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제, "데이비드 보위처럼 음악으로 평화를 이끌고 싶다"
지난주, 첫 정규 앨범 [Now]를 발표하며 깊이 있는 서사와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뽐냈던 민제(Minje). 첫 정규 앨범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그는 출중한 능력과 개성을 작품 안에서 뽐냈는데요. 음악에 대한 진솔한 생각과 애정을 첫 정규 앨범에 가득 담아낸 민제. 힙합엘이가 그를 만나 간단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앨범 제목이 [Now]다. 정확히 어떤 뜻에서 ‘지금’을 뜻하는 이 단어를 타이틀로 하게 됐나? 앨범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를 해주면서 설명해주면 좋을 것 같다.
[Now]는 나의 첫 스튜디오 앨범이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불편하지 않게 들려주고 싶어서 밸런스 조절에 많은 집중력을 쓰면서 작업했다. 이 앨범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패턴을 찾기가 쉬운 것처럼, 세상 속에서 듣고, 세상 밖에서 생각하고 기록하는 행위를 계속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기억들을 떠올렸을 때, 그 기억 속에 일정한 체계가 있는지를, 규칙적인 패턴이 있는지를, 그리고 내가 느끼는 하이퍼리얼을 훈련된 감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나는 [Now]라는 앨범으로 바로 지금 이 순간의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장르 팬들이 얼터너티브 알앤비 혹은 피비알앤비라고 본 작을 부를 것 같다. 그러한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Now]가 어떤 앨범이라고 생각하나? 장르적으로도 좋고, 서사적으로도 좋다.
피비알앤비라 칭해도 좋고, 얼터너티브 알앤비라 말해도 좋다. 사람들이 내 음악을 어떻게 부르는 건 사실 크게 상관없다. 듣고 뭔가를 느낄 수 있다면 충분하다. 그 음악을 어떤 장르라고 칭하는지는 내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내 생각에 [Now]는 잘 만들어진 케이팝 앨범이다."
지난해부터 EP [Mojo], 믹스테입 [Freesm, 659], 디지털 앨범 [Boy II Man]까지, 작품 활동이 상당히 활발했다. 그래도 이번 앨범은 정규 앨범이기에 앞선 작품들과는 감회가 남다를 거 같다. 앞선 앨범들과 이번 앨범이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이번에 발매된 [Now]는 첫 정규앨범이고 스튜디오 앨범이다. 이번 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하나의 EP와 두 개의 믹스테입이 나왔다. 앞서 공개한 [Mojo], [Freesm, 659], [Boy II Man]이 그것들이다."
“Rememberance”, “Baiji” 같은 트랙에 대해서는 조금 더 자세한 스토리나 의미하는 바를 설명해줄 수 있나?
“Rememberance”는 가까운 친구를 위한 추모곡이다. 과거 그 친구가 했던 밴드 이름이 'The Rance'라 먼저 간 친구를 떠올리며 과거 밴드 멤버들과 함께 스튜디오에 모여서 “Rememberance”라는 곡을 만들게 됐다. 그때 밴드 멤버들과 나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음악을 만들었다. 살면서 가장 감격스러운 순간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Baiji"의 경우는 아마 사람들이 베이지 컬러를 떠올리겠지만, 사실 "Baiji"는 양쯔 강에 살았던, 그러나 지금은 멸종된 핑크색 돌고래의 이름이다. 안타깝게도 이제 바이지 돌고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앨범에 흥미로운 스킷 두 개가 들어가 있다. 하나는 지난해 작고한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에 관한 대화가 실려 있는 스킷이고, 하나는 손기정 선수에 관한 일화가 실려 있는 스킷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 스킷들을 집어넣었는지 이야기해주면 좋을 거 같다.
올해 초, 촬영차 모로코에 갈 일이 있었다. 당시 파리에 들러서 오랜 친구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는데, 그 중간에 데이비드 보위에 대한 이야기 나와서 그걸 그대로 녹음해 스킷으로 사용했다. 데이비드 보위는 내가 태어난 87년도에 음악의 힘으로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렸다. 난 그가 했던 것처럼 음악으로 38선을 없애고 싶다. 장난처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난 과거 어느 때보다 지금, 한국에 높은 문화 수준과 평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현재 음악을 만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Nap"이라는 곡에는 손기정 선수의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우승 장면을 그대로 스킷의 샘플로 사용했다. 그 이유는 앞서 말한 데이비드 보위의 스킷과 비슷한 연관성이 있다. 우리 민족의 자주성에 있어서 일본은 역사적으로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혔고, 그 후로도 무분별하게 한국 문화에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나는 어릴 적부터 그런 일본의 음악과 영화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자랐다. 그리고 사실 그게 자연스러웠다. 그들의 문화는 우리보다 다양했고, 수준 차이 역시 엄청났다. 고등학생 때 비스트 보이즈(Beastie Boys)의 광팬이라 그들이 도쿄에 왔을 때 라이브를 보러 처음 일본에 갔었다. 당시 도쿄에서 놀면서 로컬 밴드들의 라이브를 처음으로 본 이후, 나는 문화충격을 받았다. 그리고는 일본으로 건너가 유학 생활도 했었다. 이와 같은 사실을 부정할 수 없지만, 난 한국 사람으로서 그저 더 좋은 음악을 더 떳떳하게 만들고 싶다."
이번 앨범을 만드는 데에 3년 정도 걸렸다고 알고 있다. 앨범을 들어줄 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야기해줘도 좋을 거 같다.
앨범을 만드는데 시간이 얼마가 걸렸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이유와 사유들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게 우리의 일상이고 우리의 인생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에 그 찰나를 깊이 들여다보면 깨우침이 다가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앨범을 만드는 데에 도와준 주변의 음악적 동료들에게 샤라웃 부탁한다.
To all apple fans out there. "Now" is now on iTu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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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제씨 음악 정말 좋게 듣고 있었는데, 통일이 이유 중 하나라니ㄷㄷ
긴 인터뷰도 보고 싶습니다!!꼭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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