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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pell Roan의 정규 1집 The Rise and Fall of a Midwest Princess 리뷰

카베케리2024.08.08 21:19조회 수 771추천수 4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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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팝스타의 탄생

 

올해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 1998년생 미국 중서부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Chappell Roan이다.

과장된 스타일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신디 로퍼, 레이디 가가 등 많은 팝스타들을 연상케하는 그는

올해 4월에 발매한 싱글 'Good Luck, Babe!'의 히트를 시작으로

코첼라와 롤라팔루자 등 여러 대형 페스티벌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리며,

또 한 명의 Z세대 팝 아이콘이 나타났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

 

특히 가장 큰 성과라 하면 작년에 발매된 정규 1집의 역주행을 꼽을 수 있는데,

앨범과 다수의 수록곡들이 빌보드와 스포티파이 등 여러 차트에 현재진행형으로 최고 순위를 갱신하면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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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로드리고의 "SOUR"와 "GUTS", 코난 그레이의 "Kid Krow" 등의 앨범들을 프로듀싱한 Dan Nigro가 참여한 정규 1집은 '중서부 공주의 흥망성쇠'라는 이름에 걸맞게 Chappell이 가수가 되기 위해 고향인 미주리를 떠나 LA에 정착한 이후 자기 자신을 탐구하며 스스로를 찾아가는 과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사랑의 설렘과 아픔, 레즈비언으로서의 성정체성 확립, 그 후로 느끼는 욕망과 해방 등 다양한 경험들을 신스팝, 디스코, 포크 등의 여러 장르들로 표현하며 앨범에 녹였다. 강렬한 팝 트랙들 사이에 서정적인 미드템포 발라드 곡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된 트랙리스트까지 안정적이다. 새로운 메인스트림 Pop Girl의 등장은 언제나 환영이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과장된이라는 뜻을 가진 camp 스타일을 내세우는 앨범임에도 날 것이 아닌 깔끔한 분위기에 달리는 팝 킬링 트랙들의 일부도 과하지 않게 텐션 조절을 하는 느낌이고, 이왕 Chappell Roan이라는 부캐 개념을 내세우는 거라면 조금 더 작정하고 미친 상태로 뛰어놀아도 듣는 사람들이 받아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러한 특징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았기에 앨범 수록곡 전체가 주목을 받는 것 같다.

 

퀴어를 대표하는 가수지만 그의 음악은 퀴어라는 요소로 제한하기 보다는 여성의 힘에 대한 찬가(Femininomenon, Super Graphic Ultra Modern Girl), 강한 성적 쾌감(Naked in Manhattan, Guilty Pleasure), 고향을 떠나 느끼는 향수병(California) 등등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자기 발견과 성장의 여정 등 다양한 이야기에 더 초점을 두어 표현했기에 퀴어가 아닌 사람들의 반응도 크게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동안 라틴과 컨트리 등 특정 장르의 지속된 유행에 피로를 느끼던 상황에서 이제 대중적인 팝의 공식을 따르는 곡을 필요로 하는 시점이 현재 맞물려있는 상황도 한몫했다고 본다.

 

 

 

(아래부터는 수록곡 개별 설명 및 짧은 리뷰입니다.)

 

1. Femininomenon

 

 

곡 제목은 여성성(femininity)과 현상(phenomenon)의 합성어로,

여성들이 자기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곡.

차분한 멜로디로 시작하여 시동이 걸리는 굉음과 휘몰아치는 후렴까지 오르는 빌드업은 앨범의 포문을 첫 트랙으로 매우 적합하다.

 

 

2. Red Wine Supernova

 

 

상대에게 사랑에 빠졌을 때 느끼는 강렬한 끌림과 감정의 폭발을 표현한 곡.

기타와 신스 사운드가 대비를 이루는 파트의 구조가 인상적이며, 이러한 흐름으로 듣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3. After Midnight

 

 

자정 이후 느끼는 욕망과 해방에 관한 곡.

가사는 부모님 말씀 잘 듣던 소녀가 밤이 되면 달라진다는 클리셰를 담고 있지만

깔끔한 베이스가 메인이 되는 곡의 구성으로 자연스레 리듬을 타게 만든다.

 

 

4. Coffee

 

 

이별의 경계에 놓여있는 관계를 표현한 곡.

끝나가는 인연임에도 더이상 노력하지 않으려는 감정을 피아노 발라드로 잘 녹여냈다.

 

 

5. Casual

 

 

가벼운 관계에서 느끼는 내면의 혼란을 다룬 곡.

담담한 벌스를 시작으로 고조되는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 파트에선 격정적이고 씁쓸한 절규까지 느껴진다.

 

 

6. Super Graphic Ultra Modern Girl

 

 

실망만 남긴 데이트 이후 자신 같은 멋있는 사람을 찾는 당당함을 담은 곡.

정신을 쏙 빼놓는 비트와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곡에서 보여지는 화자의 자신감과 그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사실 그는 이 곡을 영화 "Barbie"의 사운드 트랙으로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7. HOT TO GO!

 

 

상대에게 자신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곡.

Chappell의 의도대로 떼창을 유도하는 후렴과 치어리딩 스타일을 더한 하이틴 콘셉트,

모두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안무까지 앨범 수록곡들 중 반응이 가장 크게 온 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보인다.

 

 

8. My Kink Is Karma

 

 

이별 후 상대의 불행을 보며 희열과 흥분을 느낀다는 내용의 곡.

두껍게 찍은 신스와 드럼 사운드로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끌고

가사의 내용을 극대화하여 청자도 같이 쾌감을 느끼게 한다.

 

 

9. Picture You

 

 

연애 관계에 있는 상대의 내면 속 자신의 모습에 대해 고민하는 내용의 곡.

상대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불안함을 어쿠스틱 사운드와 애절한 멜로디로 잘 표현했다.

 

 

10. Kaleidoscope

 

 

사랑의 다채로운 감정과 다양한 표현을 만화경에 비유한 내용을 담은 곡.

상대의 결정을 받아들이려 하며 덤덤하게 눌러담은 보컬이 더 울컥하게 만든다.

 

 

11. Pink Pony Club

 

 

자신의 자아를 발견하며 해방을 느끼는 내용의 곡.

Chappell이 본인의 정체성을 깨닫고 발매한 첫 번째 곡인 만큼 진정으로 자신을 찾은 즐거움이 그대로 담겨있다.

아웃트로의 기타 솔로 파트는 그냥 흘려들어선 안 될 정도로 쾌감이 크다.

 

 

12. Naked in Manhattan

 

 

우정을 넘어선 관계에서 새롭게 생긴 성적 욕망을 다룬 곡.

발칙한 가사와 대비되는 통통 튀는 신스와 중독성 있는 후크가 인상적이다.

 

 

13. California

 

 

새로운 환경에 실망하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은 곡.

당시 데뷔 EP(School Nights)와 연이어 발매한 싱글들의 히트 실패로

레이블에서 쫓겨나 회의감을 느꼈을 그의 감정이 그대로 와닿는다.

 

 

14. Guilty Pleasure

 

 

자극적인 생각에서 느껴지는 죄책감과 쾌락의 내적 갈등을 표현한 곡.

익살스러운 가창과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메세지로

첫 정규를 마무리하기에 적합한 트랙이란 생각이 든다.

 

PICK

Casual

Super Graphic Ultra Modern Girl

HOT TO GO!

Pink Pony Club

Naked in Manhattan

 

+

 

 

이전에 발매한 싱글임에도 앨범엔 수록되지 않았지만

고등학교 여름캠프에서 느끼는 순수한 사랑을 표현한

Love Me Anyway라는 트랙도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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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8.8 21:43

    양질의 리뷰 잘읽었읍니다

  • 카베케리글쓴이
    8.8 22:23
    @tameimpala

    첫 리뷰인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goat

  • 카베케리글쓴이
    8.8 22:23
    @아이돈라이크힙합

    올해 팝 GOAT 자리는 확실히 가져갔다고 봅니다

  • @카베케리

    ㄹㅇ 올해 샤펠만큼의 임팩트를 가진 신인은 없었는듯 하네요

  • 카베케리글쓴이
    8.8 23:08
    @아이돈라이크힙합

    굿럭베입은 그래미까지 노릴만하고 무대도 잘 해서 페스티벌마다 화제 되는 거 보면 나중엔 더 크게 성장하지 않을까 싶어요

  • 8.8 22:01

    이 앨범 곡들의 내용이 생각보다 많이 개인적이었군요 ㅋㅋ

  • 카베케리글쓴이
    8.8 22:25
    @수저

    개인의 경험이 메시지의 중심인 앨범이라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거 같습니다 ㅋㅋㅋ

  • 8.8 22:01

    궁금했던 앨범인데 트랙별로 리뷰가 있으니 너무 보기 좋네요

    잘 읽고 갑니다

  • 카베케리글쓴이
    1 8.8 22:27
    @Satang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찾아본 것도 있지만 트랙별로 간단하게나마 리뷰가 있으면 보시기에 더 좋지 않을까 했는데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8.9 15:21

    우키팝님 영상 썸네일에서만 보고 지나쳤었는데 한번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리뷰네요 잘 읽었습니다

     

    + 98년생... 이었어?

  • 8.9 15:41
    @Jablo

    우키팝님 영상 보고 앨범 함 돌려봐야겠다고 생각했으요

  • 카베케리글쓴이
    1 8.9 19:08
    @한겨울

    전반적으로 깔끔한 팝 앨범이라 가볍게 들을 수 있으니 한번 돌려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 카베케리글쓴이
    8.9 19:08
    @Jablo

    미국에선 지금 반응이 제일 좋은데 한국에선 잘 안 알려진 느낌이라 우키팝님이 소개해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 분장 지우면 순한 인상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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