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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베트멍 (Part 2)

MANGDI2021.03.18 23:0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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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tements


3. 베트멍(Vetements)

 

Part 1

(1) 포스트 마르지엘라의 탄생

(2) 러시아 디자인의 흐름

(3) 그 누구도 아닌 베트멍


Part 2

(4) 힙합 스타들이 사랑한 베트멍

(5) 브랜드를 상징하는 아이템들

(6)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

(7) 뎀나 바잘리아가 남긴 유산




ARCHIVE: 베트멍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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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힙합 스타들이 사랑한 베트멍 


현재 패션계 뮤지션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중 힙합 아티스트들은 가공할만한 패션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패션 산업을 다채로운 시각으로 양분한 ‘베트멍’은 그들의 레이더망에 선택된 브랜드다. 다양한 셀러브리티들이 베트멍의 옷을 입으며 패션 신에서 가장 뜨거운 브랜드로 떠올랐다. 패션에 대해 비교적 무던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난해하고 독특해 보일 수도 있는 아이템들을 '패셔니스타'로 불리는 이들은 자연스럽다 못해 엣지있게 스타일링한다. 국내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린 베트멍의 옷을 입은 스타들의 모습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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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한나(Rihanna)


푸마(PUMA)와의 펜티(FENTY) 컬렉션 발표와 함께 "Work"로 빌보드까지 점령한 스타일 아이콘 리한나, 그녀는 베트멍의 15 가을, 겨울 컬렉션을 거의 통째로 자신의 옷장에 가져다 놓은 것으로 유명하다. 셀레나 고메즈(Selena Gomez)를 비롯해 많은 여성 아티스트들이 즐겨 착용했지만, 우먼 브랜드로 시작한 베트멍의 실루엣을 가장 잘 표현하는 아티스트는 단연 리한나다. 해당 시즌은 베트멍의 세 번째이자 최고의 전성기 시즌으로 평가되며, 높은 가격에도 극심한 품귀현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리한나는 베트멍 후디를 레이스 스커트와 매치하며 독특한 믹스매치 스타일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이패션을 정복하고 신진 디자이너에게도 관심을 가지며 항상 새로운 패션 영역을 탐구하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베트멍 제품은 마놀로 블라닉과 협업한 사이하이 부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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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칸예 웨스트(Kanye West)


14 가을, 겨울 시즌 베트멍의 첫 번째 쇼에서 보여준 청바지는 엄청난 나비효과를 일으킨다. 리바이스 빈티지 진을 조각내어 업-사이클링 기법으로 새로운 실루엣을 탄생시킨다. 독특한 밑단 처리로 큰 주목을 받으며 후에 이어질 대박 행진에 견인차 구실을 한다. 칸예 웨스트는 이 베트멍의 런웨이 쇼장을 찾아 화제가 됐다. 럭셔리 스트리트 스타일링을 선도한 장본인인 칸예는 이렇게 베트멍의 시작부터 함께했다. 그는 매년 쇼에 등장하며 브랜드와의 친분을 보여주었고, 데일리 룩에서도 그들의 제품을 자주 착용했다. 자신의 의류 브랜드 이지(YEEZY)의 첫 컬렉션이 베트멍과 비슷한 실루엣, 스타일링을 선보였다는 대중의 평가는 과연 우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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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


세 명의 디자이너로 시작한 베트멍은 초기 큰 상업적 반응을 기대한 브랜드가 아니었다. 바이어 혹은 대중들에게 조금은 어려워 보일 수 있는 디자인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현재의 베트멍은 패션계의 내로라하는 셀러브리티들이 마니아를 자처하고 있다. 그중 '스타일 루키'를 넘어 대세 반열에 오른 트래비스 스캇은 베트멍의 빅 팬으로 알려져 있다. 스타일리스트로도 활동한 그는 이안 코너(Ian Conner)와 함께 젊은 패션 신의 우상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칸예와 함께 베트멍의 쇼에 참석하며 많은 패션 관계자에 눈도장을 찍었다. 그 후 리얼 스트리트 룩에서도 베트멍의 제품이 빠지지 않으며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다. 그가 착용하여 화제가 된 15 가을, 겨울 시즌 가죽 재킷은 엄청난 가격에도 완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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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빌리 아일리시는 평소 헐렁한 옷차림을 고수한다. 이는 남들이 자신의 몸을 평가하는 게 싫어서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옷을 칭찬하면서 노출이 많은 옷차림을 비난하는 것 또한 사회 통념에 어긋난 비난이라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 이런 빌리의 스타일링 철학에 베트멍은 매우 적합한 브랜드다. 온몸을 휘감는 실루엣에 널찍한 오버사이즈 제품들을 다양한 브랜드와 섞는 그녀의 스타일링은 독특하면서도 신선하다. 빌리 아일리시의 최애 아이템은 손을 다 가리는 후디와 봄버 재킷! 바지, 신발 모두 큼지막하게 연출하는 그녀의 코디네이션에 베트멍은 필수적인 비주얼 악센트 요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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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지드래곤(G-DRAGON)


미국 보그(Vogue) 편집장 안나 윈투어(Anna Wintour)는 한 인터뷰에서 "트렌드는 더러운 단어예요."라고 말하며 '트렌드의 종말'을 선언했다. 그만큼 시시각각 변하고, 복합적이며 다채로운 패션 신을 예로 든 것이다. 명실상부 스타일 아이콘 지드래곤(G-DRAGON)은 국내의 패션 유행을 계속해서 갈아치우고 있다. 한국을 넘어 해외까지 영향을 행사하고 있는 그의 눈에도 베트멍은 피해갈 수 없었다. 스트리트웨어는 물론이고, 에어비앤비(AIRBNB)와 함께한 광고 영상 속에서 베트멍의 제품을 풀착장하고 나오며 널리 브랜드를 알린다. 지드래곤뿐만 아니라 씨엘(CL), 산다라박 등의 아티스트들도 베트멍의 제품을 자주 착용하고 등장하며 국내 유행을 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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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브랜드를 상징하는 아이템들


패션 브랜드가 론칭 초기 명맥을 이어올 수 있는 건 시그니처 아이템의 존재 여부다. 브랜드를 상기할 때 떠오르는 제품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의 생명력을 의미한다. 베트멍의 경우는 어떨까? 브랜드 고유 유산 중 가장 주목할만한 피스는 뭐가 있을까? 첫 번째로 이야기할 대표 아이템은 바로 밀레니얼 슈퍼스타부터 전설적인 디바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후디다. 패션계 지각 변동을 일으킨 베트멍의 후디 스타일은 독특한 실루엣의 오버 사이즈 세트업 디자인으로 많은 셀러브리티가 애용해왔다.


1930년 노동자들을 위한 작업복으로 처음 고안된 후디는 현재 편리함과 간결한 디자인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필수 아이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베트멍은 이런 제품 본연의 의미를 경시하지 않는다. 2019년 12월 1일부터 2020년 4월 12일까지, 베트멍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더 후디(The Hoodie)> 전시에 참여해 후디의 단순한 기능성을 넘어, 사회 정치적 기능을 조명했다. 또한, 챔피온(Champion)을 오마주한 후디 모델은 스트리트 신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베트멍은 후디에 다양한 슬로건을 입혀 구매욕을 자극했고, 스트리트 신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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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하이 부츠도 베트멍을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빼놓을 수 없다. 그나마 친숙하게 느껴지는 후디 스웨트셔츠와는 달리 2015년 봄, 여름 컬렉션에서 처음 공개되며 새로운 디자인 흐름을 제시한 싸이하이 슈즈는 단연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남성성과 여성성의 경계를 허무는 해체주의 디자인의 옷들이 루즈한 핏을 만나 독특한 시너지 효과를 냈고, 여기에 에로티시즘이 가미된 독특한 패션 코드가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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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하게 컷팅한 비대칭 밑단이 돋보이는 리바이스 데님 팬츠도 브랜드를 널리 알린 효자 제품군이다. 서로 다른 데님을 엮어 한 피스의 재킷과 팬츠를 완성해 묘한 느낌을 자아냈고, 리바이스의 레드 라벨을 살려 클래식함을 부각했다. 엉덩이 부분에 지퍼를 디자인하며 도발적인 디자인을 제시한 클리비지 진 또한 이슈를 몰고 오며 약 20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품절된다.


2016년 봄, 여름 시즌을 가장 뜨겁게 달궜던 DHL 티셔츠는 약 24만 원이란 발매가에도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베트멍이 아닌 DHL 라벨을 단 원래의 티셔츠 가격은 6천 원. DHL CEO, 켄 알렌(Ken Allen)은 한 인터뷰에서 베트멍으로 인해 DHL의 이미지가 새롭게 달라짐을 강하게 시사한 바 있다. 온라인 쇼핑몰 리스트(LYST)는 일주일 만에 약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이트에 DHL을 검색한 사실을 알고 이를 유머러스하게 마케팅하기도 했다. 실제 DHL 택배 기사인 토니(Tony)를 납치해 그의 몸값으로 티셔츠 1천 장을 DHL 영국 본사에 요구한 것이다. 'No T-Shirt, No Tony'라는 협박 메일도 보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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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로 눈을 돌려보자. 럭셔리 브랜드부터 스포츠 브랜드까지 수많은 청키 스타일 슈즈를 홍보하던 2016년 즈음, 베트멍은 아웃소싱의 일환으로 리복(Reebok)을 파트너로 선택한다. 한국 남양주 팝업에서 처음 공개된 베트멍과 리복의 첫 콜라보 펌프 슈프림을 시작으로, 2017년 1월 인스타 펌프 퓨리가 발매되며 제2의 퓨리 전성시대를 열었다. 하얀색 갑피에 뎀나의 위트 있는 핸드 그라피티가 얹어져 많은 셀러브리티가 즐겨 착용했다.


베트멍은 이렇듯 제품군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2017년, 베트멍의 참가만으로 화제가 됐던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칼하트(Carhartt), 리바이스, 꼼데가르송(Comme des Garcons) 등 총 18개의 브랜드와의 협업한 일은 그들의 관점을 잘 대변해주는 일화다. 10월경 선보일 컬렉션을 7월에 발표해야 해 촉박한 시간을 해결할 묘책이었다. "쿠튀리에가 되고 싶었다기보단 6월에 바이어가 예산을 가장 많이 쓰기 때문이다."라는 솔직하면서도 재치 있는 뎀나의 인터뷰 역시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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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 


"옷 이란 즐기는 것 그 자체죠." 


뎀나의 베트멍 크루는 의복 본연의 의미에 대해 고민했다. 컬렉션에 참여한 모두가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고, 개인적인 경험을 반영해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런 생각들이 모여 그들의 장기인 패러디, 2차 창작이 활발히 성행한다. 스눕 독(Snoop Dogg)이 20년 전 투어 의상으로 만든 티셔츠를 그대로 재현해 판매한다든지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 패딩을 연상케 하는 재킷, 에비앙(evian) 콜라보 물병을 제작해 판매했다.


이러한 패러디 문화는 2012년, 꼼데퍽다운을 시작으로 베트밈(Vetememes), 불렌시아가 등의 브랜드가 생기며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 일명 ‘카피캣’으로 불린 아이템들이 하나둘 모여 현상이 되고, ‘부틀렉’이라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부틀렉은 ‘해적판’을 의미하는 용어로, 원래는 뮤지션의 공연을 촬영해 만든 미디어 혹은 원작자의 동의 없이 공개된 오디오 기록물을 뜻했으나, 브랜드 로고나 디자인을 차용한 여러 아트워크의 의미로 지칭되며 단어의 범주가 넓어졌다.


베트멍의 창립자 뎀나 바잘리아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멍을 대놓고 따라한 베트밈에 대해 "고소할 생각이 없다. 그들도 나처럼 재밌게 옷을 만들면 좋겠다."라며 부틀렉 문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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뎀나는 복식에 대한 사회적 디자인을 풀어내며 새로운 베트멍의 DNA를 창조했다. 2017년 가을, 겨울 컬렉션에서는 타이를 맨 대디부터 10대 펑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렸고, 모델 역시 연령, 인종, 체형 등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했다. 대부분 전문적인 모델이 아니라 베트멍 크루의 지인들이고 심지어 쇼 전날 밤 근처 술집에서 캐릭터에 맞는 사람을 급하게 캐스팅하기도 했다. 또한, 일반인들의 신분증에서 차용한 가짜 신분증 초대장은 패션계의 특권성과 배타성을 풍자하며 각종 인종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으며, 비옷과 경찰복, 소방복과 같은 유니폼으로 하이앤드 패션계를 비웃기도 했다.


중국 레스토랑, 게이 클럽, 파리를 대표하는 백화점인 갤러리 라파예트 등 다양한 곳에서 진행되는 런웨이도 베트멍만의 볼거리다. 어떠한 의미를 담아 장소를 선정했냐는 질문에 "대여 비용이 저렴하고, 쇼를 하기 쉬웠기 때문."이라는 뎀나의 답변은 대중에게 '안티' 정신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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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이슈가 됐던 세계 최초의 '오피셜 페이크 캡슐 컬렉션'은 팬들의 갑론을박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컬렉션의 장소는 다름 아니라 서울로 이날 출시된 한정판 제품들은 사실 한국의 카피 문화를 풍자하기 위함이었다.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베트멍의 카피 제품을 구매한 뒤 재해석해 재판매하는 개러지 세일(Garage Sale)이었던 것. 런던의 럭셔리 온라인 샵 매치스패션(Machesfashion)이 함께한 이벤트에 많은 인파가 몰렸고, 지방에 거주하는 구매자들은 SNS상으로 대리 구매까지 요청하며 또 하나의 ‘창조 경제’를 만들어내는 웃지 못할 상황도 일어났다.


메이저 매거진 및 셀러브리티들은 이벤트 시작 전 개러지 세일 준비 실황을 SNS에 올리며 구매자들을 더욱 기대하게 하였다. 약속된 시간이 다다르며 그 현장이 공개되었고 이벤트가 종료된 뒤 인터넷은 각기 다른 그룹으로 나뉘어 설전이 오갔다. 이들의 주된 내용은 정치 문제도 아니요, 연예인의 가십도 아니었다. 바로 베트멍의 개러지 세일이 그 이유였다.


해당 캡슐은 2015년부터 2016년까지의 컬렉션의 특징을 모아 베트멍의 상징적인 피스를 새롭게 해석한 라인이었다. 베트멍의 가품에 영감을 얻은 브랜드 측이 가품이 많은 나라 중 하나인 한국을 선택해 그들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베트멍을 경험해주게 하고 싶다는 취지이다. 즉 개러지 세일이라고 해서 기존 제품을 할인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 정가에 공개되는 형식이다. 새롭게 공개된 리복 운동화와 두 번째 사진집 ‘썸머 캠프(SUMMER CAMP)’를 비롯해 대표 아이템 레인 코트와 두 가지 종류의 로고 후드, 데님 팬츠, 메탈리카 반팔 티셔츠, 라이터 삭스 부츠, 두 가지 종류의 볼 캡까지 총 10가지 아이템으로 구성되었다.


뎀나 바잘리아는 "한국은 디자이너 브랜드의 카피가 많은 나라 중 하나인데, 베트멍의 제품을 신선하게 재해석한 작품들을 많이 발견했다. 그래서 베트멍의 카피 제품을 응용한 새로운 캡슐 컬렉션을 만들기로 했다."며 이날 행사를 기획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오피셜 페이크'를 둘러싼 대중의 뜨거운 논쟁도 뎀나가 말하는 패션의 즐거움 중 하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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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뎀나 바잘리아가 남긴 유산


뎀나 바잘리아는 흔치 않은 디자이너이다. 패션계의 파격적인 영웅 중 한 사람인 동시에 패션계를 비꼬고, 뒤흔든다. 그는 지난 10년간 기존 관습을 타파하는 베트멍의 디자이너로 특유의 반항적인 에너지를 모두가 열망하는 건설적인 영향력으로 전환해왔다.


그리고 2019년, 뎀나는 베트멍의 수석 디자이너직을 내려놓는다. 브랜드 디자이너로서의 소명을 다했다는 것이 사임의 이유다. <WWD>의 보도에 따르면 뎀나는 베트멍을 떠나 새로운 벤처를 계획 중이다. 그의 동생이자 CEO인 구람 바잘리아(Guram Gvasalia)는 베트멍의 가치를 유지하고, 경계를 확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 임을 밝혔다.


"패션이 지루하다고 느껴 베트멍을 시작했습니다. 베트멍이 등장하고 패션 신은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새로운 포문이 열렸죠. 나는 개념주의자로서, 또 디자인 혁신가로서 사명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베트멍은 브랜드 스스로 더 창조적인 유산을 낳을 수 있을 만큼 성숙해요."


"내가 계속 갖고 있던 불안감을 지웠어요. 뭔가 증명해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거였죠. 늘 '그렇게 이기적이면 안 돼'라고 생각했거든요. 브랜드와 팀, 다른 이들을 위해서 일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지금의 나는 몇 년 전과는 다른 디자이너입니다. 더는 세상의 어두운 면만 보지는 않죠."


베트멍은 불안에 가득 찬, 정착하지 못하는 젊은이의 프로젝트였다. 그게 바로 빠른 성장의 요인이자 어필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그리고 뎀나는 더 이상 스스로를 불안에 가득 찬 젊은이로 느끼지 않는다. "브랜드 이름을 베트멍이라고 지었죠. 내 이름을 붙이지 않았어요. 디자이너가 되어가는 과정에 진행한 프로젝트로 여겼거든요." 성공은 그의 허를 찔렀다. "내가 그런 걸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이 잔인하고 가차 없는 업계에서 말이죠. 만약 알았더라면 더 빨리 시작했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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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스트리트 스타일을 따르기보다는 창의적인 방식으로 도시의 과시욕을 충족시켰고 길에서 마주치는 평범한 사람들이 옷을 입는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일시적인 유행을 따르지 않는 대신 아리송하고 사적인 요소를 차용했다.


뎀나 바잘리아의 인류학적 관찰과 패션 산업에 대한 모순적 감정의 결합은 그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역설적인 인물로 만들었다. 그는 독창적이고 우아하며, 때로는 걷잡을 수 없이 전위적이지만 기본적으로 일상의 평범한 시각에 기반해 작업하는 디자이너다. 지난 베트멍이 걸어온 발자취는 업계에서 독보적인 길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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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베트멍은 2021년 가을, 겨울 시즌 베트멍이 디지털 파리 패션위크를 통해 새로운 컬렉션으로 돌아왔다. 공개한 룩북에는 베트멍의 역대 최대 규모인 165개의 룩이 실렸다. 어마어마한 수량에도 불구하고 어깨가 강조된 오버피트의 재킷부터 특유의 재치 넘치는 슬로건이 담긴 티셔츠, 하이브리드 패널 오버코트, 과감한 크롭 셔츠 등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그대로였다. 베트멍은 앞으로도 외부 투자 없이 독립된 자본력으로 운영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미 각계각층에서 투자 제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그 어떤 제안도 받아들일 계획이 없다고 한다. 꼼데가르송이 그들이 그리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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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York Times


범지구적으로 우울한 시기지만 그럼에도 뎀나 바잘리아는 그 어느 때보다 밝은 미래를 꿈꾸는 낙관론을 가지고 있다. "옛날에는 절망의 순간이나 삶이 잔인할 때가 가장 창의적인 시기라고 여기곤 했죠.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아요. 세상의 밝은 면을 발견했고 나 자신의 긍정적인 면을 볼 때 생산성이 10배는 더 늘어나죠."



CREDIT

Editor

MANG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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