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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아랫분이 올리신 제목을 제가 적당히 패러디했습니다 (!) 너른 양해를....부탁드립니다 하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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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보이듯, 요즘 제가 꽂혀 있는 것은 한국 소울 창법과 한국 사이키델릭 락의 역사입니다. 이것저것 열심히 들었는데, 그 중 좋은 것을 몇 가지 소개시켜 드릴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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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소울 음악은 크게 세 가지 계보를 가진 것 같습니다.
하나는 신중현 선생님 라인으로, 소울과 사이키델릭 락, 혹은 사이키델릭 소울라고 부를 만한 라인입니다.
다른 하나는 데블스 라인으로, 제임스 브라운풍의 본격적인 소울과 시카고 같은 브라스 락, 훵크를 기반으로 한 라인입니다.
마지막은 재즈 보컬들에서 나옵니다. 50년대 유행처럼 나오던 봉봉사중창단, 쟈니 브라더스 같은 바버샵 그룹은, 60년대 들어서 알앤비를 흡수하더니, 70년대 들어서면 (예전에 소개한) 투 코리언스 같은 (자생적) 재즈-알앤비-블루스 가수들을 배출합니다.
자 다음 노래는 그 중에서도 두번째, 데블스 라인입니다.
https://youtu.be/Y7IcmEfKfyI?si=-iQ6RVoPKHbgzm1Z
데블스 1집에만 참여하고 나간 연석원님이 만든 밴드, 연석원과 까치소리의 앨범입니다. 75년인데, 창법을 들으면 완벽한 알앤비 창법입니다. 소울이라 부르기에는, 특유의 가스펠 느낌이 없지만 그래서 더 귀한 것 같습니다. 가스펠 같이 우렁찬 목소리로 부르는 가수들은 꽤 여럿이지만, 알앤비 느낌이 나는 가수는 90년대 이전에는 극히 드물거든요.
https://youtu.be/8DqkAlCPfDo?si=jx5ySM4ad9efd3JO
80년 정난이 1집에 수록된 낙엽입니다. 데블스의 또다른 한 파트, 김명길님이 편곡(한 것으로 추정되는) 음악입니다. 70년대 후반, 데블스는 노만 기획 아래에서 이런저런 소울/훵크 여가수 앨범에 참여합니다. 이은하, 정난이, 숙자매 등등이 있습니다. 전 참 데블스 특유의 이 기타 소리와 촘촘하게 들어간 리듬 악기들이 좋습니다.
https://youtu.be/AyT9JyaH-UY?si=qbPd1qxtNEtNC4vr
이건 73년도 뷰티 걸즈에 수록된 신 밀양아리랑입니다. 아직 노만 기획에 들어가기 전, 데블스가 참여했던 음반입니다. 이때 데블스 앨범에는 고고장에서 연주하던 레퍼토리처럼 보이던 곡들이 꽤 있는데, 그 중 하나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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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EE5bTQz-s00?si=3ewZppoKvmg5QXzl
이번에는 첫번째 라인, 신중현 선생님입니다. 71년에 발표된 음원인데, 버니 걸즈라는 걸그룹이 불렀습니다. 하지만 이것보다 중요한 건, 이 음원에 들어있는 음향 실험입니다. 사이키델릭하고 우주스럽고, 핑크 플로이드나 공 같은 프로그레시브 락 밴드들을 연상케 하는 사운드입니다.
https://youtu.be/PD3K5gOtLYM?si=-8_B3tgCJ9KCyBCw
이번 건 함중아와 양키스가 75년 1집에 수록된 미스타 소입니다. 70년대 후반 안타 기획 느낌의 트로트 고고의 영향을 받기 전, 신중현의 사이키델릭 락 영향이 잘 들리는 곡입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함중아님 특유의 락앤롤/하드락 느낌이죠.
https://youtu.be/wN0nKD8vKb4?si=aq8LKMF2908iwdqz
신중현과 퀘션스에서 보컬을 받으셨던, 박인수 선생님이 80년대에 거의 처음으로 내신 독집의 노래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정태춘 같은 포크 싱어들이 생각나는 투박한 발성과 발음이 있지만, 창법은 기가막힌 소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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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 재즈 싱어들의 세계입니다.
전에 정성조, 신병하님과 같은 재즈맨들을 소개해드렸는데, 여기에는 포시즌이라는 기획사를 운영했던 엄진님을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70년대 후반, 대마초 파동으로 그룹사운드와 포크씬이 전부 쓸려나간 공백기를 채운 건, 제가 볼 때 엄진님의 포시즌과 안타 기획의 트로트 고고입니다.
단적인 예로, MBC 75년 이후 MBC 10대 가수에서 윤항기, 박상규, 혜은이는 포시즌쪽, 김훈, 윤수일, 최병걸, 최헌은 안타 기획쪽이었습니다.
안타 기획이 트로트 부르스와 락을 섞어서 대중성을 획득했다면, 포시즌은 트로트와 재즈 그리고 브라스 락을 조금씩 섞어서 굉장히 재미있는 음악을 만듭니다.
https://youtu.be/6V1_Ir7Eink?si=R-MAOyx0AG9hXoH8
74년 윤항기 앨범에 수록되었습니다. 관현악 편곡과 곡의 구성은 무언가 지울 수 없는 당시 트로트의 느낌이 있지만 베이스와 기타 연주만큼은 재즈에 가깝습니다. 특히 중간중간 짧게 들리는 기타 연주는 분명 사이키델릭보다는, 재즈 기타에 가깝습니다.
https://youtu.be/TumTCSlB_ZA?si=J-QP1E2lGqz119L7
77년 박상규 앨범에 수록된 노래입니다. 전 특히 첫 트랙을 좋아합니다. 박상규의 창법은 묘하게 트로트 느낌이 있는데, 노래 자체는 굉장히 흥겨운 라틴 편곡입니다. 베이스와 콩가, 기타 그리고 베이스. 트로트 재즈...일까요?
https://youtu.be/mP_A-awL70s?si=R30ZI22395f13mXa
이번 음원은 엄진님이랑 관계가 없습니다. 그냥....제가 트로트를 다시 보게 만든 두 명 중 한 명인 송대관에 대한 소개입니다. (다른 한 명은 나훈아)
75년 송대관 독집에 실린 음원입니다. 창법은 트로트, 저 부담스러운 색소폰 소리와 리듬조차 전형적인 트로트지만, 나머지는 전부 라틴 재즈에 가깝습니다. 드럼 리듬이며 뒤에 깔린 피아노하며, 베이스하며.....재즈입니다 이건.
진짜 이정도면 한국 옛날 음악 교수 해셔도 될것 같으신데 ㄷㄷ 좋은 음악 잘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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