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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주의)'나쁜X'의 여성혐오 리뷰 에 대하여

sunbee2017.03.05 12:03조회 수 1275추천수 11댓글 15

엘이 메인에 게시되어있던 산이의 앨범 리뷰글 읽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저도 산이의 가사가 여성혐오적 측면에서 비판되었다는 것에 불편함을 느낍니다. 이에 대해서 반박하고자 합니다. 다만 그 리뷰에 대한 비판에 여성혐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신 분들이 있어 간단한 배경설명과 함께 제 의견을 정리하려고 합니다.(글을 쓰기 전에 이거 쓰려고 나쁜X 또 들은 내 귀에게 사과를....)  


1. 여성혐오의 개념에 대하여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여성혐오>란 영어 단어Misogyny를 번역한 것입니다. 이 미소지니라는 개념은 단순히 여성성을 혐오하는 것이 아닌 여성을 대상화하고 객체화하는 모든 행위를 부정합니다. 다시 말해 여자가 여자라서 특별히 언급되거나 대우받는 것을 거부하는 개념입니다.  물론 이러한 여성혐오의 개념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비판받아야 합니다.


A(남성,21세):야 저 여배우 C 나 너무 좋아

B(여성, 페미니스트): 너 방금 그 발언 여성혐오라는거 알고 있니?

A: 뭐래 너무 좋다니까. 완전 이쁘다고

B: 아니 그거 말고 여배우라는 단어가 여성혐오의 일종이야. 이쁘다는 말도 그렇고.

A:내가 누굴 혐오했는데. 널 혐오하고 싶구나


여기서 B는 앞에서 제가 말한 구구절절한 설명을 다시 하게 됩니다. 여성혐오는 미소지니 어쩌구저쩌구. 한국에서 성평등이라는 개념은 분명히 도입된지 별로 안된 개념이고 페미니스트들은 개념을 설명해야되는 사람들인데 자신들의 핵심개념을 저렇게 멍청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죠. 한숨이 나옵니다.


살짝 논의의 본점에서 벗어난 느낌이 있지만 리뷰글의 의도에 맞게 비판하기 위해 어쨋든 산이의 리뷰글에 쓰인 여성혐오란 '여성의 타자화'를 포함하는 미소지니의 개념이라고 이해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2. 산이의 가사가 정말 비판받을만 했는가?

 산이의 가사 중에 글쓴이가 문제로 삼은건 크게 세 부분입니다(그 뒤에 I can go all day나 서울 120일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제시된 건 곡 제목부터 등장하는 '년'이라는 단어가 여성을 '하대'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여성혐오라는 문제입니다. 일단 이 비판을 제시하는 사람들 모두 나쁜 년이라는 단어가 들어갔기 때문에 '대통령이 여성이라서 이런 문제가 일어났어' 라는 주장을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여기서 미소지니적 측면의 비판은 '남녀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이라는 직위수행에 관한 문제인데 거기서 여성을 나타내는 년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그 자체로 여성을 대상화시킨 것이다.' 정도일 것입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년'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이 가사가 대통령의 생물학적 성 혹은 Gender를 문제시하고 있다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년/놈' '~양/~씨' '아줌마/아저씨' 등 서로 다른 두개의 성(사실 성을 이렇게 대비되는 두 개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 자체가 논의의 여지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물학적인 SEX의 관점에서 보면 대비되는 두개의 성) 에 대해서 모두 전환될 수 있는 단어인데 단순히 그 사람을 지칭할 때 이런 단어를 썻다고 해서 그것이 여성에 대한 차별을 확대 재생산한다?  성의 존재는 부정되고 사라져야하는 것이 아닙니다. 차별은 사라져야하지만 남성과 여성 혹은 사회적으로 다양한 Gender 자체를 지워버릴 순 없습니다. 그런데 ~년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은 제가 보기엔 여성 여자 라고 부르는 것을 금지시키자는 것과 맥락적으로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또한 바람핀 연인에 대한 분노의 감정으로 가사를 쓴 것은 국민이 믿음을 주었으나 개인 혹은 특정 사인의 이익을 위해 그것을 배신한 박근혜에 대해 굉장히 잘 작동한 비유이고 여기서 '여성의 순결성'에 대한 사회적 강압구조를 제시하는 것은 이미 낡은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힙합 문화를 소비하는 10대와 20대에 대해서는요.

 꼭두각시 마리오네트와 홍등가에 관한 것은 단순히 단어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으로 해석했습니다. 일단 꼭두각시 마리오네트라는 가사에서 박근혜 최순실 사태에 대한 문제제기가 아니라 여성성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느껴지셧다면 리뷰어께서는 심각하게 꼬여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박근혜가 아니라 최순실이 국정을 운영하였고 박근혜는 꼭두각시였다는 것은 이번 사태의 핵심문제이지 다른 어떤 문제가 개입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다만 바람핀 여자의 눈을 성매매업소인 홍등가에 비유했다는 건 맥락상 성적인 정조를 강요하는 불평등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비판은 타당하다고 인정합니다. 언급하시진 않았지만 '병신'이라는 단어 자체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는 문제의식 또한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글쓴이의 인식에서 문제를 느낀 것은 나쁜 X의 가사가 '정치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선언'하지 않고 민간한 이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공개된 사실만을 제시했기 때문에 '문제'라는 의식입니다. 예술가는 예술가일 뿐입니다. 예술가의 사회참여는 분명 아름다운 일이고 권장될 수 있는 일이지만 그것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을 받아야하는 지점은 아닙니다. 이와 마찬가지 맥락으로 산이가 대통령에 대해서 제리케이보다 직접적으로 비판을 가하지 않고 은유와 상징으로 비판했다고 해서 그가 한 일이 옳지 않다거나 비판되어야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더군다나 산이는 나쁜 년의 가사에서 '하야' '꼭두각시' 등 문제의 핵심과 자신의 주장을 잘 숨겨두었다고 생각합니다.


3. 마무리지으며

 저는 힙합이란 이래도 되 또는 본토에선 이보다 더 심한 것도 있어라는 구닥다리 논리를 들이대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많은 사람들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자신의 민감한 주장에 대해서 설득하려는 준비가 되어있어야하며 저 리뷰는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조차 몰라 설득에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를 사적영역인 여자친구에 대입하여 비판한것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은유적 측면에서도 괜찮은 시도였고 몇몇 단어에서 양성평등에 어긋났다면 그것에 대한 단순한 지적으로 끝날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리뷰어께서는 산이를 '여성혐오 없이는 가사 한줄 못쓰는 랩병신 찌질이' 정도로 몰고 싶어 안달난 사람 같습니다. 앨범의 해석에 대해서는 이견의 있을 수 있으나 많은 사람들은 이 앨범의 시작이 '정치의식'이라는 글쓴이의 주장에 동의할까도 다시 검토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거기에 힙합 엘이의 필진이자 한국힙합의 리스너로써 본인만 고고한 척 깨인척 하시며 쓰신  마지막 세 문장은 신랄한 비판이라기보다는 이 문화를 사랑하는 모두에 대한 조롱에 가까운, 공적인 리뷰에 쓰여서는 안되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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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 남조선Best베스트
    4 3.5 12:30
    더 재밌는건 이 와중에 이벤트글이나 올리고 있는
    스텝 여러분들 ^^
  • 못쓰뎊Best베스트
    3 3.5 21:03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년'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이 가사가 대통령의 생물학적 성 혹은 Gender를 문제시하고 있다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년/놈' '~양/~씨' '아줌마/아저씨' 등 서로 다른 두개의 성(사실 성을 이렇게 대비되는 두 개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 자체가 논의의 여지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물학적인 SEX의 관점에서 보면 대비되는 두개의 성) 에 대해서 모두 전환될 수 있는 단어인데 단순히 그 사람을 지칭할 때 이런 단어를 썻다고 해서 그것이 여성에 대한 차별을 확대 재생산한다? 성의 존재는 부정되고 사라져야하는 것이 아닙니다. 차별은 사라져야하지만 남성과 여성 혹은 사회적으로 다양한 Gender 자체를 지워버릴 순 없습니다. 그런데 ~년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은 제가 보기엔 여성 여자 라고 부르는 것을 금지시키자는 것과 맥락적으로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또한 바람핀 연인에 대한 분노의 감정으로 가사를 쓴 것은 국민이 믿음을 주었으나 개인 혹은 특정 사인의 이익을 위해 그것을 배신한 박근혜에 대해 굉장히 잘 작동한 비유이고 여기서 '여성의 순결성'에 대한 사회적 강압구조를 제시하는 것은 이미 낡은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 출처 - 흑인음악 매거진 '힙합엘이' ( http://HiphopLE.com ) (복사 시 출처를 남겨주세요~)

    저쪽 애들은 이 부분을 읽어도 이해를 못함. 혹은 이해는 되더라도 절대 동의안함, 못함. 물러서면 여성의 지위향상이 멀어진다고 믿을 듯. 답답하죠. 일단 엮어야 산다- 급.

  • sunbee글쓴이
    1 3.5 12:05
    물론 저도 산이의 앨범이 수작은 커녕 망작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젤 중요한 이말을 까먹었네
  • 1 3.5 12:08

    본인은 아주 뛰어난 페미니스트인줄 알고 있던데요 낄낄

  • 1 3.5 12:15
    코리안 스타일 어쩌구하면서 자신은 모든 것을 내려다 관조하는 입장이란 식의 어투와 꼭두각시 마리오네트라는 단어가 여성혐오라는 두 가지가 존나 펀치라인이었음 인스타 가보니까 가관이던데 ㅋㅋㅋ
  • sunbee글쓴이
    1 3.5 12:21
    @Crisp
    마지막 세 문장은 정말 힙합을 다루는 사이트의 공식 필진 손에서 쓰인게 맞나 싶을 정도로 어이가 없더군요. 수준이 거의 쇼미더머니 보고 힙합은 디스지 하는 기존 언론과 차이가 없음;
  • 4 3.5 12:30
    @sunbee
    더 재밌는건 이 와중에 이벤트글이나 올리고 있는
    스텝 여러분들 ^^
  • 1 3.5 12:51
    @GDB 읽고 느낀 점 제출 요망
  • 1 3.5 12:52
    여혐 뭐시기는 더 상대하기도 싫고.. 그냥 산이를 까고 싶어서 쓴 글이라고 느낀 문장은

    '민감한 이슈에 관해 문제점이나 생각을 드러내기보단 그저 곡을 만들기 위한 주제로 가볍게만 사용한다.'

    왜 민감한 이슈엔 꼭 진중하고 무거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지?
  • 1 3.5 14:23
    메이드 인 코리아가 제일 웃겼네요 ㅋㅋㅋㅋ
  • @SSam

    저도 처음 음반평 한줄요약 만 읽었을 땐 그냥 산이 음악의 대중적이고 통속적인 면을 비판하는 문장일줄만 알았는데, 다 읽고 오지는 빅픽쳐에 몸서리를 쳤습니다ㄷㄷb

  • 1 3.5 14:34
    오 잘읽었습니다
  • 특히 본문에
    '언급하시진 않았지만 '병신'이라는 단어 자체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는 문제의식 또한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이 그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사실이 아니란 점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 1 3.5 17:30
    이 글과 좀 떨어진 얘기지만 평소에 거슬리는게, 네이버 웹툰같은거 보면 '년'은 x처리 되는데 놈은 고스란히 나와요. 전에는 전혀 신경안썼는데, 불편한 사람들이 이거저거 트집잡으며 불편하다하니 괜스레 저도 이런걸 다시 보게 되더군요.
  • 1 3.5 18:18

    잘 읽었습니다. 논리적 비약이 심하다 이게 제가 딱 하고 싶었던 말 같아요
    사소한 것에 난리법석을 떨며 목숨거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쳐져야 할 것이구요

  • 3 3.5 21:03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년'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이 가사가 대통령의 생물학적 성 혹은 Gender를 문제시하고 있다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년/놈' '~양/~씨' '아줌마/아저씨' 등 서로 다른 두개의 성(사실 성을 이렇게 대비되는 두 개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 자체가 논의의 여지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물학적인 SEX의 관점에서 보면 대비되는 두개의 성) 에 대해서 모두 전환될 수 있는 단어인데 단순히 그 사람을 지칭할 때 이런 단어를 썻다고 해서 그것이 여성에 대한 차별을 확대 재생산한다? 성의 존재는 부정되고 사라져야하는 것이 아닙니다. 차별은 사라져야하지만 남성과 여성 혹은 사회적으로 다양한 Gender 자체를 지워버릴 순 없습니다. 그런데 ~년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은 제가 보기엔 여성 여자 라고 부르는 것을 금지시키자는 것과 맥락적으로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또한 바람핀 연인에 대한 분노의 감정으로 가사를 쓴 것은 국민이 믿음을 주었으나 개인 혹은 특정 사인의 이익을 위해 그것을 배신한 박근혜에 대해 굉장히 잘 작동한 비유이고 여기서 '여성의 순결성'에 대한 사회적 강압구조를 제시하는 것은 이미 낡은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 출처 - 흑인음악 매거진 '힙합엘이' ( http://HiphopLE.com ) (복사 시 출처를 남겨주세요~)

    저쪽 애들은 이 부분을 읽어도 이해를 못함. 혹은 이해는 되더라도 절대 동의안함, 못함. 물러서면 여성의 지위향상이 멀어진다고 믿을 듯. 답답하죠. 일단 엮어야 산다- 급.

  • 5.28 00:57
    이걸 이제야 읽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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