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그때로)
그때 내 나이는 갓 스물
친구랑 짠치기 바쁜 시즌에 죽은 듯이 지냈어
하루는 엄마랑 둘이 가본 거지 돈 때문에
해서 막차 시간에 엄마랑 같이 나간 밤
딱 막차 시간 남들 출근길 따라서 밟어
전철 안엔 남은 건 취한 아저씨 반가워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거울에 비춘
두 모자가 도착한 곳은 잠실롯데타워
입구 앞에 다들 몰려 하나 둘
각자 의뢰자에게서부터 부여받은 번호를
확인하고서 자기 자리 찾아 점점 생기는 줄,
챙기는 중 텐트를 툭, 물론 우리 건 없구
처음 받은 대기번호 14번 15번
엄만 이미 여러 번 해봤대 걱정 말라 하셔
근데 애석하게 영하 17도 앞에서
엄마 경험은 내게 벌써 무용지물인듯해서
몇 대째 태우는 담배, 깊어진 밤에
한기로 밤새, 잠깐 생각에 잠기지
평생 난 돈 버는 게 쉬운 줄로만 알았어
중고딩때 잠깐 알바 뛴 게 전부라서
여기엔 가지각색의 사람들
각자 껴입은 패딩도 텐트도 달라 하나 둘
추위를 피하는 모습 편차가 꽤 있어
엄마, 근데 우린 이 중 어디쯤에 있어?
(어디쯤에 있어?)
(어디쯤에 있어?)
(어디쯤에 있어?)
(어디쯤에 있어?)
질문이 어렸지 막 성인이 돼서
각자 돈 버는 모양새가 다르다는 어머니의 말씀
솔직히 와닿진 않았어
지금 당장 손 시려운게 급해서
드디어 하늘이 옅은 보라 빛깔로 변해
긴 밤과 10시간도 결국에는 가나 보네
분명 올 때 새삥이던 담배는 남았어 4대
근데 이 핫팩은 왜 여전히 차가우니 손에
땀이 식을 때쯤 9시가 되고 저 멀리
정장을 빼입은 아줌마가 와서 말 걸지
참 수고했다고, 이제 어서 꺼지라고
난 표정 못 숨긴 채로 딱 10만 원 입금 받어
그렇게 지하상가에 초췌한 몰골로 서
떡볶이를 씹고 있어
엄마도 수고했다는데
난 그거 안 들려
옆엔 이쁘게 꾸민 내 또래들
롯데월드 가는 거 보니 참 오묘해서
멍한 상태로 출근시간에 타는 퇴근길
귀에 꽃은 이어폰 속에는 The Q의 1 Lfie 2 Live
온갖 감정, 생각 합쳐 상상하지 벤틀리
허나 지금 것보단 탐나 맨 끝 쪽 빈자리
드디어 손잡이를 놓고 자리에 앉을 때
저 멀리 한강이 보이고 햇살 든 창문에
비춘 모자는 서로 어깨 기대 눈 붙혀
그렇게 다음날이 되고 이번엔 신세계 본점
(어디쯤에 있어?)
(어디쯤에 있어?)
(어디쯤에 있어?)
엎어진 앨범 5번 트랙
all credit by. @already_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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