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음악을 들을때 습관적으로 멜로디를 찾고 가사의 의미를 해석하려든다. 하지만 이 음반에서 멜쯔보우의 밀도있고 정교한 노이즈는 그 모든 지적 유희를 무력화시킨다. 보리스의 육중한 리프가 뼈대를 세우면 그 위로 쏟아지는 유성우와 같은 소음의 폭포는 청자의 머릿속에 가득찬 잡념을 씻어낸다.
여기서 소리는 더이상 수단이 아니다. 소리 그자체가 목적이 된순간 음악은 인간이 만든 규약을 넘어 자연 현상과 같은 거대함을 얻게된다. 이것이야말로 소리가 도달하고자 했던 '순수 이데아'의 현현이다.
음악의 궁극적 목표중 하나가 음악을 들을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라면 이 음반은 그 목표를 가장 과격하고도 완벽하게 성취한 형태라 볼수있다. 'Just Abandoned My-Self'에서 전개되는 소리들의 파편들은 기존의 음악적 형식을 잔인할정도로 부순다. 그러나 그 파괴끝에서 우리는 역설적으로 가장 단단한 평화를 경험한다. 모든것이 무너진 폐허에서만 느낄수있는 단 하나의 진동, 즉 '살아있음'에 대한 감각만이 남기 때문이다. 음악이 자아를 죽이고 다시 태어나게하는 종교적 체험의 도구라면 이 음반은 그 의식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성전이다.
완벽한 음악은 듣는이와 연주하는이, 그리고 소리사이의 벽을 허문다. 《Rock Dream》의 라이브 실황은 청자를 그저 관찰자의 위치에 두지 않는다. 앰프의 진동과 고주파의 노이즈는 고막을 넘어 피부와 혈관까지 흐르는 경험을 체험시켜준다. 연주자가 내뿜는 에너지와 청자의 물리적 고통과 환희로 변환되는 이 과정은 음악이 이룰수있는 완벽한 동기화의 상태다. 소리가 곧 나 자신이 되고 내가 곧 소리가 되는 몰아일체의 순간이야말로 음악이라는 예술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하는 도달점이다.
이 음반을 다 듣고 난 뒤 정적은 이전의 것과는 다르다. 그것은 모든 소리의 가능성을 확인한 뒤 찾아오는 겸허한 침묵이다. 보리스와 멜쯔보우는 소리를 쌓고 뭉게고 흩뿌림으로써 음악이 단순히 귀를 즐겁게 하는 유희가 아니라 존재를 증명하는 가장 격렬한 방식중 하나임을 보여주었다. 《Rock Dream》은 음악이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까지 나아가 그곳에 깃발을 꽂은채 우리를 부르고 있다. 이 모든 소리들의 집합체는 결국 음악의 목표가 본질 없이 꾸며낸것이 아니라 완전한 진실과 아름다움임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01.30.2026.
첫트랙 듣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 한번 장황하게 써봤습니다. 이제 중3이라 어휘력이 딸리기도 하고 장문 리뷰는 처음써봐서 미숙한 부분이 있을수도 있어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폐기처분했는데 다시 꺼내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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