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die Greep - The New Sound
그는 소리를 발명하지 않았다. 그는 소리를 고문했다. 기존의 음과 박과 선율, 그 모든 질서의 골격에 강제로 전류를 흘려, 비명을 악기로 번역한 이가 있다면 그 이름은 아마 Geordie Greep이었을 것이다. The New Sound는 제목 자체가 역설이다. 왜냐하면 본작은 '새로움'이라는 개념조차 물고 뜯어 해체해버리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어떤 음악적 신기함도 얻지 못한다. 그 대신, 우리는 목 뒤로 느릿하게 흘러내리는 사운드의 맹독을 경험하게 된다.
본작은 첫 음에서부터 듣는 자의 청신경을 대상화한다. '들려준다'가 아니라 '당하게 한다'. 각 트랙은 하나의 실험이고, 그 실험 대상은 곧 당신이다. 실험은 고의적으로 실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므로 당신은 감상자가 아니라 표본이다. 트랙마다 교차하는 브라스, 엇박의 드럼, 거식증 걸린 베이스라인 위에서 Greep의 목소리는 무정형의 시체처럼 부유한다. 그는 노래하지 않는다. 그는 중얼거리다, 소리치다, 자기 자신을 흉내 낸다. 언어는 여기서 의미가 아닌 효과로 전락하고, 가사는 내러티브가 아닌 기호의 조합으로 퇴행한다.
그의 가사는 하나의 서사를 쌓기보다, 언어의 폐허 위에서 전기 신호처럼 깜빡인다. 그는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무엇을 말하는 척하는가"를 연기한다. 문장은 시작되기 무섭게 스스로를 부정하며 증발하고, 청자는 끝내 그 의미를 붙잡지 못한 채, 말 잃은 침묵을 귀에 꽂은 듯 멍해진다. 그의 말은 문장 이전의 무언가, 아니 어쩌면 문장 이후의 무언가다.
본작은 곧잘 '혼돈'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지만, 그것은 거짓이다. The New Sound의 실체는 엄격한 난해함이다. 트랙 간의 연결은 없고, 구조는 해체되어 있으며, 중심은 애초에 없다. 그러나 그 모든 혼란 속에는 분명한 의지가 있다 — 청자의 인식 능력을 파괴하는 것, 그리고 그 폐허 위에 음악이 아닌 사운드의 유령을 떠돌게 하는 것.
그렇기에 본작은 들리는 음악이 아니다. 이것은 귓속에서 들끓는 내면 독백의 소리다. 고요한 방 안에서 재생했을 때, 가장 큰 소음이 되어버리는 그 역설. Greep은 그걸 안다. 그러니까 그는 기꺼이 자기 고막을 찢으며 말한다. 자기 안에 울리는 모든 불협, 그 전부를 밖으로 쏟아낸다.
The New Sound는 즉 한 명의 인간이 자신의 감각기관 전체를 건반 삼아 연주한 해체극이다. 들으면 들을수록 선명해지는 것은 음악이 아니라, 나 자신의 곡소리다. 그리고 Greep은 미소 지으며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이제 네가 이어서 울 차례다."
그러게요
진짜 내 목이 잘려나가ㅏ는지도 모르정도로 압도적이였던 작품
개지리는앨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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