"도 "연결고리"로 이미 대중들에게 어느 정도 인지되고 있는 트랩 스타일의 트랙일 뿐이다. 그들은 그러한 트랩 비트 위에 메이저 씬에서 내보일 수 있을 정도의 양성화된 언어를 덧입히는 식의 안전한 선택지를 골랐다. 즉, 힙합으로 돌아왔다는 듯이 뭔가를 내놨지만, 결론적으로는 어느 정도 안전장치를 해둔 셈이다. 자기 변호에 있어 논리적 근거는 없고, 개인적인 억울함만 담겨 있으며, 과거와 다르지 않게 여전히 팔리는 흐름에 동참하고 있으면서도 힙합을 외치고 있어 조금은 찝찝한 앨범이다.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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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Feat. ODEE) - "We Can Luv"


흑인음악 전문 에이전시 스톤쉽(StoneShip)을 통해 발표된 2인조 알앤비 여성 듀오의 데뷔 싱글이다. 곡 자체는 슬로우 템포의 팝 알앤비가 가진 전형을 그대로 머금고 있다. 씨애라(Ciara)의 "Body Party"를 떠오르게 하는 은은한 패드 신스, 기청감 있는 멜로디와 훅 구성, 정확히 브릿지를 맡으며 브레이크를 거는 오디(ODEE)의 벌스 파트까지, 모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팝 알앤비'라는 장르의 일반적인 스타일이다. 하지만 레이백사운드(LAYBACKSOUND)의 한결이 참여한 프로덕션은 안정된 사운드를 자랑한다. 무엇보다 시나(SINA)와 키지(Keezy)의 보컬이 이에 위화감 없이 잘 어우러져서 편안한 감상을 유도한다. 다만, 이번 트랙만 들으면, 마치 다른 보컬 아티스트 둘이 프로젝트를 하는 듯이 파트가 거의 따로 놀고 있어 아직 팀으로서의 '케미'는 찾아보기 어렵다. 베리(VERRY)는 이번 곡을 기점으로 매달 싱글을 발표하고, 여름에 미니 앨범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차기작에서는 팀으로서의 '케미'와 같은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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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K2Muzic (Feat. 넉살, ODEE) - "Bad Or Not Bad"


랩 듀오 중에는 하이톤과 로우톤의 조합을 보이는 경우가 더러 있다. 국내에는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가 있고, 외국에는 블랙 스타(Black Star), 배드 미츠 이블(Bad Meets Evil)과 같은 팀이 있다. 이 조합은 하나의 전형이 될 만큼 보편적이다. 하이톤이 찌르는 쾌감과 피로감을 주는 반면, 로우톤은 부드러움과 안정감을 안기면서 상호 보완을 하기 때문이다. 완급에 있어서 최상의 조합인 셈이다. 그 점에서 "Bad Or Not Bad" 속 넉살과 오디는 팀은 아니지만, 마치 하나의 팀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임과 동시에 '하이톤 & 로우톤' 조합에서 나오는 발군의 완급조절을 선보이기까지 한다. 1 마디, 4 마디, 8 마디씩 늘려가며 매기고 받는 전반부와 긴 호흡을 각자의 벌스를 꾸려내고 있는 후반부까지, 아귀가 잘 맞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하나도 없을 정도다. 이는 표현법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통일성이 갖췄기에 가능했던 부분이다. 두 래퍼는 '김일성 평양대', '패딩에 깃털', '오성급 호텔', '중위권 롯데', '별풍선'과 같이 일반적으로가사에서 자주 등장하지 않는 표현들은 물론, '섹스', '자위'부터 '사X시', '부X게'에 이르는 높은 수위의 성적인 표현까지 서슴없이 쓰면서 주제 의식을 신선하게 풀어냄과 동시에 청자들의 집중력도 끌어 올리고 있다. 트랙의 주인인 킵루츠(Keeproots)의 의도에서 나온 결과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러프한 비트에 지저분한 가사로 무장하고 있어 흥미로운 트랙이었다. - Melo







크림빌라 - "Dead Wrong"


하이플라이즈(High Flies), 프리즈몰릭(PRIZMOLIQ), 익스에이러(Ex8er), 콰이모(Quaimo), DJ 티즈(DJ Tiz), 브레드(Bred)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크림빌라(Cream Villa)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Dead Wrong”에서 목소리를 낸 네 명의 래퍼는 아이돌화 되는 래퍼, <쇼미더머니> 등을 키워드로 삼아 한국힙합 씬의 현 상황을 꼬집는다. 동시에 이런 문제의 주범들을 실력으로 없애버리겠다는 포부도 드러낸다. 씬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이 보이기에 싱글은 단순히 불특정 다수를 비판하는 뻔한 형식으로 다가오지 않고, 씬에 대한 올곧은 시선과 애정을 담아낸 곡이라 느껴진다. 하지만 좋은 생각이 모이더라도 구성원의 능력이 부족하면 긍정적인 결과물이라 평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Dead Wrong”에선 약간의 편차가 있긴 하지만, 평균적으로 훌륭한 랩을 선보이는 네 래퍼를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마지막 벌스를 장식한 익스에이러가 가장 돋보인다. 짜임새 있는 플로우 설계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하면서 깔아놓은 펀치라인은 어느 기성 래퍼와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다. 재능있는 음악가들이 펼치는 씬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은 “Dead Wrong"에 여실히 담겨있다. - HRBL



글│ BeaselPepnorth, MeloHRBL

이미지│ ATOVie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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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3.24 22:23
    잘 읽었습니다 !!
  • 3.24 22:55
    가무사무합니다!
  • 3.25 21:13
    들을 앨범이 많아 나왔네요
  • 3.27 14:42
    기리보이는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한게 맞습니다
    소년의 두 앨범이 주는 매력은 이번앨범엔 전혀 없죠
    하지만 세상물 먹었다는 표현이 정말 어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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