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1 / Ambient / MatC
https://www.youtube.com/watch?v=LYSuxhLivUI
언더그라운드 앰비언트Ambient 뮤지션 MatC가 신년을 기념해, 1월 1월 나름의 소소한 '반항'을 계획했다. 그는 작년의 <Utoscapes>를 통해 본인이 사운드스케이프를 얼마나 훌륭하게 잘 구현해낼 수 있는지 몸소 보여주기도 하였는데, 새로운 앨범인 <Parascapes>는 역시나 그러한 MatC 음악만의 고유한 문법을 따르고 있으나 — 더욱 정제되어, 뉴 에이지New Age에 더욱 가까워진 면모를 띈다. 그래서일까? 본작은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주었던 그의 야망과 역량이 모두 일정하게 희석되었다는 인상을 준다.
물론 <Parascapes>가 퇴보를 의미한다는 뜻은 아니다. 본작에는 여전히 아름답고 빛나는 순간들이 존재한다. 광활한 앨범의 포문을 있는 힘껏 열어젖히는 "Parascape", 또 MatC만의 사운드스케이프를 균형 있게 구사해 내는 능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Alpha Twig"에서 그의 훌륭한 감각이 두드러진다. 또, 여타 트랙들에서도 나름 일관성을 갖춘 채로 — 편하게 눈을 감고 들을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를 이어나간다. '이런 사운드도 활용할 줄 알잖아?'. <Parascapes>는 나름의 신선함도 갖춘다.
그러나 본작은 수많은 지점들에서 무시할 수 없는 단점들이 너무나도 많이 발견되어, 다소 정체된 인상을 강하게 준다. 앨범 전반에 걸친 곡의 진행성과 깊이가 부족하다는 것인데, 특히 "Symphonial Frogs"와 "Photosynthesis Lizards"는 그러한 지점들이 가장 두드러지게 등장하는 아쉬운 트랙들이다. 본 트랙들은 다른 트랙들에 비해 공간감이 부족하고, 더욱 얕고 피상적이다. MatC 특유의 몰입감이 제공되는 체험이 <Parascapes>에는 잘 존재하지 않고, 단순한 반복으로 이어져 흥미를 끌지 못한 채 이리저리 빌빌 끌려다니는 느낌이다.
동시에 지나친 반복성과 자연스러운 트랜지션Transition의 부재 역시 피로감을 안겨주는 요소이다. "National Forest Reserve"는 자연의 소리를 가장 크게 활용한 트랙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듬 루프가 과하게 반복되면서 트랙의 매력을 반감시킨다. 그나마 C418을 연상시키는 마지막 트랙 "Thus Both Live In Harmony"가 다채로운 사운드를 탐구하며 긍정적인 결과를 낳긴 하지만, <Parascapes>에서 그러한 순간들은 희소하다. 동시에 앨범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지나치게 정제된 사운드 역시 MatC만의 대담한 사운드가 희석되었다는 인상을 준다. <Parascapes>는 <Utoscapes>의 그림자에서 빠져나가지 못한다.
물론 그러한 결점들을 모두 포용하고 보아도,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쏘쏘한 앰비언트 음반이다. MatC의 폭넓은 장르 이해도는 본작에서 다시금(이가 미미하긴 할지라도) 빛을 발했다. 물론 본작에서 그의 역동성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는 완벽하지 않고, 여전히 아마추어스럽지만 지속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확장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Parascapes>는 그러한, 별로 의미 없어 보일 수도 있는 기대감만을 잔뜩 남기고 끝을 맺는다. 필자는 이러한, 극도로 무명인 아티스트들의 디스코그래피를 감상할 때마다 — 항상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긴 노력의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는 MatC를 비롯한 젊고 유망한 아티스트들이 너무나도 많다. Light 6
신작 리뷰 항상 감사합니다~~
이거 들어볼랬ㄴ는데 감사합니당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