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몽살구클럽? 제발 책 먼저 읽고 듣자.

촤대한 스포 줄여볼려고 했는데 어쩔수 없는 부분은 있더라구요.. 진짜 엄청 좋게 읽고 들은 작품이니까 지금이라도 소설 다 읽고 음악 먼저 다 듣고 오셨으면 좋겠어요.

22분짜리 짧은 ep앨범이지만, 200쪽 분량의 소설과 곁들이니 여느 풀랭스 앨범 부럽지 않게된다. 특히 __에게라는 트랙은 앨범만 단독으로 돌렸을땐 분명 워스트 트랙으로 꼽힐것이다. 그러나 소설을 읽은 후, 감동이 이어지는 상태에서 맞닥뜨린 이 트랙은 눈물샘을 자극하며 감정적으로 큰 울림을 가져다주었다.

 필자는 중학교 3학년으로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과 또래이고, 주인공의 절반은 나보다 조금 어린 동생이다. 소설과 앨범의 제목에서도 보여지듯 이 이야기는 자살에 관한 내용을 담고있다는 점에서 주인공들과 또래인 내겐 공감과 걱정, 연민의 감정이 더욱 거세질수밖에 없었다. 나는 행복한 삶을 누리며 살고 있지만 내 친구, 동생뻘의 학생들은 죽음과 삶의 문턱에서 하루하루를 버텨간다는 사실이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내가 이 소설을 읽고 앨범을 들으며 매우 감탄했던 부분은 절망의 끝에 내몰린 사람들에게서 소녀의 느낌을 찾아내 표현했다는 점이었다. 음악을 들을때, 소설을 읽을때 내 마음속에 들어온 소하, 태수, 유민, 보현은 여느 누구보다 소녀다웠다. 죽음과 가까이 있는 소녀를 특히 음악에서 표현하기는 쉽지 않았으리라 짐작된다. 파릇파릇하고 아름다운 소녀의 스테레오타입에 부합하는 이들이 자살을 염두에 두고 자살을 실행하려한다는 모습은 굉장히 괴리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을 통해 작가는 내게 더욱 섬세하고 날카로운 감정의 터치를 이뤄냈다. 이는 음악에서 더욱 명백히 드러난다. 내게 가장 인상깊었던 __에게라는 트랙은 마치 정말 음악실에서 연주한듯한 음질과 등장인물들이 연주한 트라이앵글과 캐스터네츠로 하여금 정말 어느 중학교의 음악실에 와 여중생들의 연주를 듣는듯한 환각을 불러일으킨다. 그와 동시에 소설에서의 감정마저 느껴지며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기도 한다. 첫 두 트랙은 소설의 초반부와 비슷한 감상을 느끼게 한다. 이 점도 내게 굉장히 맘에 들었는데, 한로로의 여름 사랑이 특히 돋보이는 1, 2번 트랙의 기타 반주는 내게 수번의 전율을 느끼게했다. 앨범의 중후반부 소설의 위기, 절정상황을 방불케하는 언출 또한 뛰어났다. 시간을 달리네라는 트랙은 분명 이 엘범의 하이라이트일것이다. 이 트랙의 가창은 스킬풀하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더욱 소녀스러운 느낌을 창출해냈고 이는 나의 감정에 더욱 깊게 다가올 계기가 되었다. 목소리를 까뒤집듯 높이는 하이라이트는 온몸의 털을 곤두세우는 전율을 가져다줬다.

 이 앨범의 정수는 음악적, 문학적 완성도보다 두 매체가 공유하는 세계관에서 비롯된 감정적 경험에서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앨범을 듣기 전에 소설을 먼저 한번 읽어보길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내가 느꼈던 슬픔, 절망, 연민, 공감을 다른 이들도 느끼길 바란다.

으으악 새벽에 자몽살구클럽 책을 읽고 삘받아서 앨범까지 다 들어버리니 3시 40분.. 내일 학원 보충때문에 11시 반에 나와야하는데 리뷰까지 끄적이느라 4시가 넘어갔네요..ㅎㅎ 다시 읽어보니 여기저기 엉성하고 우당탕탕 넘어가는 부분이 많네요.. 죄송합니다 이쁘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