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ax - Continue...
01. Dreamin
02. Continue
03. Worked So Hard (Interlude)
04. Get It In
05. Tomorrow
06. Rosana
07. I Shoulda Tried Harder
08. We Can't All Be Heroes
09. Stupefied
10. Toothbrush
11. She Used to be Mine
12. Gin and Tap Water (Interlude)
13. Straight to Paradise
14. Outta My Mind
15. Lewis and Clark (Feat. Herbal T)
16. What's Your Vice?
17. Feels Good (Feat. Breezy Lovejoy)
18. I Ain't a Real Man (EOM Remix)
수년 전, 자신의 쌍둥이 형제 허벌 티(Herbal T)와 함께 단번에 유투브 스타로 등극했던 왁스(Wax)가 오랜만에 정규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2010년도에 덤파운디드(Dumbfoundead)와 함께 발표했던 [Clockwise]을 기준으로 본다면 공식적으로는 3년만의 귀환인데, 그것을 공백기라고 부르기 어려운 것은 그 기간이 왁스의 정력적인 활동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데프 잼(Def Jam Recordings)과 계약을 체결하고, 믹스테입을 발표하는 등 활동 반경을 넓히며 자신의 입지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데프 잼과의 관계는 지속되지 못했다. 일면으로는 대형 레이블의 이윤추구 의지와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워진 것이기도 하니, 결과적으로 이것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겠지만, 당장 그가 내놓은 결과물 [Continue...]만을 두고 평가하자면 자유로운 음악활동이 가능해진 덕에 음악적 역량은 만개한 듯하다.
본 작품에서 가장 도드라지게 노출되는 부분은 메인스트림 힙합이 아님에도 대중들의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다는 점이다. 덤파운디드와 함께 했던 지난 정규작 [Clockwise]도 어렵지 않게 즐길 만한 작품이었지만, 이번 작품에 도달해서 왁스는 조금 더 가벼운 사운드를 어필해 보인다. 그의 음악에는 힙합 특유의 남성성을 강조하기 위한 호전적 면모나 스웩의 과잉은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으며, 오히려 음악을 통해 자신의 실제적인 삶과 배경을 적나라하게 표면화하려 노력한다. 그런 솔직함은 단순히 그의 삶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것들이어서 청자들의 공감대를 끌어내는 데에 굉장히 용이하다. '이제 술도 끊고, 담배도 끊을 거야. 내일부터...'라며 작심삼일을 예고하는 "Tomorrow"도 있고, 여자친구가 생기자 자신의 집이 그녀의 물건들로 가득하다는 사랑스러운 불평("Toothbrush")까지 왁스가 전하는 스토리는 대단히 일상친화적인 태도를 보인다. 관점에 따라 이러한 형태의 리릭시즘은 고심 없이 쓰인 대중음악의 전형으로 치부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는 있지만, 동시에 큰 장애 없이 불특정 다수의 청자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보편성과 대중성을 확보한다.
앨범의 매력적인 부분은 공감대를 형성해내는 가사와 낙천적인 분위기에 있지만, 이 모든 것들은 훌륭한 사운드 메이킹을 근간으로 한다. 무겁거나 어렵지 않은 소리는 지극히 대중친화적이며 이는 우리들의 일상생활을 묘사해내는 그의 가사와 완벽하게 조화된다. 여기에 그는 자신의 인종적 아이덴티티를 증명하려는 듯, 록 음악을 핵심적으로 활용했다. 그러한 색채는 블루스 향기가 맴도는 "Get It In"나 인디팝 분위기의 "Tomorrow"에서 표출되며 심지어 척 베리(Chuck Berry)를 떠올리게 할 만큼 로큰롤적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트랙 “She Used To Be Mine”에서도 드러난다. 앨범이 뿜어내는 것은 단순히 록 사운드에서 그치지는 않는다. 앨범의 히트 싱글 "Rosana"는 라틴 리듬감을 한껏 머금고 있으며, "We Can't All Be Heroes"에서 "Stupefied"로 이어지는 구간은 멜로딕하고 몽환적인 사운드로, 발랄한 사운드에 들떠있던 청자들의 감정선을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이끈다.
자신이 느낀 바를 어떠한 가감도 없이 표출한 [Continue...]는 현실과 가사 사이의 괴리에서 비롯되는 어색함이나 거북함을 전혀 느끼게 하지 않는다. 물론, 이러한 유형의 음악은, 낙천적인 태도로 자신의 삶을 그려냈던 맥 밀러(Mac Miller)라든지 '파티가 좋아서 대학을 계속 다니고 싶다'던 애셔 로스(Asher Roth)가 보여줬던 음악의 형태와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들의 음악이 같게 들리지 않는 것은, 왁스의 음악은 이러한 낙천성을 지향하기 위함이 아니라, 낙천성이 자신의 음악과 삶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활용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음악적 차이 때문이라고 알려졌던 데프 잼과의 계약해지가 일종의 아집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뚜렷한 목표를 관철하기 위함이었음이 명백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글 | greenplaty
스크럽라이프 이후로 들어보질 않아서 몰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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