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데뷔 앨범 [심장의 펌핑은 고문질]과 두 개의 EP, 총 세 장의 완성도 높은 앨범을 발매하는 기염을 토하며 한국 대중음악계에 독창적인 파동을 일으켰던 우희준이, 그보다 더 깊고 서늘한 내면의 풍경을 담은 신보 [선모(Sunmo)]로 돌아왔다. 전작이 아티스트 우희준의 강렬한 출발점을 알리는 선언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그가 묵묵히 걸어온 사유의 끝에서 길어 올린 기록이다.
이 음반은 여전히 우희준 특유의 음악적 장기를 품고 있다. 두텁고 묵직한 콘트라베이스 연주는 곡의 골격을 단단히 지탱하고, 그 위로 덧입혀진 새로운 소리와 목소리는 듣는 이의 마음을 단숨에 무장해제 시킨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사운드 위에 '침묵'이라는 새로운 악기가 추가되었다. 무엇을 노래하는지 명확히 알 수 없던 감정의 파편들은 이제 '선모'라는 인물을 향한 애도와 철학적인 고백으로 구체화되어, 이전보다 훨씬 더 날카롭고 아픈 언어들로 번져 나간다.
포스트펑크와 인디포크, 그리고 실험적인 로파이 사운드라는 기존의 틀 안에서 우희준은 이제 더 이상 세상의 형식을 빌리지 않는다. "내 입에는 더 이상 말이 없지만, 이 침묵만이 진실히 사랑을 말해"라고 노래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누군가를 향한 맹목적인 믿음과 날개 없이 사라져 간 존재에 대한 깊은 인간애가 서려 있다.
들으면 들을수록 음악의 결 사이사이에 숨겨진 문학적 상징들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해진다. 이제 그는 말 없이도 말한다. 전작에서 느꼈던 신선한 충격이 이제는 어떤 대답을 갈구하게 만드는 묵직한 울림으로 변모했다. 우희준이라는 아티스트가 도달하고자 하는 그 먼 곳은 어디일까. [선모(Sunmo)]는 그가 왜 이토록 독창적인 형태의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증명하는, 가장 투명하고도 비극적인 궤적이다.
저번 1집을 정말 잘 들었어서 이번 앨범도 엄청 기대되네요!
2집과 함께 1집도 LP 예약 판매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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