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쉐프, "90년대 황금기의 힙합이 우리 음악의 기반이다."
새로운 그룹 수쉐프(Sous Chefs)를 결성한 오왼 오바도즈(Owen Ovadoz, 이하 오왼)와 pH-1. 수쉐프는 얼마 전 "Cookin"과 "N.W.A.(New Wave Attitude)"를 차례로 공개하며 새로운 그룹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특히, "N.W.A.(New Wave Attitude)"은 다양한 피처링진의 조합으로 많은 힙합 팬들에게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힙합엘이는 찰떡같은 호흡으로 인상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는 수쉐프를 만나 간단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일단 수쉐프라는 그룹을 어떻게 결성하게 되었는지 말해주면 좋을 것 같다.
오왼: 일단 pH-1 형이랑 나는 예전 사운드클라우드 믹스테입 시절부터 같이 작업을 해 왔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궁합이 잘 맞는다는 사실을 서로 알기에, 이번 기회에 같이 그룹을 결성하자는 의견이 나왔다.pH-1: 오왼과 오래전부터 작업을 함께 해왔고, 음악적으로나 동료로서나 케미가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팀을 만들게 됐다.
왜 메인 쉐프가 아니라 수쉐프라는 이름을 썼는지 궁금하다.
오왼: 'It's God first at all times and we the Sous Chefs'. 주님이 항상 첫 번째이기에 우리는 부주방장이다.pH-1: ‘늘 하나님이 먼저이시다’라는 마음으로 하나님이 메인 쉐프이고, 우리는 보조 주방장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오왼 오바도즈와 pH-1은 확실히 음악적으로 좋은 파트너 같다. 그동안 여러 작업을 함께 해왔는데, 서로 호흡이 잘 맞는 편이라 생각하나? 가끔 SNS에 올라오는 포스팅을 보면, 음악 외적으로도 코드가 잘 맞는 편인 것 같다.
오왼: 일단 둘 다 동부 출신이어서 그런지 코드가 비슷하다. 그리고 우리는 음과 양의 조화가 아주 적절하게 어울리는 것 같다. 내가 좀 삐딱한 음이고 밝고 현명한 pH-1 형이 양이다.pH-1: 말해준 대로 호흡이 잘 맞는 편이다. 목소리의 톤에서부터 시작해서 서로의 에너지가 다르면서도 조화가 잘 어우러진다고 할까. 오왼이 조금 더 와일드하고 뚜렷하게 찌르고 들어온다면, 나는 조금 더 절제된 부드러운(?) 에너지인 것 같다.
"Cookin'"과 "N.W.A(New Wave Attitude)" 모두 사운드적으로 90년대 힙합에 대한 존경심이 가득한 트랙 같다. '콘크리트 사이에 핀 장미'와 같은 가사나 우탱클랜(Wu-Tang Clan)과 맙 딥(Mobb Deep)에 대한 언급 등에서도 골든에라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는데, 수쉐프가 지향하는 음악성이 그러한 건가? 각자에게 90년대 힙합이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하다.
오왼: 그게 우리가 힙합을 시작한 계기고 이유이자, 우리 음악이 차별화되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물론, 앞으로 더 새로운 스타일도 들려드릴 테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90년대 힙합의 황금기는 나에게 도화지였고, 빅 엘(BIG L)은 나의 물감이었다. 이 둘의 조합이 지금의 나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pH-1: 각자가 앞으로 솔로 커리어로 보여줄 색깔과는 별개로, 수셰프라는 듀오로서의 색은 확실히 90년대의 분위기가 많이 담겨있을 것이다. 물론, 다른 많은 장르의 음악도 좋아하나, 90년대 황금기의 힙합이 언제나 우리 음악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동안 우리가 늘 함께해온 곡들도 대부분이 붐뱁이었다.
"Cookin'"과 "N.W.A(New Wave Attitude)"에 모두 프로듀서 캔디드 크리에이션(Candid Creation)이 참여했다. 아직 그에 대해 모르는 리스너들이 많을 것 같은데, 간단히 소개해줘도 좋을 것 같다.
오왼: 대구 경산에 최고의 래퍼 이센스(E SENS)가 있다면 대구 경산 최고의 프로듀서로는 캔디드 크리에이션이 있다. 다들 집중하기를 바란다. 그의 Variety는 정말 무궁무진하다.pH-1: 이름은 재완이라는 친구고, 정말 멋진 사운드를 잡아내는 감각을 지닌 프로듀서다. 수셰프와 색이 잘 맞아서 앞으로도 많은 작업을 하게 될 것 같다.
"N.W.A(New Wave Attitude)"는 피처링진의 조화가 가장 인상적이다. 박재범(Jay Park), 김효은, 나플라(nafla) 모두 스타일이 각자 튀는 뮤지션인데, 어떻게 이 조합이 구성됐는지 궁금하다.
오왼: 준원이(pH-1) 형이 재범이 형을 설득시켰고, 내가 나플라와 효은이에게 참여를 부탁했다. 처음에는 똑같고 뻔한 싸이퍼 말고 새로운 느낌으로 곡을 제작해보자였는데 사실 내가 생각한 그림이 담기지 못해서 아쉬운 부분도 있다. 곡 작업을 더 신경 써서 했으면 좋았을 텐데, pH-1 형이 뉴욕으로 돌아가기 전에 시간이 1~2주밖에 없어서 다소 급하게 진행했던 거 같다.pH-1: 각자의 색이 튀는 만큼 아티스트들을 한 데 모았을 때 더 흥미로운 그림이 그려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이디어를 구상할 당시, 당연히 피쳐링진에 대한 고민을 했었다. 그리고 내게 가장 큰 목표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피쳐링진을 살펴봤을 때 “어라? 의외의 조합이네? 빨리 듣고 싶다.” 라는 반응을 만드는 것이었다. 곡이 나오고 반응을 보니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 같다.
여담이지만, 곡의 제목 때문에 해외 팬들 사이에서 말이 조금 나온 거로 알고 있다. 제목의 의미에 대해 시원하게 얘기해줘도 좋을 것 같다.
오왼: 괄호 안의 제목 그대로다. 사실 시원할 것도 없고, 설명할 필요도 없다고 느낀다. 굳이 설명하거나 해외 팬들이 원하는 사과를 해줄 경우, 그들의 말도 안 되는 hatred에 굴복하고 인정을 하는 것이라고 느껴서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았다. 준원이 형이 너무 착해서 개인적으로 설명했지만.pH-1: 해외 팬들 사이에서도 특별히 흑인 팬들이 많은 불평을 했다. 어떻게 자신들의 문화에 있어 성스러운 약자를 가져다가 다른 뜻을 부여할 수 있냐며... 그런데 우리는 그들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려 일부러 우리만의 뜻을 부여한 거였는데, 반대로 화를 내는 반응이 조금 있어서 아쉬웠다.하지만 이해하기에 별로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앞서 오왼이 '내가 너무 착해서 설명 댓글을 달았다’라고 말했지만, 사실 재범이 형에게 미안한 마음이 제일 컸었기에 글을 쓴 것이다. 수셰프 뮤비를 도와주러 나플라, 효은 씨, 그리고 재범이 형이 너무나 많은 고생을 했다. 그런데 곡의 티저가 인스타에 공개되었을 때, 그 누구보다 재범이 형이 욕을 제일 많이 먹었다. 해외 팬층이 제일 큰 만큼 달리는 댓글도 많았고, 본인 곡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형이 욕을 먹는 게 너무 죄송했다. 그래서 그 상황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고 느꼈다. 피쳐링 없이 오왼과 나만의 곡이었다면 아무 글도 안 썼을 거다.
수쉐프라는 타이틀로 음악 외에 요리쇼 같은 콘텐츠를 구성할 생각은 없을까? 특히, 오왼 오바도즈의 경우는 "mmm" 때부터 요리를 테마로 한 제목이나 무언가에 관심이 많은 것처럼 보였다.
오왼: 군대 조리병 출신이라 요리를 2년 동안 해왔다. 취사병과는 큰 차이점이 있으니 궁금하면 검색해보셔도 좋다. 그리고 수쉐프로 발표할 요리 콘텐츠가 더 준비되어 있다. 다들 기대하셔도 좋다.pH-1: 재미있는 영상 콘텐츠와 전국 투어를 구상 중이다. 그리고 굿즈 판매도 이미 계획 중이다. 기대해도 좋다.
앞으로도 수쉐프로서의 활동을 기대해봐도 될까? 계획된 그룹 프로젝트가 있으면 힌트를 줘도 좋을 것 같다. 아니면 예정된 개인 결과물도 좋다.
오왼: 일단 수쉐프로서의 믹스테입이 제작 중이고, 유튜브 채널로 기획 중인 프로젝트도 있다. 또한, 5월 28일에 발표 예정인 내 정규 1집 앨범과 준원이 형의 EP 앨범도 현재 준비 중이다.pH-1: 오왼과 나의 작업방식은 아주 원초적이다. 비트를 듣고 바로 느끼는 그 첫 느낌과 생생함을 빠른 시간에 가사로 적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발표될 우리의 곡들은 어느 정도의 로우(Raw)함을 담고 있을 거라고 본다. 앞에 말한 것처럼 오왼의 앨범이 후에 나올 예정이고, 나도 현재 EP 작업이 한창이다. 수쉐프로서 나올 믹스테입 역시 나올 예정이니 기대하셔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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