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앙 X 쿤디판다 (Feat. Jeremiah Jae) - FOREIGNHUB.CO.KR
HUB: 허브는 네트워크에 다수의 시스템을 연결할 때 사용되는데, 허브가 가지고 있는 각각의 포트에 네트워크 케이블을 연결함으로써 시스템을 네트워크에 동참시킬 수 있다.
21세기가 되면서 자연스레 나타난 단어, 허브(Hub)는 “Foreignhub.co.kr”을 설명하는 데에 키포인트가 되는 단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슈퍼프릭 레코즈(SuperFreak Records) 소속의 프로듀서 비앙(Viann)의 비트가 허브와도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비앙이 구현해놓은 허브에 “Superflush”에서 이미 좋은 조합을 보였던 래퍼 쿤디판다(Khundi Panda)와 브레인피더(Brainfeeder) 소속의 프로듀서이자 래퍼인 제레미아 재(Jeremiah Jae)가 접속한다. 그리고 마치 공간의 제약 따위는 애초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듯이 둘의 자신감 넘치는 랩이 시작된다.
쿤디판다는 그간 현재 씬의 상황을 신랄하게 꼬집고, 그 속에서 자신감을 표출해왔던 아티스트다. 날카로운 가사와 타이트한 랩은 [King Iddim]을 포함한 다수의 믹스테입을 비롯해 “Superflush”, “17 Remix”까지 이어져 왔고, 이는 이번 트랙에서도 유효하다. 그런가 하면, 2007년부터 활동을 시작하며 수면 위로 떠오른 제레미아 재는 래퍼와 프로듀서로서의 두 모습을 영리하게 보여줘 왔다. 캡틴 머피(Captain Murphy)의 믹스테입에 곡을 주면서 프로듀서 제레미아 재의 존재감을 발산한 것이 그 시작점이었다면, 워프 레코즈(Warp Records)를 통해 2014년 발표한 [Good Times]는 두 포지션에서 모두 능수능란하다는 것을 드러낸 지점이었다. “Foreignhub.co.kr” 속 그의 랩은 비교적 간결하고 명료하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서 있는 위치를 충분히 드러내고, 호기롭게 자신만의 메시지를 말하기에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제 시선을 다시 "Foreignhub.co.kr"라는 만남의 장을 만든 비앙에게로 돌려보자. 'com'이 붙은 수많은 허브와는 다른 'co.kr' 허브를 만들기 위한 비앙의 세심함은 꽤나 주목할만하다. 지루함을 피하기 위한 여러 번의 변주, 판소리 샘플의 적절한 사용, 그리고 발현악기를 통해 만든 리드미컬한 룹은 co.kr라는 허브가 어떤 것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Foreignhub.co.kr”이 단순히 외국 래퍼의 피처링이 돋보이는 트랙이 아닌 이유는 바로 이 점에 있을 것이며, 그렇기에 한국의 새로운 허브가 이 트랙에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글 | Loner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