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RUDCEF - ばちがい
루드세프(Rudcef)의 전시회 “ばちがい”(바치가이)가 오늘 20일부터 27일까지,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열린다. 전시회의 이름은 ‘어딘가에 어울리지 않는’이라는 뜻이다. 루드세프가 힙합엘이와 했던 인터뷰를 읽어보면, 전시회 이름은 곧 루드세프를 나타내는 단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시회에는 그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작품들이 걸려 있다. ‘그러면 홈페이지에서 보면 되겠네’같은 이야기는 접는 것이 좋다. 모니터 상의 작품을 전시회에서 보는 것은 분명히 다른 경험이며, 감상의 층위가 분명히 다르다고 자신한다. 전시회를 몇 시간 앞두고 바쁜 그에게 전시회에 관한 몇 가지를 짧게 물어볼 수 있었다.
LE: 전시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R: 자이언티(Zion.T)가 쓰던 작업실이 있었는데 그게 이 자리다. 예전부터 이 장소를 좋아해 왔는데, 이번에 작업실을 옮기게 되었다. 이 작업실에서 추억도 많고 좋은 감정을 많이 느껴서 아까웠는데, 그렇지 않아도 전시를 계속 미루고 있었던 참이었다. 갤러리보다는 어디가 어울릴만한 장소를 찾고 있었는데, 내 생각에는 여기가 제일 어울리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작업실을 옮기기 전에 전시를 한 번 열게 되었다.
LE: 이번 전시에 대한 컨셉은 무엇인가?
R: 그림을 그릴 때, 그때 기분이나 하고 싶은 말을 그린다. 내가 살아온 것들의 일부이기도 하다. 이렇게 말하면 허세 같은데, 내 삶이 컨셉이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전시가 열리는 스페이스 힐(Space Hill) 입구
LE: 보통 작업 기간을 얼마 정도 걸리나?
R: 작품 하나당 보통 한 달 정도는 걸리는 것 같다. 아무래도 그림을 하나 그리게 되면, 마음에 들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스타일이다 보니 길어지는 것 같다.
LE: 보통 작품이 하나의 그림 안에 결이 많다고 해야 하나, 단순히 정교하고 복잡한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체 구조의 표현 등 다양한 구성이 겹쳐 있다.
R: 나는 사람 만나는 게 힘들다. 말을 하는 것도 그렇다. 그래서 그림을 그린다. 그때의 감정을 표현하며, 그림을 통해 공감대를 얻는다. 다른 사람에게 공감대를 얻으려다 보니 생각한 것이 인체 구조다. 사람마다 피부색이나 생김새 등 서로 다른 부분이 많지만, 그 안에 있는 뼈나 피, 근육은 서로 같다. 그런 점에서 일종의 공감대를 얻기 위한 표현이기도 하다. 인체 표현은 전공자가 아니어도 관심이 있다면 충분히 잘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LE: 작품 크기에 대해 궁금하다.
R: 크기는 솔직히 더 크게 뽑고 싶었다. 크게 뽑을수록 예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이 크기에서 넘어가면 굉장히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그러면 그림 가격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여러모로 지금 사이즈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LE: 사람들이 왔을 때 감상에 중점을 두었으면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R: 한국에서는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 외국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왜 이렇게 무서운 그림을 그리냐?”고 많이 묻는다. 피가 있고, 뼈가 있고... 외국에서는 그 의미를 물어본다. “왜 그렇게 그렸나?”. 나라 간의 정서 차이일 수도 있고, 나쁘게 생각하진 않는다. 문화 차이니까. 하지만 그런 것보다는 거기서 숨겨진 의미, 왜 그렇게 그렸을까, 이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생각해 봐주셨으면 좋겠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 'LORD JODYE FLACKO II'
루드세프는 정교한 디테일, 다양한 소재의 묘사 등 차별화된 부분이 많다. 여기에 에이셉 라키(A$AP Rocky)와의 작업 등으로 해외 팬들도 많다. 그는 미국 카툰, 일본 만화를 포함해 여러 영역에서 영향을 받은 듯하지만, 그러면서도 독자적인 영역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다. 대상을 보는 시각이나 표현하는 방법, 감성 세 가지 측면에서 독자성이 뚜렷한 그의 작품을 모니터로 보는 것과 실제 눈으로 보는 것은 엄청나게 차이가 있다. 이번 전시회는 작품을 느낄 수 있는 하나의 경험으로서 추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판매하는 작품은 한 그림당 5점 내외이며, 외에도 티셔츠나 엽서를 구매할 수 있다. 방문객들에게는 스티커와 엽서를 준다. 장소는 강남구 논현동 154-4 스페이스 힐 1층이며, 가는 길은 다음과 같다. 학동역 4번 출구로 나와서 망설임 없이 오르막을 걷다 보면 에이엔에이스포츠가 보인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내리막길이 보인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놀이터가 하나 보이는데, 거기서 왼쪽을 보면 스페이스 힐이 있다.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으니, 좋은 작품을 보며 많은 영감을 받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관련링크 |
가서
엽서랑 Zion.T Red Light 시디 북클릿에 영화 큐시트 같은데다가 싸인 받았어요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