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카데고리에 적었지만, 그냥 후기에 가까운 글입니다.
소위 스래쉬 메탈 빅 4인 Metallica Megadeth Slayer Anthrax 중에서 2024년 첫 솔로 앨범을 내는 Kerry King과 Slayer 재결성 공연이 있다고 해서 오랜만에 밤마다 앨범 하나씩 쭉 돌려 봤었다. 예전부터 느꼈던 것들도 있었고, 중간에 잘 듣지 않았던 앨범들까지 차례대로 들으면서 주관적으로 나에겐 Slayer가 생각보다 과대평가되긴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간단하게 얘기해 보려고 한다.
일단 초기 1, 2집의 시작은 다들 인정하듯 2집 Hell Awaits은 다시 들어볼 만한 앨범이라 생각한다.
3집인 Reign in Blood부터 4집 South of Heaven, 5집 Seasons in the Abyss까지 이들의 최고 전성기를 맞이하는데 이때가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 상황이다. 좋게 말하면 이들은 일찍 성공한 케이스이고, 빠르게 메탈팬들에게 각인되어 버렸다. 이게 최대 장점이면서 그 이후 단점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생각한다.
사실 Reign in Blood의 프로듀싱을 맡은 Rick Rubin에 대해 첨엔 불만이였지만, 그의 작업방식과 앨범의 대성공으로 인해 이때부터 계속해서 Rick Rubin과 작업하고 싶어했고, 총괄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지만, 이후 디스코그라피를 보면 Rick Rubin이 워낙에 바빴기에 어느정도 도움을 주면서 다른 프로듀서들을 소개해 주어 나머지 작업을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앨범을 내놓는다. 이런 방식 때문에 리마스터 이전 버젼으로 들어보면 진짜 믹싱이 앨범들마다 제멋대로에 귀가 아플 정도로 믹싱이나 마스터링에 제대로 공을 들이지 않았던게 꽤나 크게 작용 했다고 본다. (South of Heaven 앨범부터 God Hates Us All까지 확실히 체감할 수 있다)
이런 문제는 밴드 자체의 문제일 수 있는데, 기타리스트인 Kerry King은 녹음 이후에 믹싱이나 마스터링 등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걸로 알고있고, 밴드가 최대한 라이브 녹음을 한 이후 Protool같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인한 간섭을 최소한으로 하길 원했던 문제들도 더해졌다. 그래서 분명 메이져 레이블에서 발매하는 앨범임에도 이정도로 편차가 있는 수준으로 나온다는 건 그만큼 밴드내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5집 이후 Dave Lombardo를 대신해 들어온 Paul Bostaph의 스타일도 일정부분 영향을 줬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스피디하고 공격적인 드러밍에서 조금 그루브한 느낌으로 바뀌었지만, Paul Bostaph가 Slayer에 어울리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90년대 얼터너티브 열풍에서도 꾸준히 작업을 헀고, Divine Intervention 앨범을 듣다가 시간이 흘러 God Hates Us All, 그리고 마지막 앨범인 Repentless에서의 드럼을 들어보면 절대 Dave Lombardo보다 별로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재결성 투어에 과연 Dave Lombardo가 복귀할까 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임금 불만 문제를 제기했다가 밴드에서 강퇴 당하고, 법적인 문제로 인해 재결성 투어가 불발 되었다. (이부분은 위키피디아랑 나무위키랑 꽤나 상반된 관점으로 쓰여 있는게 흥미롭긴 헀다.ㅋㅋ)
다시 앞에서 얘기한 Slayer의 전성기가 너무 빨랐던 문제는 이후 후기 3장의 앨범에서 밴드가 빠르게 잠식되는 결과로 흘러가게 되었다. 사실 Divine Intervention 앨범부터 2000년대 이전 발매작들은 중간에 커버앨범이 껴있다고 해도 여전히 적응하지 못한 결과를 제공했다. 밴드의 고집도 있지만, 이들을 어떻게 요리해서 홍보할까 라는 고민을 하는 레이블이 날 것인 밴드를 다듬어 보고자 노력했지만, 결과는 생각보다 좋진 못했다. 그나마 God Hates Us All 부터 다시 예전의 모습을 찾아갔고, Dave Lombardo의 복귀작인 Christ Illusion부터 감을 많이 찾긴했고, World Painted Blood으로 살아나나 했지만, 기타리스트 Jeff Hanneman의 죽음과 Dave Lombardo 강퇴라는 연속 크리티컬을 맞으며, 밴드의 미래가 암울해져 버렸고, 남은 에너지를 쥐어 짜면서 마무리 한게 Repentless이라 볼 수 있다. (Kerry King은 이후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은퇴를 너무 빨리 해버린 것에 후회한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
확실히 후기 3장의 앨범은 90년대에 비하면 다시 들어볼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이들의 이른 은퇴는 많이 아쉽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Metallica, Megadeth에 비해서 실험적인 부분이 부족하긴 하나 정규작들은 진짜 노빠꾸로 몰아 붙인점은 스래쉬 매탈 역사에선 영원하지 않을까 한다.
과대평가 받는다는 내용으로 썼지만, 오랜만에 다시 들어보면서 좀 그리운 마음이 컸던거 같다. 재결성 투어로 마무리 잘했으면 싶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뽑는 Slayer 최고앨범은 Seasons in the Abyss이다. Reign in Blood 공격성, South of Heaven의 완급조절이 잘 융화된 작품이라 생각한다.
추가로 이번에 다시 들으면서 좋아진 앨범은 God Hates Us All, Repentless을 뽑을거 같다.
https://youtu.be/jqnC54vbUbU?si=0UTpfIxvOhRPm4cF
https://youtu.be/WfKUWvVCwvE?si=lkGQoGbzkBcBLn6t
https://youtu.be/I8Pnp7x8MaI?si=UtwiTXotyUricE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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