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 Cole - Born Sinner
Standard Edition
1. Villuminati
2. Kerney Sermon (Skit)
3. LAnd Of The Snakes
4. Power Trip (Feat. Miguel)
5. Mo Money (Interlude)
6. Trouble
7. Runaway
8. She Knows (Feat. Amber Coffman)
9. Rich Niggaz
10. Where's Jermaine? (Skit)
11. Forbidden Fruit (Feat. Kendrick Lamar)
12. Chaining Day
13. Ain't That Some Shit (Interlude)
14. Crooked Smile (Feat. TLC)
15. Let Nas Down
16. Born Sinner (Feat. James Fauntleroy)
Deluxe Edition
17. Miss America
18. New York Times (Feat. 50 Cent & Bas)
19. Is She Gon Pop
20. Niggaz Know
21. Sparks Will Fly (Feat. Jhene Aiko)
제이콜(J. Cole)의 지난 앨범 [Cole World : The Sideline Story] 리뷰 말미에 나는 ‘아쉽다’는 뉘앙스를 많이 썼다. 그리고 다음 앨범을 기대한다는 여지를 남겼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그때 기대한다고 했던 앨범 [Born Sinner]가 나왔다. 앨범이 나오는 타이밍은 생각보다 어수선했고, 이러한 주변 상황이 이번 앨범 평가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칸예 웨스트(Kanye West)와 정면 승부를 펼친 것은 이 리뷰에서 이야기하지 않겠다. 그래서 이 앨범에 대한 리뷰를 다른 이들이 쓰기 전에 미리 써본다. 어쨌든 합법적으로 미리 들었으니까. 해설지는 비교적 설명을 많이 담았고, 나름대로 중립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명색이 해설지인데 지나친 칭찬은 오히려 보는 이들을 역하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이 리뷰에서는 지극히 내 생각만을 풀어보고자 한다. 제이콜이 앨범에 풀어냈던 형식 그대로. 아마도 칭찬이 될 것이다. 글을 작업하면서 많이 들었던 앨범들은 대부분 당분간 듣지 않게 되는데, 이 앨범은 그 이후로도 계속 찾는 트랙들이 많으니까 상당히 맘에 들었던 것이 맞겠다. 제이콜에 대한 소개는 두 글의 링크를 첨부함으로써 생략하겠다. (글 하단에 첨부)
이번 앨범은 우선 프로듀싱, 가사, 앨범 전체 세 가지의 조합이 굉장히 밀착되어 있다. 더불어 그 자체가 탄탄하든 허술하든 전작과 비슷하게 하나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번 앨범은 지극히 개인이 가진 하나의 감정 흐름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좀 더 단순화되었으며, 반대로 자신의 복잡한 심정을 있는 그대로 토해내기에 더욱 복잡하게 느낄 수도 있다. 복잡다단한 감정 표현 와중에도 그는 자연스럽게 기존에 쓰던 방식이나 트릭들을 그대로 녹여냈다. 타인과 자신 간의 관계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고민과 현실을 결부시키는 방식, 거리의 여성을 소재로 잡는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이번 앨범은 좀 더 제이콜 자신에 가깝다. 지난 앨범의 초점이 ‘여성’, 그리고 ‘감성’이었다면 이번에는 ‘고민’, 그리고 ‘감정’이다. 심지어 마지막 트랙에서도 그는 완전히 고민에서 해방되지 않는다. 다행인 건 자신의 고민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아간다는 것, 그리고 그 고민을 자신의 목소리로 언어화한다는 것이다. 흔히들 고민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해결되는 느낌을 받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구체적으로 몇 부분을 잠깐 살피면, 1번 트랙 “Villuminati” 안에서의 괴리(투팍(2Pac)과 비기(Biggie), 제이지(Jay-Z)로 이어지는 괴리)라는 감정이 “Let Nas Down”에서 정확한 이야기를 통해 드러나고, 마찬가지로 “Villuminati”에서 이야기하는 갖가지 이야기들('Faggot' 단어의 사용, 자신이 일루미나티라는 소문 등)이 마지막 트랙 “Born Sinner”에서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수긍하는 방식으로 끝을 맞이한다. 물론 그 사이에는 엄청난 감정기복도 존재한다. 정리가 되지 않은 듯한, 어수선하기까지 한 감정을 토해내는 것은 “Trouble”과 “Runaway”에서 정점을 맞이한다. 이후 앨범은 다른 국면을 맞이하더니 고민을 털어내려고 힘껏 살풀이하는 듯한 “Ain’t That Some Shit”을 지나 이 앨범에서 가장 위로가 되는 “Crooked Smile”을 맞이한다.
프로듀싱의 퀄리티 자체도 워낙 좋아졌는데, 특히 한 명의 아티스트가 모든 것을 해낼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크게 안착했다. 이번 앨범은 어떤 음악적 기량의 성장보다는 표현하는 능력의 성장이라고 본다. 가사 자체로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이야 워낙 데뷔 때부터 뛰어났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앨범 전체의 기승전결이나 흐름을 잡는 능력도 성장하였으며, 특히 하나의 트랙 안에서 힘을 주고 빼는 방식, 감정을 담는 것에 있어서 한층 발전된 기량을 선보인다. 여전히 일부 트랙들은 거친 질감을 수반하고 있지만, 전작에 비해 훨씬 뚜렷한 사운드 컨셉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트랙 “Born Sinner”의 프로듀싱이 참 마음에 들었다.
앨범에 담긴 내용을 생각해보면 제이콜이 엄청 순수하다는 생각도 들고, 힙합 안에서 존경과 충성심이 얼마나 중요한 아이콘인지 아는 그이기에 이런 이야기가 가능하다는 점도 말하고 싶다. 더불어 자신의 무너진 감정 자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다는 것도 아티스트로서는 뛰어난 능력이라는 것도. 앨범은 개인적인 동시에 개인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부분들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칸예 웨스트와의 대결은 앨범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여러모로 최악의 방해 요소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얼마나 많은 부담감을 안았는지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메인스트림 시장 구조를 분석하는 지표로까지 이어지지는 그런 이상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앨범은, 앨범에 담겨있는 감정은, 그리고 이 앨범을 듣고 쓰는 나까지, 객관적인 것은 없기 때문이다. 결국 그래서 나는 별 넷 반을 주기로 했다. 반이 부족한 이유는, 이 앨범은 결국 해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아티스트의 의도가 친절하리만치 철저하게 담겨 있는 앨범은 듣는 이에게 상상의 여지를 제공하지 않을뿐더러 약간의 피로감을 주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 넷 반이라는 것은 내 나름대로 진심을 다해 추천하고 싶은 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 J. Cole (Feat. Miguel) - Power T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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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Bluc
편집│soulitude
리릭과 그 안에 담긴 감정선은 진짜 대단했습니다.
칸예는 트랙 수가 아쉬웠음
트랙 수 간격도 콜과 비교하면 너무 넓고
콜이 확실히 이번 작이 좋아진 느낌
Power Trip 가사는 정말..
확실한 킬링트랙이 없어서
클래식이 되기는 힘들꺼 같아요 ㅠㅠ
우리 모두 죄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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