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ed by IVN
Written by Hasal
Mixed and Mastered by POLO
오늘 아침도 변함없이 나로는 깨기 싫군
내가 동경하는 내가 머무는 곳은 직사각형의 120분
하루 컨디션과 약속, 일상도 빛에 맞추지
최우선 스케줄은 상영시간표
눈에 잡힌 부분만 뗄 수 있다면
헛발질들을 다 뺄 수 있다면
전혀 다른 누가 될 수 있다면
내 숨이 암전과 함께 끊긴다면
전역하고 1년 반만에 CGV RVIP
왜 다 스크린에 집착하는지 알기까지
십 년이 걸렸어, 작은 모니터로 하루 다섯 편씩 보던 꼬마가
놀란 작품이 아니어도 마음에 들면 또 찾아, 영화관
쓰레기도 돈 아깝지 않아
별로일 걸 알고도 난 갔지, 항상
내가 원한 건 스크린과 암흑
그 무수히 발하는 섬광 사이 망각
초라한 내가 정말 잠시나마 숨어볼 만한 데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만으로도 호흡곤란 상태가
600석이 넘는 상영관이 꽉 차도
불이 꺼지는 순간 그 공간엔 나 혼자라고
근데 난 패악질 부리는 새끼들이 싫어서 심야가 좋아
제발 두 시간만 방해하지 말고 나가줘
타이틀 시퀀스 어디에도 내 이름은 없지
남의 일로만 떠들썩한 스크린 앞에서 까맣게 비우는 현실
덕분에 새빨갛게 생생하던 통증도 잊히곤 했어
치쌓인 문제도, 그걸 만든 혐오스런 나란 사람의 존재도
끝도 없이 침대 속만 찾게 되는 하루처럼
한낮의 해가 너무 버거울 때 더 강한 중독성
블라인드 너머까지 들이친 눈부심이 죽이는 마술처럼
암흑이 걷힌 후엔 휴대폰을 켜기가 두려워
난 수 천 편의 영화들 속으로 뛰어들고 싶어
내 외장하드 말고 꼬리에 불 붙은 필름더미로
일어나면 잊혀지는 꿈보다 달콤한 도피처
비현실적인 꿈과 달리 깨어나도 계속 곱씹혀
내가 사랑하고 싶은 만큼 사랑하면 돼
되돌아올 호의에 대한 칼날 같던 계산은 잠깐 가볍게
내려놓고 완전히, 더는 마음 줄 곳 없는 듯 간절히
상처 입고 싶지 않은 내 애정은 무한대로 무겁지만 또 한편으론 가볍지
장면 위를 타고 미끄러지는 감정이
제발 바깥의 나를 불러들일 정도는 아니었으면 좋겠어
캐릭터가 아닌 나 때문에 운다면
밀물처럼 침범당할 테니까, 세상과 가장 먼 쪽 객석
눈에 잡힌 부분만 뗄 수 있다면
헛발질들을 다 뺄 수 있다면
전혀 다른 누가 될 수 있다면
오늘의 일정도 암흑에 맞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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