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ezus>는 미니멀리즘 앨범인가? 무서울 정도로 미니멀리즘에 매몰된 본작에 대한 평가들은 마치 사이비 사상에 물든 사람들을 보는 것 같다. 칸예가 자신의 이 앨범을 미니멀리즘이라 칭하고 몇 평론가들이 그것을 수용해서인지 다들 어떤 면에서 이 앨범이 미니멀리즘인지 사유하기는 커녕 자신의 생각을 억압한 채 같은 말만 되풀이한다. "이 앨범은 미니멀리즘을 힙합에 결합시킨 혁신적인 앨범으로써.. " "전작에서 보여준 맥시멀리즘의 정반대를 바라보며.." 등등 말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앨범이 미니멀리즘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미니멀리즘"이라고 당당히 내새울 만큼 미니멀리즘한 앨범이 아니다. 그에 가려진 더 뛰어난 순간들을 봐야한다.
스티브 라이히와 필립 글래스가 보여주는 '반복을 통해 본질에 다가가는 ' 의미의 미니멀리즘은 애시당초 바라지도 않는다.<Yeezus>가 미니멀리즘 앨범이라 불리는 이유는 단순화된 샘플의 사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조금 더 말을 덧 붙이자면 전작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의 풍부한 샘플 운용을 떠올릴 수 있다. <Yeezus>의 샘플 사용이 그에 비해 미니멀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는 <Yeezus> 자체의 특징이 아니라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의 위대함에 기인한 것이다. 전작의 사운드가 너무나 풍부하고 증폭되어 있어서 이에 비해 초라하고 미니멀하게 보인다는 것 뿐이다 . 다시말해 <Yeezus>는 전작에 기생함으로써만 그 본질(대다수의 사람들이 주장하는)을 증명할 수 있다. <Yeezus>의 샘플 사용은 미니멀리즘을 당당히 내세울만큼 최소화 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고 이 앨범이 비어있는 사운드를 나타내는 것 또한 아니다. 오히려 과도하게 부풀려진 사운드로 채워져 있다 . 결론적으로 본작은 '반복에 초점'을 둔 미니멀리즘도 아니고 '최소화, 비어있음'의 미니멀리즘도 아니다.
그렇다면 <Yeezus>가 실패한 앨범인가? 미니멀리즘 앨범으로써는 당연히 실패했다. 전작에 기생하지 않는다면 그 본질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Yeezus>는 결코 실패한 앨범이 아니다. 왜? 그 본질이 미니멀리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앨범의 본질은 '설득력을 가진 난해함'이다. 이에 초점을 둔다면 <Yeezus>는 너무나도 성공한 앨범이다. 일렉트로닉하고 인더스트리얼한 사운드는 앨범 전반에 걸쳐 배치되고, 샘플은 불친절하게 잘리고 왜곡되어 난잡한 전개를 만든다. 이러한 난해한 흐름 속에서 사운드들은 더욱 강렬하게 증폭되고, 이 부풀려진 사운드 사이론 폭력적인 랩이 터져나온다. 그리고 이는 본작의 오만한 주제 의식으로 귀결된다. <Yeezus>는 이렇듯 실험적이고 불친절하다. 하지만 이를 듣는 이들은 그에게 불만을 토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숭배에 가까운 찬사를 보낸다. 여기까지가 <Yeezus>의 위대함이다. 난해한 사운드는 칸예의 손 안에서 조율되어 "전위적"으로만 나아가지 않고 설득력을 지니게 되고, 오만한 주제의식 조차 그가 이전까지 쌓아온 위대함 위에서 수용된다. '설득력을 가진 난해함' 이게 바로 칸예 음악의 핵심이자 이것이 가장 극단적으로 그리고 가장 뛰어나게 드러난 것이 <Yeezus>이다.
림에서 이미 본 글이다
잘 읽었었습니다
실수로 종게에 올렸지만 아무튼 감사합니다!
확실히 이져스가 미니멀리즘이란 표현은 정말 이해안됨
글고 칸예 커리어로 볼때 특색 있어보이는 거지 사실 1~8집 앨범 중에서 음악적으로 볼때는 이져스가 가장 특색도 유기성도 위치도 딸린다고 생각함..
물론 잘만든 앨범인건 당연히 인정함, 근데 쟁쟁한 칸예 1~8집 중에선 가장 커리어로우로 꼽을만한 작품인듯..
1~8집에서 커리어로우는 3집이라 생각하긴 하지만 이져스가 확실히 애매한 매력을 가진 것 같기는 해요..
‘이져스 = 미니멀리즘’ 공식이 충분한 고찰 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런데 어째서 아카네가 여기에?
쓰면서 즛토마요를 들었기 때문에..
즛토마요 최애곡 있습니까
미라츙
합격
륌에서 보고 캬했는데
여기에도 올려주셨구만여
감사합니다!!
이저스 =/ 미니멀리즘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서 미니멀리즘이라고 느낀지는 알겠는데.. 저한테는 딱히 안와닿는 말인듯, 본문 내용 공감가요.
제목 그대로, YEEZUS에 걸맞는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자기를 신이라고 칭하고, 엄청나게 오만하고 뻔뻔한 태도를 보이는데에도 사람들은 수긍하고 찬사할 수 밖에 없는..
칸예는 이런 부분에서 굉장히 능하다고 생각해요. 본인의 난해한 예술을 대중들에게 설득시킬 수 있는 대중성이 확실해요. 왜 칸예가 인기 많은 지 단번에 이해가 가는 부분임
공감합니다 칸예의 음악은 언제나 대중들을 잘 설득하는 것 같아요 (지금 말고)
딱 9집부터 대중성을 잃었다고 생각해요, 그나마 이건 가스펠이라서 이해가 가는데 Donda는 무슨 사후경련도 아니고 몇트랙 찔끔찔끔 폼 돌아오는 게 어이가 없었다는
지금은.. 음 말을 아끼는 게 좋겠네요.
확실히 음악장르로서 미니멀리즘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아주 아주 많죠.하지만 미니멀한 디자인의 조형물에서 시작하여, 건축가들과 미니멀리즘 건축물을 돌아보며 영감을 얻었다던가.. 미니멀하다는 말도 전 이해가 됩니다. 물론 말씀해주신 것처럼 전작과 상대적인게 크긴 하쥬 ㅋㅋ
일단 앨범 커버가 상당히 미니멀해요
엘이 오기 전에 이미 읽고 온건 안비밀 ㅇㅅㅇ
뭔가 많이 배워가네용 평소에 이져스를 미니멀리스틱한 앨범이라고 생각을 해왔는데 또 새로운 해석을 만나니 신기하고 오히려 설득된거 같습니다 추추
추추
진짜 좋은 리뷰네요..
저는 만점을 줄 정도로 이저스를 좋아하는데, 부끄럽지만 5집으로부터의 급격한 스타일 변화를 맥시멀리즘 —> 미니멀리즘이라고 부르며 고평가하는 사람들 중 하나였던 거 같아요 ㅋㅋ 근데 제가 잘못 알고 있었네요.
이제는 이저스의 매력을 설득력을 가진 난해함이라는 제대로 된 측면에서 봐야 되겠군요. 덕분에 미니멀리즘 음악을 좀 파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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