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는 영화랑 TV시리즈 얘기가 좀 나옵니다 스포가 포함되어 있으니 미리 주의드려요
Roy Orbison - Crying
https://youtu.be/yMATM0A5Ask?si=j0bLRS7byFiUbn8m
https://youtu.be/qLC9o_unLq4?si=CwzSrg_38cmCHzpV
아직도 어떻게 발음하는지 모르겠는데 검모 인가요? 구모 인가요? 일단 검모라 쳐요
하모니 코린 감독 영화 검모를 통해 처음 알게 된 노래 입니다
불길하고 불쾌하면서도 마음이 찡한 영화 였어요
쏟아지는 빗 속에서 길고양이를 학대하고 죽이는 아이들의 모습과 함께 이 노래가 엔딩곡으로 나옵니다
이미지와 노래가
화법은 둘이 정반대지만 일단 모두 비극적인 방황을 멈추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어요
심지어 걔네가 그러는 게 저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은은하게 들더라고요..
마치 영화가 "얘네가 이러는데 계속 내버려둘거냐? 이제 그만 쉬어라" 라고 저한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그 애들의 방황은 분명 그냥 걔네의 문제죠
근데 그 순간에는 마치 제 문제에 대해 뭔가 시사하려는 모습으로 보였다는 겁니다
노래 crying이 그토록 슬픈 이유도 그 때문인 것 같았고요
노래가 마치 제가 방황을 멈추길 그리고 모두가 방황을 멈추길 바라는 것 같았습니다
뭐 제가 한 해석이 틀렸을 수도 있어요.. 워낙 난해한 영화고.. 근데 전 상관 없습니다
아무튼 뭐 crying은 그 때 이후로 슬픈 일 힘든 일 있을 때 마다 항상 애잔하게 떠오르곤 해요 기숙학원에서가 아니더라도
그 애들이 뭘 증명하고 배척한다고 그런 터무니없는 짓을 한 걸까? 왜 잘 살기 위해서 한다는 게 그런 짓 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 답이 뭔지 알아내려는 건 아니지만 그냥 불쌍하다 이거죠
테러리스트를 불쌍히 여기는 거랑 비슷해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참고로 영화의 고양이 학대는 인공물을 이용한 가장이었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이 노래는 멀홀랜드 드라이브에도 나옵니다 이 영화도 정말 좋았죠..
Jimmy Scott - Sycamore Tree
https://youtu.be/HnFgsQUqugI?si=w52La37G3mKkjTBs
지미 스캇은 pj 하비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알게 된 가수 입니다 트윈 픽스에도 나오고요
지미 스캇의 높은 목소리는 칼만 증후군이라는 희귀 유전 질환으로 인한 것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사춘기를 거치지 못했다고 해요
개인적으로 전 지미 스캇의 목소리에서 순수한 충성이 느껴지는 듯 해요
그리고 그 목소리가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걸 들으면 마치 그 순수함이 무언가를 뚫거나 찢고 나오는 듯 한 느낌이 듭니다
마치 영광스런 순간 같이요
다만 트윈 픽스에 등장하는 곡 sycamore tree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무게에 짓눌리고 방황하며 같은 자리를 반복하는 느낌이었죠 원하지 않는 영역에 들어가기 위해서요
아무 생각도 못하게 되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노래 일지도 모르지만.. 몰입했을 때의 느낌이 독특합니다 전 무척 좋아해요
흥얼거리기도 좋았고요
+ address unknown 이라는 노래도 좋습니다 아 그리고 트윈픽스도 재밌어요 여러분 ㅋㅋ
Europa Aria - Nina Hagen & Philippe Huttenlocher
https://youtu.be/g7eCMHWiCM4?si=cxPkNm90479bD-mi
드디어 이 음악 차례가 왔군요 이 글을 통해 소개한 곡 중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전 이런 음악을 정말 좋아해요 ㅋㅋ 잘 없지만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유로파의 주제곡 입니다
유로파 뿐 만이 아니라
라스 폰 트리에 영화는 전부 음악이 충격적일 정도로 좋았죠.. 멜랑콜리아, 안티크라이스트, 님포매니악, 어둠 속의 댄서
유로파를 처음 봤을 때 뭐랄까.. 정말 불안한 상태였어요
내용을 완전히 잘못 이해하며 보고 있었고.. 해석도 제멋대로 하며 봤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종의 게임처럼 감상 했던 것 같기도 하네요
아무튼 정말 요상한 체험이었어요..
사실 지금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체험 마냥 몰입되었던 만큼
마지막에 주인공이 죽었을 때.. 그리고 나레이션에서 깨어나는 게 불가능 하다고 말할 때
저도 죽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게 정말 특이했어요
극복할 수 없을 정도로 절망적인 만큼 동시에 감동적이었습니다
좀 웃기게 들릴 수 있는데 그 때 유로파 아리아는 제 부모님의 관점에서 불려지는 음악 같았어요
부모는 자식의 불안을 달래주고 싶지만 늘 뜻대로 안 되죠 자식이 말을 안 듣기도 하고 계속해서 세상을 알아나가야 하니까요
영화의 해석에 대해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맥락으로도 이해가 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전쟁과 같은 현실에서 개인의 정신, 심리 및 관념적인 영역까지
이렇게 광범위한 요소를 커버하는 작품이기에 체험으로 다가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노래는 영화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의 끝없는 메아리 같았습니다
이 영화를 1991년 당시에 봤으면 또 어땠을까 싶네요
I played on the beach
and all of a sudden
a bull fierce and mighty
I trembled, Isighed
I'm wanting you, needing you, pleading you,
but should know better
I'm fearing you, hating you, wanting you,
but should know better.
입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제가 무척 예민한 사람이란 걸 알게 됐습니다.. 내색은 안 했어요 아마도
대부분 제 감정이나 생각 문제 였긴 한데 뭐라고 해야 하지..
뭔가를 계속 없는 것으로 취급하며 지냈어요
그래야 건강한 거 였고
그게 안되면 고쳐야 하는 거였죠
저를 좀 고치자는 각오를 하면서 가긴 했지만..
모르겠네요 원래 고치는 게 없어지는 것과 같은건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밤' 의 리디아가 "난 하찮은 존재 였으니까" 라고 하는 부분
홍상수 '수유천'의 여대생이 누구의 탓도 하지 않는다며 "전 병신입니다" 라고 말하는 부분이 자꾸 생각났습니다
왜냐면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없었어요
그 생각에 대한 반발도 숙고도 없었습니다
선택지도 없었고 후회도 없었어야 했어요
거의 다 없었어야 했죠
그니까요 제가 앞으로 추구해야 할 건강이 그런거라면 제 미래가 걱정 될 만 하지 않겠어요?
물론 안 하면 그만인 생각입니다..
제게 이렇게 생각하라 말한 사람도 없고요..
그래서 제가 예민한 사람이구나 싶어요
하여간에 그러던 중 라스 폰 트리에의 옛 인터뷰 발언이 생각났습니다 (다시 찾아내진 못했지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학살하고 싶어하는 학살자의 생각을 자신은 완전히 이해한다고 했죠
전 그 말을 떠올리며 마치 기숙학원에서의 현실을 포용하려는 제 입장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완전히 이해한다는 말이 자꾸 떠올라 눈물이 날 것 같았고 혀가 떨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물론 라스의 그 발언에는 악하다 반인륜적이다 싸이코같다 쓰레기같다 철없다 되먹지 못하다 한심하다 미쳤다 등등의 악평이 뒤따를 수 있죠
라스 폰 트리에는 기꺼이 자신의 사악함을 인정하는 듯 하고요
..그게 대수로운 일인가요? 더 끔찍한게 널렸는데
아무튼 그랬습니다... 기숙학원 한 달 다녀놓고 유난이 너무 심하죠?
가수이자 래퍼인 아젤리아 뱅크스도 자주 떠올랐는데
모두 정말 좋아합니다
이렇게 글로 정리하니 만족스럽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늘 홍상수 신작 '그녀가 돌아온 날'을 영화관에서 봤습니다 정말 인상깊게 봤어요 개인적으로 홍상수 감독 영화 중 '강원도의 힘' '소설가의 영화' 와 함께 가장 감동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위안이 되는 순간도 여럿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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