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9월 4주: 개리 등

title: [회원구입불가]Beasel2015.09.28 10:15추천수 2댓글 3

WeekLE 201509-4.jpg


WeekLE (2015년 9월 4주)


윅엘이(WeekLE)는 힙합엘이(HiphopLE) 내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관련 정기 콘텐츠다. 2년 차를 맞은 윅엘이는 이전보다 더 싱글, 앨범, 믹스테입, 믹스셋, 뮤직비디오, 프로젝트와 같은 '결과물'에 집중할 예정이다. 에디터들은 항상 자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것들을 소개하려 하고,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기에 윅엘이 작성에 매주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디터들의 취향이 당신과 맞지 않아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걸 좋게 들었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윅엘이 2015년 9월 4주차다.




gary.jpg

개리 - [2002]


개리(Gary)는 1999년에 데뷔했다. 당시엔 허니패밀리(Honey Family) 소속이었다. 이후 리쌍(LeeSSang)을 거쳐 첫 정규 앨범을 낼 때까지 16년 정도 걸렸다. 중간에 EP [Mr. Gae]를 발표하긴 했으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결과물이었다. 곡의 퀄리티와는 별개로 개리만이 할 수 있는 주제이냐 아니냐가 불분명했다. 트렌드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은 사운드를 구축했다는 게 수확이라면 수확이었다.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난 지금, 개리가 드디어 첫 정규 앨범 [2002]를 발표했다. 앨범은 전체적인 골격이 잘 잡혀있는 편이다. ‘밑바닥부터’라는 힙합의 전통적인 성공 신화부터 과거의 회상과 성공의 과시, 그 뒤에 따르는 외로움과 그리움이 모두 빠지지 않고 들어가 있다. 그러면서도 힙합의 또 다른 문법인 폭력적인 면도 담겨있고, 개리의 음악이라면 으레 기대할 수 있을 법한 남녀 관계의 애틋하면서도 뜨거운 면에 대한 묘사까지 빠삭하다. 물론 이 요소들 자체는 그리 대단하거나 특별한 게 아니다. 하지만 그 요소들에서 묘한 힘이 느껴진다. 그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 듣는 이야기와 그의 개인사가 그간 발표한 어느 결과물보다 더욱 진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와 현재의 소망을 노래할 때는 속 깊은 곳까지 게워내는 듯한 솔직함을 보여준다. 그 내용을 받치는 개리의 랩과 앨범의 전체적인 사운드 밸런스도 수준급이다. 현재의 트렌드를 적당히 가미한 덕분에 과거의 나쁜 습관은 찾아보기 어렵고, 그 사이에는 개리의 장점인 묘하게 투박하면서도 대중적인 가사 센스가 적절히 묻어난다. 리쌍의 반쪽인 길이 전혀 참여하지 않은 건 혹자에게는 아쉬움으로 다가갈 수 있겠다. 하지만 리쌍의 흔적이 묻어있지 않기에 앨범 [2002]는 온전한 ‘개리의 솔로 앨범’이 될 수 있었다. 허니패밀리부터 리쌍을 거쳐 아시아의 예능 스타를 거쳐 다시금 음악으로 돌아와 음반을 발표한 개리. [2002]는 그간 흐릿했던 래퍼 개리의 정체성을 다시금 확인해볼 수 있는 작품이다. - Pepnorth






319666b520ca5075c2bd13d09e1aa352.jpg

박재범 (Feat. Hoody) - “Solo”


박재범(Jay Park)은 올해 들어 더욱 농익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몸매(Mommae)”, “Sex Trip”, “My Last” 등 올해 그가 발표한 싱글은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갖췄다. 이번에 발표한 “Solo” 또한 박재범의 상승세를 이어갈 만한 곡이다. 차차말론(CHASE VINCENT MALONE)이 작곡하고, 후디(Hoody)가 피처링 보컬로 참여한 싱글은 팝의 형태를 지니고 있는 래칫 트랙이다. 이성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Solo”에서 박재범은 청량감 넘치는 분위기 안에서 알맞은 내용의 가사를 작사하고, 이를 특유의 미성으로 노래하며 곡과 조화를 이룬다. 더불어 그는 안정적인 코러스 구성을 통해 세밀함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박재범이 보컬에서 보여준 안정감은 곡 후반부의 랩 파트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또한, 군더더기 없는 랩은 그가 이제는 래퍼로서도 일정 이상의 수준에 이르렀음을 알게 해준다. 여기에 상대 여성의 입장을 노래한 후디도 박재범 못지않게 자신의 파트를 훌륭히 소화하면서, “Solo”는 긍정적인 의미로 딱히 흠잡을 데가 없는 트랙이 된다. - HRBL







박경 (Feat. 박보람) - "보통연애"


블락비(Block B)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박경은 솔로 래퍼로 봐도 여러모로 매력적인 래퍼다. 특유의 살짝 말린 딕션과 중성적인 톤은 귀여운 느낌을 주고, 곡의 주제를 가사로 푸는 방식은 쉽고 편안하다. 일상적인 주제가 다수라 듣기 부담스럽지도 않다. 신곡 “보통연애”는 그런 박경의 기본적인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곡이다. ‘연애의 시작’이라는 주제는 누구나 들어도 편할 정도로 보편적인 주제이고, ‘이상형은 아니지만, 사랑에 빠진다.’라는 가사 내용은 그의 팬뿐만 아니라 일반 리스너라도 들으면 설렐 법한 부분이다. 물론 이런 내용적인 면이 전부는 아니다. 박경은 톡톡 튀고 쫄깃한 랩과 감미로운 멜로디가 가미된 랩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훅 부분에서는 보컬도 안정적으로 소화한다. 그래서 래퍼로서의 매력과 아이돌로서의 매력을 모두 맛볼 수 있다. 반대편에서 박경의 랩을 받아주는 박보람의 귀여운 보컬도 수준급이고, 파스텔 톤으로 구현한 뮤비는 사랑스럽다. 블락비와 박경의 팬, 일반 리스너 모두 만족하게 할 수 있을법한 곡이다. - Pepnorth








딥플로우 (Feat. 넉살, Huckleberry P, Don Mills, Vasco, DJ Soulscape) - "작두", "당산대형"


[양화]의 중심부에서 멋지게 '부셔놓는' 두 트랙의 뮤직비디오가 차례로 나왔다. "작두"에서는 은근히 다양한 로케이션과 음악의 하드함에 슬쩍 버무려진 코믹함, 그리고 원래 지니고 있는 캐릭터를 잘살려 게스트들에게 부여한 컨셉이 돋보인다. "당산대형"에서는 역동적인 출연자들의 표정, 행동, 복장과 불타는 폐차, 달동네(?)와 같이 트랙이 품고 있는 거친 감성에 부합하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조금은 촌스럽다거나 어지럽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빠른 장면 전환 역시 각 곡의 터프함을 배가시킨다. 발매된 지 어느새 다섯 달이 훌쩍 넘었지만, 딥플로우(Deepflow)를 좋아하는 팬부터 한국힙합 팬들로 하여금 [양화]에 대한 애정을 다시 끓어오르게 하는 결과물들이었다. - Melo







화나 (Feat. Ignito) - “Good판 (작두 Remix)”

딥플로우가 인스트루멘탈을 공개한 이후, 이 시퍼런 비트 위에 많은 래퍼가 발을 올렸다. 그리고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던 작두의 행렬은 마지막 굿판이 열리며 대망의 종결을 맺는 듯하다. 그 주인공은 화나(Fana)와 이그니토(Ignito)다. 각각 소울 컴퍼니(Soul Company)와 빅딜레코드(Bigdeal Record)를 대표하던 두 래퍼는 이제 벅와일즈(Buckwilds)라는 한울타리 안에서 목소리를 합쳤다. 둘은 고블린(Goblin)과 비홀더(Beholder)라는 얼터 이고를 활용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조금 더 여과 없이 뱉어낸다. 톤부터 랩 디자인까지, 상이한 이들의 조화는 생각 이상으로 만족스럽다. 굴곡 있는 플로우 디자인과 다각적인 라임 설계로 뼈대를 잡고 있는 화나와 직선적이고 엄격한 톤을 유지하며 무게를 더하는 이그니토는 훅을 가운데 두고 적정하게 균형을 이룬다. 병렬적으로 구성된 벌스 형태가 자칫 대립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워낙 독특한 색을 지닌 두 MC의 매력이 혼재되지 않았단 점이 본 트랙의 맛을 살리는 데는 더 주요했다. - Beasel





03a2b7639c379c8a29a94f42d102f20d.jpg

태완 (Feat. The Quiett) - "Drop Top"

"Drop Top"은 좋게 말하면 안정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식상하다. 이 곡은 그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지만, 부정적으로 보기에는 좋은 점이 많다. 우선 기존에 태완이 했던 시도의 연장 선상인 동시에 그간 선보인 곡 중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전개 곳곳에 클리셰가 있긴 하지만, 두 번째 벌스에서의 브레이크나 음색을 살린 곡의 톤, 특히 기타가 들어오면서 보컬의 기량을 살리는 마무리는 태완이 보통 베테랑이 아님을 입증한다. 여기에 노 리밋 레코즈(No Limit Records) 특유의 앨범 커버를 연상케 하는 아트워크는 곡과 묘하게 맞는 듯 다른 독특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브랜뉴뮤직(Brand New Music)에서도 멋진 게 가능하단 걸 보여줄 수 있는 음악가의 괜찮은 행보다. - bluc






02b34eba0b0d1ecf3e3e401a805f4f77.jpg

블랭타임 - [Color Unique]

 

최근에 양질의 결과물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는 리짓군즈(Legit Goons)의 블랭타임(Blnk-Time)이 첫 정규작 [Color Unique]를 발표했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리짓군즈의 멤버들 외에도 자메즈(Ja Mezz), 어글리덕(Ugly Duck), 비다 로카(Vida Loca)의 참여로 앨범의 랩과 프로덕션 모두 탄탄해진 듯한 모양새다. 수록곡들간의 전체적인 균형도 좋다. 개성 가득한 톤과 변칙적인 플로우로 신선한 랩을 선보였던 블랭타임은 이번 앨범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쳐낸다. 노래와 랩 사이를 경계를 오가는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이기도 한다. 느릿하고 몽환적인 비트의 "Chillin In My House"에서는 노래와 랩에 비슷한 비중을 할애한다. 이 곡에서는 보컬을 여러 차례 오버더빙하여 소리가 퍼지는 듯한 효과를 자아내어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어우러진다. 이번 앨범은 비트 프로덕션을 듣는 재미가 큰 작품이다. 많은 힙합 트랙들이 각기 악기들이 가진 소리보다는 그것들이 합쳐진 최종 결과물을 중시했다면, [Color Unique]의 트랙들은 악기들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Chillin In My House"에선 피아노와 기타 연주를 중심적으로 활용한다. "Colorman"는 어쿠스틱 베이스의 선 굵은 솔로로 시작되는데, 이 리듬 테마를 곡 중심에 세우면서 재지한 리듬감을 유지한다. 앨범은 피아노와 일렉트릭 기타의 이중주("Outro_Green")로 마무리된. "Vintage Love"의 감흥 떨어지는 훅 정도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앨범이다. 랩과 프로덕션 모두 훌륭하고, 그 균형도 안정적이다. 블랭타임을 향했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 greenplaty



이미지 | ATO
신고
댓글 3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