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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Daniel Caesar - Freudian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7.09.09 02:20추천수 5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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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Get You (Feat. Kali Uchis)
02. Best Part (Feat. H.E.R.)
03. Hold Me Down
04. Neu Roses (Transgressor's Song)
05. Loose
06. We Find Love
07. Blessed
08. Take Me Away (Feat. Syd)
09. Transform (Feat. Charlotte Day Wilson)
10. Freudian


캐나다 흑인음악 씬이 계속해서 심상치 않다. 시작은 드레이크(Drake)와 OVO 사운드(OVO Sound), 위켄드(The Weeknd)와 XO였다. 이전까지의 움직임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겠지만, 대중적인 관심이 쏠린 건 그 두 뮤지션이 활약하기 시작했던 2010년대 초반부터였다. 그들은 인기를 얻음과 동시에 자신의 레이블에 같은 연고인 온타리오 주의 뮤지션들을 영입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얼터너티브 알앤비라는 음악적 공통분모에 의한 결집 정도로 보였다. 하지만 이후에도 캐나다에서는 이것저것 섞고, 공간감을 살리고, 톤 다운된 감성을 내뿜는 아티스트들이 꾸준히 등장했다. 대체 캐나다에 살면 어떤 생각, 어떤 감정을 갖길래 이렇게 감성 충만한 음악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걸까. 아무튼, 다니엘 시저(Daniel Caesar)도 마찬가지다. 칼리 우치스(Kali Uchis)가 참여한 “Get You”로 천 만이 훌쩍 넘는 스트리밍 수를 기록한 그가 첫 스튜디오 앨범 [Freudian]으로 돌아왔다. 그것도 같은 국적에 비슷한 결로 이해할 수 있는 여타의 아티스트와 또 구분되는 얼터너티브함을 정제해서.

본 작에서 청자들의 귀를 가장 먼저 자극하는 건 전작인 [Pilgrim’s Paradise]에서도 선보인 가스펠적 요소다. 힘찬 콰이어는 아니더라도 많은 곡에 화음을 얹어가며 차분한 무드를 조성하는 코러스와 피아노 활용이 그렇다. 히트 싱글 “Get You”와 베일에 가려진 싱어 헐(H.E.R.)이 참여한 “Best Part”를 지나오면, 가스펠 뮤지션 커크 프랭클린(Kirk Franklin)의 1998년 발표곡 “Hold Me Now”를 차용한 “Hold Me Down”이 등장한다. 이 시점부터 “Blessed”까지 우아한 코러스, 파이프 오르간을 연상케 하는 신스, 클래시컬한 피아노 소리가 번갈아 등장한다. 쓰이는 악기와 리듬 패턴 등을 바꿔가면서도 일관된 분위기를 유지한다. 가령, “Neu Roses (Transgressor’s Song)”의 후반부에서 좀 더 훵키하게 전환된다든가, “Loose”에서 신스를 겹쳐가며 긴장을 고조시키다 이를 어쿠스틱 피아노로 순식간에 잠재우는 부분이 곡 전개 측면에서 유려하게 다가온다. 그 뒤로 이어 나오는 “We Find Love”, “Blessed” 역시 진행이나 멜로디는 익숙할지라도 가스펠 특유의 톤으로 차별점을 만들어낸다.


♬ Daniel Caesar (Feat. Kali Uchis) - Get You

다니엘 시저는 구성적으로 이 중간부의 큰 파트로 들어가고 나가는 분기점을 마련하며 몰입감을 준다. 앞뒤로 싱글로서 좀 더 힘 있는 콜라보 트랙들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부 여성 보컬리스트가 한 명씩 참여했는데, 헐과 샬럿 데이 윌슨(Charlotte Day Wilson)이 꽤나 대등하게 포지션을 취한다면 앞서 언급한 칼리 우치스와 시드(Syd)는 짤막하게 등장해 곡을 마무리하는 역할을 한다. “Best Part”는 인디팝적인 성향이 강하고, “Take Me Away”는 비교적 강한 비트감이, “Transform”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돌출된 전자 기타 파트가 인상적이다. 모두 게스트의 스타일과 적절히 부합하는 모양새를 띤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다니엘 시저는 부담스럽지 않게 네 명의 보컬과 호흡한다. 목소리에 과장된 공간감을 주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자신이 가진 음색을 깨끗이 뽑아내는 데 집중하는 편이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주제적으로도 앨범의 전후 파트와 가스펠적 요소가 짙은 중반부 파트가 구분된다는 점이다. 전자에서 애정하는 대상을 예찬한다면, 후자에서는 사랑이 깨져 나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담담한 감정을 담아낸다. 햇살, 비바람, 가뭄, 사막, 표범와 같은 자연의 키워드는 그 서정적 표현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 그리고 10분에 걸쳐 에픽함마저 뽐내는 마지막 트랙 "Freudian"에서는 모든 트랙을 단 하나의 근원적인 사고의 기저로 묶는다. 자신의 존재 이유가 내가 사랑하는 당신에게 있다고. 이 헌사 아닌 헌사는 'Freudian', 인간에게 성적 본능이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봤던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를 따르는 사람을 뜻하는 트랙명이자 앨범 타이틀인 단어와 결부되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렇듯 사운드, 의미 등 갖출 건 다 갖추면서도 군더더기가 없으니 더 바랄 게 있겠는가. 그저 평온하게 다니엘 시저가 사랑에게 바치는 자신만의 감성에 취하면 될 뿐이다.


글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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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9.9 19:37
    지니는 언제쯤 올려줄지...
  • 9.10 07:55
    에픽함마저 뽐내는 마지막 트랙 "Freudian"

    epic 함이요? 예... 릿..lit 한 표현이네요...
  • 존레전드를 love in the future로 접했는데 그때받은느낌을 똑같이받았네요 너무좋은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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