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처(선택사항) | boreumdalcheajipban@gmail.com |
---|
나 이렇게 내 손으로 소비돼
이불은 오래된 불면의 겉치레
몸 만큼 뗴온 밤은 남들에 비해
더 짙고, 더 싸게 치이네
이미 말라붙은 잠자리를
채워놓은 내 몫의 어두운 밀물
헤매는 걸음에도 붙어있는
행방을 닦아내려고 물장구치는
아주 짧은 새벽의 정처 마다
듣는 얘긴 보통
어린날의 다짐에 대한 독촉이라
멀쩡하기엔 좀 면목이 없어
나를 어른이라 소개하는 말들은
잘 쳐줘봤자 한두푼
어린 이름으로 나잇값 달아두는
못난 버릇의 담보는 언제나 순수
발등에 떨어진 불똥으로 소각될
발자국을 치우러 뒷걸음으로 가야겠어
어딘지 모를 곳,
때 탄 그림자가 앞장서는 곳.
그 어디쯤이 좋을 것 같은데
하루도 시절을 거스를 수 없음에
멀리 도망치기로 순응해
어느새 중천에 뜬 나의 부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