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vIjhdWqW3lk
2025 제22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 부문 수상자 단편선 순간들의 2025년 싱글
이른 새벽 강가의 안개 같은 희끄무레한 이야기를 담은 러브송 — 당신과 나 남양주에서
2022년에 처음 쓴 곡이다. 2023년에 한 차례 다듬었다. 이전 앨범인 [음악만세]를 한창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이리저리 매만지다 그냥 빼기로 했다. [음악만세]는 아무래도 조금 진지한 흐름을 가진 앨범인데, 이 곡이 가진 무드가 다른 곡에 비해 가볍게 느껴졌다. 그 상태로 오래 묵혀 두었다.
곡을 완성한 것은 2025년의 일이다. 마지막으로 곡을 만진 2023년과 2025년 사이에는 2년의 시차가 존재한다.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앨범을 냈고,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이들에게 음악이 전해졌다. 고마운 기회로 큰 페스티벌에서 연주하게 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그리고 그 이후를 함께 하면서 ‘우리’가 부를 수 있는 이들이 생긴 것이다. 어느새 우리는 밴드가 되었다.
이전 앨범의 호평은 한편으로는 조금의 부담이 되기도 했다. 그런 피로감을 덜어내고 싶었다. 그 와중, 한 켠에 잠들어 있던 곡을 다시 매만지기 시작했다.
전반부가 2022년에 쓰인 것을 다듬은 것이라면, 후반부는 2025년에 새로 쓰인 것이다. 2025년에 새로 만지던 중에는, 이상하게도 <천녀유혼>이나 <서유기 : 선리기연> 같은 80, 90년대 홍콩영화들의 이미지가 자꾸만 머릿 속을 맴돌았다. 민담이나 설화로부터 파생된 이야기들. 일부는 이미 고인이 되기도 한, 배우들의 표정이나 연기. 어떤 인상. 조금은 공포영화스럽기도, 또 키치하기도 한 미장센. 난데 없이 등장해 허탈해지는 조크들. 지금 보면 웃음이 나오는 엣날식 특수효과들 — 그것들이 곡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나는 이 모든 이야기가 허황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처럼 들렸으면 했다.
이 싱글을 어떤 시발점이라 말하고 싶지는 않다. 약속할 수 없는 것을 약속하고 싶지 않은 까닭에서다. 어찌되었건, 우리는 느리고 천천히 유영하듯 나아가고 있다.
언제나처럼 함께 한 머쉬룸 레코딩의 천학주, 소닉코리아 마스터링의 강승희, 비디오 디렉터 ML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또한 새롭게 합류한 만화가 혀나현에게도 환영의 인사를 전한다.
[Credit]
음악 프로듀싱·제작 총괄 단편선 @오소리웍스
작곡·작사 단편선
편곡 단편선 이보람 송현우 박재준 박장미
연주
드럼 박재준
일렉트릭 베이스 송현우
업라이트 피아노 이보람
일렉트릭 기타 박장미 단편선
포크 기타 단편선
노래 단편선
코러스 박재준 송현우 이보람 박장미 단편선
내레이션 이보람
레코딩 천학주 @머쉬룸레코딩스튜디오
믹싱 천학주 @머쉬룸레코딩스튜디오
마스터링 강승희 @소닉코리아 마스터링 스튜디오
커버 이미지 혀나현
비주얼라이저 ML 혀나현
조언 나종윤 @아템포랩
음원 배급 미러볼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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