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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일하기 싫다 - 그래서 난 음악 글을 쓴다. 오늘은 브라질.

ILoveNY23시간 전조회 수 348추천수 4댓글 20

(1)

 

그렇지만 오늘은 좀 더 열심히 일을 해야 하므로, 최대한 잡설을 줄여야지.

 

(2)

 

다들 브라질 음악 우우우우우! 하는데, 사실 브라질은 땅덩이가 큰 만큼, 각 지역별 음악의 차이가 꽤 큰 편이다. 

 

우리가 흔히 듣는 삼바는 남서부 리오 데 자네리오나 상파울루 같은 브라질 대도시 - 중상류층이 향유하던 음악이다. (그리고 이 삼바를 재즈와 섞어서 고급화 한게 보사노바이고 [그래서 보사노바는 댄서블한 삼바보다 훨씬 고상한, 라디오 감상용 느낌이 진하다], 이 삼바를 흑인 인구가 많아서 아프리카의 영향이 강한 북동부 지역 로컬 음악과 미국에서 온 락/소울 등과 섞은 거친 [리듬적으로든, 전자 기타와 퍼커션으로 인한 사운드든] 음악이 MPB다.

 

그렇지만 이 MPB에 반대해서, 보다 북동부의 거칠고 토착적인 느낌을 살린, 어떤 의미에서 칸돔블레 같은 브라질 아프리칸 종교의 주술적 느낌을 더 강회시킨 북동부 아티스트들이 계속 나오기도 하고

 

https://youtu.be/kG_q8C0hntY?si=3VIIEe4kXZ4qSlAA

 

(요 녀석이 MPB보다 훨씬 북동부의 토착적 느낌을 살린 앨범의 대표격이다. 듣다보면 Exuma도 생각나고, 엘리스 콜트레인이나 파로아 샌더슨도 생각나고, 확실히 뭔가 있는 음악이다.)

 

여기와 완전히 따로 오는 남부 씬도 있다. 

여긴 우리가 흔히 아는 카우보이 - 아르헨티나하면 떠오르는 가우초 문화와 더 연관성이 있는데, 그래서 미국 컨트리삘에 가까운 통기타 노래들과 밀롱가 같은 (미국의 웨스턴 스윙에 대응되는) 춤곡도 존재한다. (참고로 밀롱가는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에서도 인기 있는 옛날 춤곡이다)

 

그리고 북부도 꽤 따로 노는 편이다. 

북부도 마찬가지로 흑인 인구가 많은데, 브라질 다른 지역과 교류가 많던 북동부에 비해서 북부는 카리브와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같은 범 카리브어권의 영향이 강하다. 그래서 쿰비아라던가, 레게라던가 - 브라질 본토에서는 덜 유행하는 장르들을 적극적으로 흡수한다.

 

그리고 이게 대략 70년대 중후반까지의 상황.

80년대 브라질 독재 정권이 힘을 잃으면서, 브라질에서도 본격적으로 메탈과 펑크 락 - 이에 대응하는 라틴 얼터네이티브가 유행하고, 90년대 들어서는 힙합 (특히 마이애미 베이스)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편이다. 

독특한 것은 이 발전도 각 지역별 전통에 기반해서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https://youtu.be/AkePvxvbrUw?si=lxaylnFnO0kYzCgv

 

(80년대 메탈과 펑크의 영향을 보여주는 브라질 밴드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세풀투라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밴드는 요 녀석 - 치코 사이언스와 나성줌비다. 라틴 음악을 얼터네이티브 락과 섞어찌개한 라틴 얼터네이티브 흐름 중에서 탑 5 안에 들어갈 실력이라 생각한다.)

 

브라질 로컬 힙합/EDM 씬은 크게 두 개로 나뉘는데, 남부 상파울루를 기반으로 한 브라질 훵크씬 (좀 더 고전적인 브레이크 비트와 마이애미 베이스 느낌이 난다)과 북부 벨렘을 기반으로 한 테크노 베르가 등의 씬 (여기는 카리브에서 유행하는 레게톤의 느낌이 강해서, 독특한 싱커페이션 리듬이 기본이다.)

 

(3)

 

또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

 

생각나는 것이 없다 - 일하기 싫음이 어제보다는 덜 한 모양이다.

 

모두들 행복하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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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
  • 1 23시간 전

    오 지역 특성별로 디깅을 해봐야겠네요

  • ILoveNY글쓴이
    23시간 전
    @감사일기

    네네. 기본적으로 땅덩어리가 큰 나라들은 지역별 음악이 차이가 꽤 큽니다.

     

    미국도 그런 경향이 좀 있지만, 경험상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같은 곳이 확실히 차이가 많이 납니다.

  • 1 23시간 전
    @ILoveNY

    그래서 확실히 유럽쪽이 나라별로 디깅하기 편한거 같아요

  • ILoveNY글쓴이
    22시간 전
    @감사일기

    유럽은 아무래도 도시화의 역사가 길어서 지역별 편차가 적고 복잡하지 않아서 디깅하기 수월한 측면이 있죠.

  • 1 23시간 전

    와와 선생님 감사합니다

  • ILoveNY글쓴이
    1 22시간 전
    @파피루스

    아닙니다. 디깅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ㅎㅎ

     

    도움이 되시라 여기 누락한 북부와 남부 브라질 음악을 추가해보면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jfHkXa2IYgjtAuGjcsbUIdhQAfcSDI-G&si=RiemgHCIPYDeg03Z

     

    요 녀석은 북부.

    확실히 듣고 있으면 살짝 느긋한 삼바 아니면 당김음이 있어서 주술적인 북동부 음악과 다르게 스페인어권 카리브의 음악들 - 콜롬비아의 쿰비아나 살사처럼 박자를 많이 쪼개는 편인걸 느낄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r-BARxG8BB0?si=WHJFW2FzBy45ADdS

     

    그리고 요녀석은 남부음악.

    이 녀석은 다른 브라질 음악과 다르게 기타와 가창 위주로 오히려 미국 컨트리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 1 22시간 전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브라질 북동부의 올려주신 음악이 포호 Forro로 보면 될까요?

     

    언젠간 살사나 볼레로 같은 브라질 바깥의 음악들까지 곁들여진 글을 보고 싶습니다.. 너무나 재밌는 것 (강요 절대 아님)

  • ILoveNY글쓴이
    22시간 전
    @끄응끄응끄응

    Forro는 아닙니다.

     

    물론 forro라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트로트처럼 역사적 발전과 지역에 따라서 다양한 스타일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백인 음악에 가깝습니다.

     

    기본적으로 아코니언과 트라이앵글 기반에 박자는 살사처럼 많이 쪼개지만 당김음은 드문 편이죠. (그래서 미국 웨스턴 스윙이나 남미의 다른 유럽 영향이 강한 밀롱가 같은 춤곡과 비슷한 느낌이 있습니다.)(비슷한 형태로 향유된 음악 장르들이기도 하고요.)

     

    여튼 이 녀석은 포로보다는 북동부의 흑인 음악들 - maracatu나 baiao의 영향이 더 강하게 들립니다. (저한테는 말이죠.)(아 물론 포로의 영향이 없다는 건 아닙니다.)

     

  • 22시간 전
    @ILoveNY

    아 포호가 바이앙을 포함하는 범주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닌가보군요. 역시 글을 읽기 보다 음악을 더 많이 들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ILoveNY글쓴이
    22시간 전
    @끄응끄응끄응

    사실 장르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요.

     

    리듬 같은 형식에 따라 붙은 명칭인지, 아니면 그걸 연주하는 연주자들의 편성에 따라 붙은 명칭인지, 아니면 음악이 연주되는 상황에 따른 걸 수도 있고 아니면 음악과 구분되는 춤을 따라 붙은 명칭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그런건 크게 신경 안 쓰고 들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신경 써봤자 헷갈리기만 해요.

  • 21시간 전
    @ILoveNY
  • ILoveNY글쓴이
    22시간 전
    @끄응끄응끄응

    살사는 음...사실 엄청 유명한 것치고는 지역별 편차가 적어서 생각보다 별 것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미국 뉴욕으로 이주한 스페인어권 카리브인들의 음악 - 쿠바와 도니미카, 파나마와 푸에르토리코 - 이 짬뽕된거라서, 음악 자체는 듣다보면 이 지역 음악들과 구분이 되나...싶은 지점도 있고..)

     

    볼레로는 어렵네요.

    왜냐하면 스페인어권 각 지역마다 볼레로라고 말하는 장르가 좀 다릅니다. 기본적으로는 낭만적인 발라드 형태의 음악들이긴 한데..그것만 충족하면 편성이나 그런건 약간 지역별로 제각기인게 있어서.

     

    여튼 나중에 기회가 되면 써보겠습니다.

  • 22시간 전
    @ILoveNY

    볼레로도 지역별로 많이 상이한 편이군요.. 감사합니다. 디깅을 더 해봐야겠어요.

  • ILoveNY글쓴이
    22시간 전
    @끄응끄응끄응

    제가 느끼기에 볼레로는 (i) 스페인 춤곡 볼레로 (라벨 걸로 유명한 것)와 (ii) 쿠바의 낭만적인 기타 발라드인 볼레로와 다른 장르면서도 같은 명칭을 써서 문제가 있고

     

    (ii) 쿠바 볼레로도 기본적으로 낭만적인 분위기만 유지되면 리듬이나 그런건 다른 장르에서 맘대로 가져오다보니 딱 잘라 뭔가 정의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쿠바 음악 자체도 장르별로 딱 구분하기 쉽지 않은 지점이 있기도 하고요.)

    (예컨대 필리핀의 kundiman은 볼레로라 안 불리지만 볼레로랑 유사한 계열의 장르고 - 반대로 베트남 볼레로는 낭만적인 발라드긴한데 악기 편성이나 그런건 오히려 옛날 트로트 느낌이 강합니다.)

  • 21시간 전
    @ILoveNY

    재밌네요 ㅋㅋ 생각해보니 스페인 춤 곡 볼레로랑 쿠바 볼레로랑 같은 이름을 쓰고 있었네요

  • 1 21시간 전

    MPB나 삼바 록? 삼바 소울? 뭐 그런 계열만 몇 개 들어봤는데 당연하지만 제가 모르는 다양한 게 또 많네요 조금씩 파먹어봐야지...

  • ILoveNY글쓴이
    20시간 전
    @Pushedash

    전 언제나 영미권 말고 다른 나라 음악 듣고 싶다하면 브라질부터 추천합니다. 그러니 츄라이 츄라이

  • 1 20시간 전
    @ILoveNY

  • 1 18시간 전

    좋은 글입니다. 제가 들었던 브라질 음악이란 주로 60년대 70년대 보사노바에서 mpb에 이르는 아티스트들의 음악이었는데,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브라질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요쪽에 대부분 분포되어 있고 90년대 이후에는 실종되어 있다는 느낌을 읽으면서 느껴봅니다. 세풀투라같은 밴드도 작년에 내한하면서 알게 되었구요. 그나마 요즘에 음반가게에서 주목하고 있는 브라질 아티스트들도 고전적인 음악을 하는 쪽에 쏠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브루노 벨레같은...) 브라질 힙합은 정말 듣는 사람이 드물수도 있겠네요.

  • ILoveNY글쓴이
    18시간 전
    @일반린스

    [링크가 깨져서 다시 답니다.]

     

    그게 어쩔 수가 없는 지점이 있다 생각합니다.

     

    통상 브라질 음악을 디깅하는 사람들은 백인 힙스터들과 그 영향 아래 디깅하는 사람들일텐데, 이 분들은 말 그대로 '영미권 음악과는 다른' 그 나라 고유의 음악을 듣기 위해 브라질 음악을 듣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모던 락의 영향이 거의 없는 80년대 이전 음악들에 주로 집중될 수 밖에 없죠.

     

    (뭐 그리고 동시에 그들에게 익숙한 소울/알앤비와 같은 흑인 음악과 느낌이 비슷한 장르 위주로 디깅하기도 하죠.

    이게 브라질과 일본 음악은 힙스터들이 열심히 디깅하는 대상이 되면서도, 멕시코 음악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 받는 이유라 생각합니다.)

     

    (반대로 브라질 힙합/EDM은 외국에서도 일렉트로니카 씬을 통해서 퍼지고 번성하고 있습니다. 아마 레게톤과 아프로비츠가 우리 나라에 닿았으니 이제 슬슬 브라질 힙합/EDM이 우리나라에 닿을 때가 된 것도 같습니다 하하.)

     

    여튼 그래도 80년대 브라질 락/메탈, 나아가 범 라틴어권 락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전 항상 생각하는 편입니다. 디깅하는 사람들한테도 언급이 잘 안 되고, 영미권 락 팬들한테도 언급이 잘 안 되고, 일렉팬들한테도 외면 당하고 있는 장르지만 80-90년대 라틴 얼터네이티브로 불리는 이 흐름은 토착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음악을 꽤 많이 만들었거든요.

     

    https://youtu.be/xUVm86plRa4?si=V6qwYGuCjeUwtYFI

     

    글에 링크 단 치코 사이언스 말고도 마누 네그로라는 밴드도 나름의 맛이 있습니다 ㅋㅋㅋㅋ.

     

    이 계통으로는 라틴 아메리카나 브라질은 아니지만, 아일랜드 전통 음악과 펑크 락을 뒤섞은 포그스도 유명하고요.

     

    https://youtu.be/CAKZ9eyuhiY?si=foQm_UtdBwWNYw8C

     

    개인적으로 이런 펑크(Punk) 락 + 로컬 장르의 결합이 여러 나라와 지역에서 보이는데, 관심이 적은게 아쉽습니다.

     

     

    사실 메탈쪽도, 포크 메탈과 파간 메탈을 나름 자기 나라 식으로 해석한 장르들이 꽤 있습니다.

     

    https://youtu.be/lE1Bl_1QJvc?si=0uDEoQT7wtAJfxN3

     

    대표적으로 중국의 JaJaTao라는 요 녀석이 있는데. 전 이 녀석도 참 좋아합니다.

     

    그리고 일본에 있는 여러 비주얼 밴드 중에서 일본 풍 컨셉인 밴드들은 일본 전통 음악을 적극적으로 섞기도 하죠. (물론 백인 리스너들은 [특히 rym쪽]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시티팝 말고도 재팬 하드코어 밴드들도 재미있는 것이 많은데, 참 - 여러 면에서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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