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A5iptTYS6is
[앨범소개]
인디스땅스(INDIESTANCE)는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우수 뮤지션 발굴·육성 프로젝트이자, 대한민국 인디신을 대표하는 경연 프로그램입니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인디스땅스 2025에는 총 586팀이 공모하였으며, 치열한 영상심사를 거쳐 TOP30이 선발되고, 예선을 통해 TOP10이 선정되었습니다.
본 컴필레이션 앨범에는 인디스땅스 2025의 주인공인 TOP10 아티스트들의 대표곡과 신곡이 담겨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와 개성,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가장 주목해야 할 음악적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이어온 인디스땅스의 여정과 앞으로의 앞으로의 뮤지션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역사를 지금 인디스땅스 2025에서 만나보세요.
1. 다다다 (DADADA) - Beautiful Day
다다다의 노래는 주저한다. ‘처음 봤을 때부터 널 좋아해’ 왔다는 직구를 던지는 데뷔곡 ‘고백’에서도, 아름다운 날씨 앞에서 발동한 회피에 머리를 쥐어뜯는 이 노래 ‘Beautiful Day’에서도 그렇다. 다른 상황, 다른 마음에서도 이들은 줄곧 주저한다. 지금 내가 내린 결론이 맞는지, 지금 걸으려고 하는 이 길이 맞는지. 일 년에 몇 번 오지 않는 찬란한 계절, 정오가 넘은 시간 침대 속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휘갈겨 내려간 일기 같은 노래 ‘Beautiful Day’도 그렇게 지나가는 하루를 그린다. 그래서 한심하냐고? 이들에 내리쬐는 햇살에 잠시 눈을 돌린다. 무소불위의 권력, 청춘이다. 하도 여기저기 끌려다녀 너덜너덜해지긴 했어도 진짜 주인 앞에서는 여전히 빛나는 그것. 주저하는 노랫말을 등에 태우고 연주가, 멜로디가 경주마처럼 내달린다. ‘우다다다’ 달려 나가는 모습이라는 밴드 다다다의 이름에 새겨진 기세 그대로다.
(김윤하 / 대중음악평론가)
2. 테종 - Toys (Band Ver.)
신시사이저의 영롱함과 매력적인 중저음, 그저 놀자는 이야기로 가득한 가사까지 테종의 'Toys'는 환상으로 가득하다. 다만 테종이 그려낸 환상은 거창하거나 화려하기보다는 순진함과 소박함에 가깝다. 그가 노래한 유흥은 일상을 배경으로 그저 술 한 잔을 더 마시고, 자신이 좋아하는 간식거리에 만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마냥 가볍고 단순하게 들리지 않는 건 테종이 가진 '낭만'의 힘이다. 밴드 사운드로 새로워진 'Toys'는 선명한 드럼 소리와 곳곳에 포인트를 장식하는 신스 연주로 파티의 흥겨움과 길거리의 키스가 남기는 강렬함을 구현하며 장난감의 '즐거움'이란 속성을 대변한다. 동시에 고즈넉한 보컬과 기타 선율에서 다정한 온기가 배어나며 노래는 추억이 깃든 장난감을 보듯 뭉클함을 전하기도 한다. 그 결과 테종이 노래한 소소한 행복은 현실의 불안에 대해 괜찮다는 듯 위안을 전하며 아릿한 여운을 남긴다
(이아림 / 대중음악평론가)
3. LUAMEL (루아멜) - Horizon (2025)
달과 낙타를 이름에 새긴 밴드 루아멜(LUAMEL)의 음악은 그 특이한 작명만큼이나 사막 한 가운데를 횡단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밤하늘에 메아리치듯 잔향을 퍼트리는 기타와 광활하게 뻗어 나가는 드럼, 그리고 이 모든 소리의 균형을 잡아주는 베이스가 어우러지며 탁 트인 쾌감을 낳는다. 여기에 영롱한 신시사이저까지 더해지니 더할 나위 없이 몰입에 어울리는 환경이 조성된다. 어떤 의미에서, 그들의 싱글 ‘Horizon’은 찬란히 빛나며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사막의 등대이자 희망의 표상인 북극성을 닮았다. 우직한 합주에는 지평선을 바라보며 묵묵히 걷는 발걸음이, 역경과 극복을 뚜렷하게 형상화한 기승전결에는 목적지를 향한 여정이 담긴다. 불현듯 발끝에 힘이 들어가도 괜찮다. 그건 아마도 루아멜이 빚어낸 별을 나침반 삼아 행진하는 상상이 빚어낸 조건 반사일지 모르니.
(장준환 / 대중음악평론가)
4. 비공정 - Null
종말을 머릿속에서 지우지 못한 90년대 록 음악 속에 서려 있던 불안이 21세기를 살아가는 비공정의 음악에서 새로운 형태로 피어난다. 이제 막 멋진 이륙을 시작한 비공정이 때에 따라 잠시 닻을 내리고 밟는 땅은 어떤 곳일까. 음악 속에 답이 있다. ‘Null’속 세상에서 인간은 타인을 적으로 간주한다.
모든 것을 확신할 수 없어 값이 없음으로 입력값을 설정해야 하는 세계는 차갑고 혼란하며 긴장감이 감돈다. 지치고 날이 선 듯한 보컬은 음악의 온도를 낮추고, 어지러이 돌아가는 다양한 사운드는 혼란함을, 모양을 바꿔가며 긴박하게 휘몰아치는 리듬은 긴장감을 더한다. ‘하늘을 나는 배’라는 팀 이름에 걸맞게 풍부한 상상력과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비공정만의 세계관을 구축해 나가는 이들의 역량을 온전히 들여다볼 수 있는 곡이다.
(신샘이 / 대중음악평론가)
5. 이젤(EJel) - 공존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웰 메이드 곡을 만들고 작사하는 싱어송라이터다. 그러면서도 싱어게인3에 출연해 3위에 올랐을 정도로 대중적인 호감과 호소력에서도 탁월한 역량을 가졌다. 게다가 열정이 넘친다. 쇼퀸, 포커스, 복면가왕 등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자신을 알리는 데에 적극적이다. 실력, 대중성, 성실함을 고루 갖췄다.
'공존'은 초창기 포크 스타일로 시계를 되돌린 곡이다. 이젤은 2020년 포크 오디션 프로그램 포커스에 본명 장은정으로 출연하며 처음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통기타와 목소리만으로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에게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그러다가 더 다양한 장르를 흡수해 대중적 팝의 영역에서 활동해 왔다. 'Now Or Never'의 EDM, 'New Reels'의 알앤비에서 대표적으로 드러난다. 이번엔 처음으로 돌아가 기타와 목소리만으로 녹음한 곡이다. 가사도 이별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진지한 자기 고백을 노래한다. 복면가왕에도, 인디스땅스에도 능숙히 맞춰내는 다재다능함이 빛을 발하는 곡이다.
(이대화 / 대중음악평론가)
6. 양반들 (Yangbasns) - 님 Neem
인디스땅스 TOP 10 음원으로 공개된 양반들의 ‘님 (Neem)’은 불교 경전 속 신성한 ‘님 나무(Neem Tree)’를 떠올리게 하듯, 영성과 철학의 기운을 담는다. 첫 구절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는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서 가져온 문장으로, ‘님’을 사랑, 우주, 공동체 등 다층적으로 해석하게 한다.
전범선은 동서양 사상을 탐구하며 최치원의 풍류도, 동학의 ‘포접(包接)’에서 길을 찾았다. 나와 타자를 가르는 경계를 지우고, 서로를 품어내며 하나 되어가는 과정이 곧 ‘님 (Neem)’의 핵심이다. “님의 품에 안기면 나는 숨을 못쉽니다”라는 고백은 자아의 소멸이 아니라 공동체 속에서 느끼는 충만의 벅참을 드러낸다.
양반들은 강렬한 사운드로 시작해 점차 합일의 울림으로 나아가며, 차이와 분리를 허물고 각자 안에 깃든 ‘님’을 발견하게 한다. 초월이나 극복이 아닌, 함께 품고 익어가는 ‘포접’의 길. 이 노래는 신비적 찬미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영성적 실천의 노래다.
(최승인 / 대중음악평론가)
7. 우희준 - 노력
금이 간 거울 같은 세상을 나아가기. 울면서 노력하는 삶, 인내하며 노력하는 마음, 묵묵히 노력하는 자세. 생을 살아가며 우리는 차츰 무너져가는 현실 속에서도 끊임없이 연속된 질문을 던지며 세상을 헤집고 살아간다. 사실 삶이란 본질적으로 스스로를 갉아먹어 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집도, 사랑도, 믿음도 서서히 금이 가고 부서져 가는 순간. 우희준은 오히려 애써 명랑하게, 혹은 속도 없이 노래를 읊조린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이렇게 버텨도 되는 걸까? 화려함 없는 담백하고 티없는 그의 목소리 위에 얹힌 가사는 우리가 외면해온 진실을 들춰내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 노력이라 믿었던 것이 헛것처럼 느껴지는 공허한 허무감 속에서도, 맑은 그의 노래는 삶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넌지시 위로처럼 전하는 듯 하다. 조금 냉정한듯 따뜻하고, 절망적이지만 이상스레 다정한 ‘노력’. 이 노래는 결국 생의 무너짐 한가운데서도 꿋꿋이 살아내는, 버려진 문장사이로 피어난 인간의 간절한 숨결을 닮았다.
(조혜림 / 대중음악평론가)
8. 유령서점 - 성장통 (Acoustic Ver.)
밴드 유령서점은 그 이름부터 비현실적 존재(유령)와 현실의 공간(서점), 부재와 서사가 겹치는 문학적 풍경을 환기한다. 지난해 발표한 데뷔 EP [유령서점]의 수록곡 '성장통'은 타이틀이나 셀프 타이틀곡은 아니었지만 그 못지않게 팀의 지향과 정체성을 잘 보여준 바 있다. ‘공허한 밤거리’ ‘담배 냄새’ ‘진눈깨비’ 같은 가사 이미지가 몽환적 질감 중심의 사운드와 중첩하며, 도시를 살아가는 청춘의 불안을 압축한 풍경으로 그려냈다. 이번에 어쿠스틱 버전으로 재탄생한 ‘성장통’은 원곡의 외경을 좀 더 내밀한 내부 독백으로 전환한다. 일렉기타의 쟁글대는 경쾌한 리듬 커팅은 어쿠스틱 기타의 여유로운 퍼커시브 연주로 바뀌고, 16비트 드러밍이 사라진 여백에는 김수의 목소리가 더욱 가까이 다가선다. 원곡의 기타 솔로 라인을 대신하는 이 노래의 후반부 영롱한 말렛 사운드는 도시가 주는 긴장 위에 초현실적 색채를 덧칠한다. 여전히 빠르고 무심하게 흘러가는 어쿠스틱 기타의 스트로크 사이로 가끔 긴 숨이 섞여 들어간 김수의 목소리가 미련 깃든 여운을 남길 때, 창밖 도시의 불빛이 번쩍이고 가사 속 풍경이 하나둘 스칠 때마다 나이나 세대와 무관하게 저마다 다 자라지 못한 아이가 얼굴을 내민다. 끝나지 않는 통증과 함께.
(정병욱 / 대중음악평론가)
9. 모허 - 만화경
처음 이소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어서 더해지는 조민규의 목소리. 목소리의 조화만으로도 고유의 무드를 만들어내지만, 소리의 겹은 계속 쌓여간다. 어쿠스틱 기타와 아이리시 부주키 연주가 목소리를 감싸고, 트럼본 소리가 오랜 여운을 남긴다. 단출해 보이는 이 구성으로도 모허는 자신들의 세계를 구축할 줄 안다. “찬란했던 너는 지금 부서지고 조각나고”라는 가사를 비롯해 ‘만화경’이 품고 있는 신비롭고 환상적이며 환각적이기까지 한 이미지를 이토록 잘 표현한 노래는 없었다.
(김학선 / 대중음악평론가)
10. 삼산 - 줄줄줄 팍팍팍
국악 공연부터 페스티벌까지 자유롭게 오가고 있는 삼산의 노래 ‘줄줄줄 팍팍팍’은 ‘모르겠어’ 이후로 이만한 곡이 나올까 싶을 때 나와준 반가운 노래인 동시에 삼산이라는 음악가를 소개하기에 가장 좋은 곡이기도 하다. 그의 음악은 한국의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삼고 있다. 그러면서도 특정 문법에 얽매이거나 기존 유산이 남긴 양식 혹은 가사를 재료로 삼지 않는다. 명확히 체화되어 있는 가운데 그것을 보란듯이 기분 좋게 탈피해 나가면서도 간결한 송폼과 뚜렷한 이야기로 완성시키는 삼산의 음악은 전무후무라는 단어를 쓰기 어려울 만큼 전통을 소재로 한 많은 시도가 이뤄진 시점에서 그럼에도 가장 빛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진지하게 접근하지 않아도 절대다수가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곡이고,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모두가 웃으며 들을 수 있는 노래다. 피곤하면 헛소리가 줄줄 나오고 스트레스 받으면 헛소리가 팍팍 나온다면서도 그 안에는 묘한 통찰력이 있다.
(박준우 / 대중음악평론가)
[CREDITS]
Compiled by 경기콘텐츠진흥원
Artwork design by 장희문 (나이스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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