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Yo - 3 Simple Rules
01. New Love02. Bigger Than This03. Gotchu Right04. Outro
니요(Ne-Yo)라는 이름을 접할 때면, 데뷔 초의 알앤비 크루너의 모습과 이후의 전자음악을 도입하며 최신 경향을 좇던 모습이 오버랩되며 그리움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그래서 그가 새로이 내놓는 음악을 마주하면, 데뷔 초의 감성적이고 서정적이었던 음악을 기대하면서도 '이번에는 어떤 음악을 뒤따랐을까' 하는 의문이 앞선다. '니요라면 확실하지'라던 믿음이 이젠 기대 반, 우려 반이 되어 버렸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그의 음악 세계를 시작부터 뒤좇아 온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떠올려 봤던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잠시 덜어두자.
이번에 그가 발표한 EP 앨범 [3 Simpe Rules]는 4곡이라는 소박한 구성이지만, 덕분에 음악가와 감상자 모두의 부담을 덜어주기도 한다. 재미있는 점은 이 적은 수의 수록곡들이 하나의 공통된 주제로 연결된 콘셉트 앨범이라는 것인데, 이 주제는 바로 사랑함에 반드시 명심하고 이행해야 할 규칙(세 가지 간단한 규칙)이다. 자, 연애를 글로 배운 이들이여, 이제 여기에 주목하라! 이제는 노래로 배울 시간이다.
이번 앨범에는 메시지에 핵심을 두었지만, 그렇다고 가사가 무거워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소리적인 측면에 크게 치중한 것도 아니다. 즉, 가볍고 편한 감상이 가능한 음악이라는 것이다. 60년대 두왑 보컬과 힙합 비트를 절묘하게 뒤섞은 알앤비 사운드를 구현해내며, 데뷔 당시 니요의 음악에 매료되었던 이들의 감동을 환기시키는 "New Love", 3집 앨범 [Year Of The Gentleman]의 공간감 있는 세련미를 차용한 듯한 "Bigger Than This", 그리고 나긋한 "Gotchu Right"까지 니요는 새로운 소리로 영역을 확장하기보다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다.
세 개의 트랙에서 니요가 주장하는 규칙 역시 아주 특별하거나 놀랄 정도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오래된 인연이라고 해서 헤어질 이유가 없고, 오히려 새로운 인연처럼 더 사랑해야 한다는 "New Love", 연인의 잘못에 삐쳐 있을 기운으로 더 나아질 방향을 모색하라는 조언이자 신세한탄인 "Bigger Than This",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대방에 최선을 다하라는 이야기를 하는 "Gotchu Right"까지. 너무나도 뻔한 정답처럼 느껴지는 사항들뿐이지만, 그는 인연을 지속하는 데는 오히려 이렇듯 지극히 기본적이고 당연한 배려와 행동이 요구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듯하다. 각각의 연애 법칙을 담은 세 개의 트랙이 끝난 뒤에 흐르는 "Outro"는 느릿하고 미니멀한 비트와 가성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뤄 마치 맥스웰(Maxwell)을 소환한 듯한 느낌도 주는데, 과하게 개별 트랙으로서 인상을 남기기보다는 조용히 앞섰던 세 개의 트랙들을 통일시켜주는 매개체의 역할을 수행하며 짧은 앨범을 마무리 짓는다.
이처럼 [3 Simple Rules]는 특기할 만한 부분이나 듣는 이들을 황홀경으로 밀어 넣는 정점은 없지만, 꾸밈없이 수수한 느낌 그 자체가 최고의 매력이다. 이 매력이 너무나 보편적인 탓에 특별하게 여길 거리가 거의 없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기도 하다. 과거의 스타일을 적당히 차용했다는 점에서 큰 임팩트를 주지는 못하지만, 동시에 예상할 수 없던 그의 음악에 대한 긴장감을 풀어주면서 편안한 감상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이미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적절하게 섞어내는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부분도 좋게 생각할 수 있다.
그나저나, 글로만 배우던 연애를 음악으로 배우러 달려온 이들에게는 안 좋은 소식이 있다. 니요의 가르침에는 연애가 전제되어 있다.
♪ 무료 공개 EP [3 Simple Rules] 듣기
글│greenplaty
편집│soulitude
보컬라인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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