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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BMA Session – Mannie Fresh @ Terminus

title: [회원구입불가]Bluc2015.09.14 15:10추천수 3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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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BMA Session – Mannie Fresh @ Terminus


레드불 뮤직 아카데미(이하 RBMA)의 맛보기 버전, RBMA 세션이 간만에 또 열렸다. 이번엔 전설적인 인물, 매니 프레쉬(Mannie Fresh)와 함께 했다.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 대부분이 알 법한 존재감을 지니고 있는 매니 프레쉬는 그만큼 긴 활동 시간과 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남부 힙합의 태동에서도 중요한 입지를 지닌 사람이고, 말 그대로 전설적인 사람이다. 말 그대로 한 시대를 풍미했고 또 한 지역을 대표하는 그가 여전히 신선한 비트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존경을 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최근 매스어필(Massappeal)과 스프라이트(Sprite)가 만드는 리듬 룰렛(Rhythm Roulette)에 출연하여 작업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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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홍대에 위치한 터미너스(Terminus)에서 간단한 강연을 가졌다. 진행은 비프리(B-Free)가 맡았으며, 매니 프레쉬는 자신이 처음 음악을 하게 된 계기와 버드맨을 처음 알게 된 과정, 캐시 머니 레코즈(Cash Money Records)에 관한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스트릿 디제이였던 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점, 초기 캐시 머니 레코드의 작업을 집에서 하며 차 훔치는 일을 병행했다는 점 등은 영화에 나올 법한 흥미진진한 이야기였는데, 1980년대 초기에는 차를 훔쳐가면 돈을 주는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핫 보이즈(Hot Boyz)로 넘어갔다. 프론트맨이었던 주브나일(Juvenile)이 성공을 거두고 나머지 멤버들에게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생기면서 잘 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들이 재결합 파티를 했던 에피소드도 살짝 들려줬다.


이어 그는 자신이 프로듀서이면서 디제이인 점을 강조하며, 드레이크(Drake)는 돕한 엠씨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영 떡(Young Thug)은 물론 새로 나오는 것들은 대체로 다 듣는 편이라고 했다. 또한 모든 것의 팬이라고. 아시아에 처음 온 것은 아니지만, 처음 왔을 때는 (본인 표현에 따르면) 맛이 가 있어서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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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다소 진지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샘플링에 관한 의견을 물었을 때, 자신은 샘플링을 나쁜 거로 생각하지 않으며 자신은 돈을 주고 싶지 않아 오리지널 트랙을 만든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세대가 자신의 음악을 샘플링한다면 그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힙합의 미덕 중 하나라고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실제로 드레이크는 “Back That Ass Up”을 샘플링했는데, 분배를 잘 합의했다고 전했다.


작법에서도 그는 예전의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예전에는 턴테이블로 작업했지만 이제는 컨트롤러를 가지고 그 자리에서 리믹스를 하거나 곡을 뚝딱 만들 수 있어서 좋다고 하면서도 예전의 방식을 버리고 싶진 않다고 말했는데 인상 깊었던 건, 기술의 발전과 함께 예전의 것을 같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재미있었던 건, 요즘에는 ‘칸예(Kanye) 웨스트 킷’을 검색하면 다 나오고 편하게 소리를 가져다 쓸 수 있어서 좋다며 에이블턴은 소리가 너무 많아서 자신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는 대목이었다. 이 이야기는 올해 SXSW에서도, 심지어 저스트 블레이즈(Just Blaze)가 바로 옆에 있는데도 '저스트 블레이즈 킷'을 찾아 쓸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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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에도 최근 작업 중 진행형인 야신 베이(Yasiin Bey, Mos Def)와의 앨범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야신 베이와 작업하게 된 계기는 아주 간단했다. 매니 프레쉬의 지역인 뉴올리언스에서 그가 음악을 틀 때 클럽에 와서 만났다고 한다. 이후 각자의 소개와 함께 서로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말을 나누고, 바로 작업을 하는 걸 정했다고 한다. 매니 프레쉬는 야신 베이를 자신이 만난 가장 정신없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며, 그가 나이스하고 착하지만 자신이 가진 힘을 다 분출하면서 작업하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야신 베이가 음모론에 너무 심취해 있다는 이야기도 꺼내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호모포비아(homophobia)에 관한 그의 발언이었다. 그는 뉴올리언스 내에도 퀴어 문화가 굉장히 많이 자리하고 있으며, 신이 어디 있든지 음악이 좋다면 다른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한 점이 뉴올리언스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니 프레쉬가 제일 좋아하는 점 중 하나라고 한다. 크로스드레서건 뭐건 쿨한 음악을 만들면 그걸 좋아한다고. 그는 정체성 상관 없이 파티도 같이하는 분위기와 말하고 싶은 걸 말하는 것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냈고, 올드스쿨 트월크 음악을 들어보면 정신 나간 가사가 많음에도 유행하는 걸 보면 여긴(뉴올리언스) 정말 쿨한 곳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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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그는 음악을 하는 이들에게 특이한 조언을 했다. 어차피 음악 하는 사람은 너무 많으니 그냥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라고. 더불어 진지하게, 백업 플랜이라는 것이 필요하긴 하며 오히려 그러면 더 애착이 생길 수도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매니 프레쉬의 강연은 인터넷에서 생중계되었으며, 강연에는 RBMA에 한국인으로는 처음 가는 미소도 왔다. 엘이 스태프의 말에 따르면 케익샵(Cakeshop)에서 성의 넘치는 플레잉과 더불어, “CoCo”, “Classic Man”, “Worst Behavior”, “Always On Time” 등 올드스쿨부터 전자음악까지 가리지 않고 틀었다고 한다. 매니 프레쉬에 관해 좀 더 궁금한 게 있다면 인터넷을 찾아보거나, 위의 링크들을 따라가거나, 끝으로 2011년에 그가 RBMA에서 했던 강연을 찾아보는 걸 추천한다. [링크]






관련링크 |
레드불 홈페이지: [링크]
레드불 인스타그램: [링크]



정리 | bluc

사진 | Redbu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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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1 9.15 15:16
    세대 차이를 감안해도 매니형은 국내에서 더 인정받아야함. 레전드.
  • 9.23 23:44
    @Crooks and Castles

    맞아요. 존재 자체가 남부힙합의 역사임...

  • 9.17 17:16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마지막에 "더불어 진지하게, 백업 플랜이라는 것이 필요하긴 하며 오히려 그러면 더 애착이 생길 수도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라는 말에 정말 적극 동감해요

    음악을 하는 이유 정말 다양하지만 정말 즐기기 위함도 있을거고
    성공이나 돈 버는 목적이 있을 수도 있을텐데 후자의 경우엔 정말로
    한발 더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집에 돈이 많다면 솔직히
    상관 없는 얘기지만요ㅎㅎ


    또 "기술의 발전과 함께 예전의 것을 같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저도 인상 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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