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격렬한 공연이 어떤 건가요?
참고로 여기서 격렬한 공연이란, 팬들이 무대 자체에 가장 집중해서 비트에 맞춰 몸을 흔들 수 있는 공연, 이란 뜻입니다.
일단 저는 메탈 헤드 출신이고 공연장에서 헤드뱅잉과 슬램을 마다하지 않는 성격입니다(린킨 파크 공연장에서 외국인이 휘두른 팔에 나가 떨어진 이후로 슬램은 자제하게 되었습니다만, 여건만 되면 얼마든지 합니다).
헌데 교통 사고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재작년엔 다리 수술 받느라 한동안 공연장에 못 가다가 작년 여름부터 힙합 공연장을 찾아가기 시작했는데요.
어제 다녀온 일리네어 6주년 콘서트에는 셀카봉 사용은 금지되었었나 보더라고요.
많이 우려했는데 하나도 안 보이기에 다행이다 생각했습니다만...
그같은 안도감도 잠시, 다들 팔을 높이 올린 채 계속해서 동영상을 찍는데 방해가 이만저만 심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야 저도 인증 사진 찍습니다. 하지만 동영상은 진짜...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 지 모르겠어요. 애초에 공연을 가는 목적이 다른 건지... 전 원래 음악을 들으며 혼자서 잘 덩실;;거리는 타입인데 제 양옆, 앞뒤로 동영상 찍는 사람들에게 포위된 채 2시간 20분의 러닝타임 내내 뻣뻣하게 서있다 오는 고문을 당하고 왔습니다ㅜ
머리 정성껏 세팅하고 갔는데 뒤에서 카메라 올려들 때마다 머리가 걸려 엉망진창이 되었네요ㅜ
아, 그리고 저의 격렬하단 표현은 가장 공연을 찾아온 팬들이 공연 자체에 집중해서 비트에 맞춰 몸을 흔들 수 있는 공연, 이란 뜻이었습니다. 본문의 설명이 너무 부족했네요.
광화문에서 헉피 공연 보곤 다음번 분신 공연은 반드시 간다고 다짐했는데 헉피 공연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몇 몇 박물관이나 유적지에선 사진 촬영시 따로 티켓을 구입해야 하던데 차라리 공연장에서도 유료 촬영권을 팔았으면 좋겠단 극단적인 생각마저 잠깐이나마 들 정도였습니다.
전 관람할 때 뮤지션이 하는 말에 충실히 따르는 편이라 손들라고 할 때 손들고 따라 부르랄 때 따라 부르고, 관심 없는 게스트에게도 열심히 호응해주는 쪽인데 카메라 든 사람들 때문에 손들라고 할 때 손도 못 들겠더라고요ㅠ
아무래도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보이긴 해요. 그래도 조금은 이해 가는 게 진짜 소수의 래퍼를 제외하면 아직 시장이 좁다 보니 감상할 만한 영상 컨텐츠가 많지 않으니까요. 이것이 마이너(상대적으로)를 좋아하는 설움이란 거겠지요.
공연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상당히 불편할 것 같네요. 재밌게 공연하고 싶은데, 팔 뻗고 핸드폰 들이밀어서 동영상 촬영...
또한 이는 공연에 대한 매너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뒤에 계신 분들은 어떻게 보라는 건지..
그리고 그렇게 찍은 영상 보기나 하는지 의문입니다. 예전에 본 영상에서 루이 CK가 한 말이 떠오르네요.
열성적으로 촬영하는 팬들의 모습을 즐기는 뮤지션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음악에 더 집중해주길 바라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 요즘은 워낙들 그러니 포기한 뮤지션들이 훨씬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제가 나이가 적지 않은 편이라 이런 문화에 대해서 너무 고루하게 생각하는 건가 싶어서 글 올려봤는데 동영상 촬영에 대한 불만은 많은 분들이 함께 공유하는 것 같네요.
좀 이중적인 태도라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저도 다 불편하단 건 아니고 사진 촬영이라든가 짧은 클립 정도의 동영상 촬영은 같은 팬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는 감수하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 여기기도 합니다. 문제는 정도를 넘어선 경우가 너무 많은데 그 정도에 대한 기준이 개인마다 다르다 보니 피해가 생길 수밖에 없는 거겠지요.
그저 남좋으라고 살아가는 착한 분들이신데...
개인적으로 사진은 괜찮다고 보는데(덧붙여 짧은 클립 정도의 영상도)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걸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촬영하는 건 이해되지 않아요. 전 음질 때문에라도 못 보겠거든요.
아마 공연 감상법이 다른거겠지요.
스스로를 대견하다고 하고싶겠죠
ㅋㅋㅋ
타인의 관람에 크게 방해되지 않는 선에선 서로 양해해 줘도 괜찮다고 생각하고요.
다음번엔 진짜 오페라 글라스 가져다가 우아?하게 좌석에서 관람하는 것도 고려해야 하나 싶습니다만 원체 흥에 겨워 덩실거리길 좋아하니 그건 그것대로 힘들겠지요ㅜ
저스디스 좋아하는데 공연은 아직 한 번도 못 갔었네요. 나중에 가봐야징ㅎㅎ
와이프가 한국 가수중 좋아하는 가수가
크라잉넛인데 일본 오면 가고
멤버와 이야기도 나누고 할정도인데 (어색한 한국말)
그래서 한번 따라갔는데 힙합공연과는 달리
나오는 그룹마다 팬들의 즐기는 방법이 달라 너무
당황했어요 뒤에서 지들끼리 막 부딪히고 한명 잡고
위러 올려서 사람가지고 막 이동시키고
한 세번은 등 쎄게 차가 와서 박는지 알았네요
그후론 안따라감
크라잉넛땐 별로 그런건 없었는데
다른 일본그룹 나오니 막 난리들
힙합은 그냥 손 흔들고 크게 춤추고 놀아도 그냥 그자리에서
즐기는 데 펑크락은 무슨 강강술래 하듯이 지들끼리 기차놀이
하고 프로레슬링 로얄럼블 하는줄 알았네요
로열 럼블. 맞아요. 무슨 로프라도 있어서 그 안에서 난장판으로 날뛰는 것 같긴 하죠. 그렇게 원 그리며 돌면서 이리저리 부딪히는게 슬램인데요. 락 공연엔 다이빙이나 슬램이나 모슁이나 월 오브 데스 등 위험한 것들이 많긴 해요. 월 오브 데쓰는 서로 양갈래로 갈라져 마치 적과 대치하듯 마주보는 상태에서 동시에 상대 진영?을 향해 돌격하며 이리저리 부딪히는 건데 워낙 위험하고 타이밍이 중요해서 이게 국내에서도 시행된 적이 있는진 모르겠네요. 일본이 이런 언더 문화가 더 저변도 넓고 빠르게 흡수하는 만틈 모르긴 몰라도 훨씬 과격하게 즐길 겁니다.
슬램의 경우 제가 마지막으로 한 게 nofx란 미국 펑크 밴드의 2007년 내한공연 때였으니 벌써 10년전;; 이젠 건강도 그렇고 나이 때문에 못하지만 아무래도 힙합 공연장에선 좀 감질나는게 있어요.
지난번 메탈리카땐 다리에 핏줄 터질 정도로 놀고 온 녀석이 일리네어땐 주위 사람들 때문에 꼼짝도 못하고 제자리에서 굳은 상태로 체력을 거진 온존한 채 돌아왔으니까요ㅠ 그저 그 자리에서 비트에 맞춰 작게 꾸블렁;;거리고 오려던 제 소망이 그렇게나 실현되기 어려운 것인줄 몰랐습니다...흑...ㅜ
애정으로 인한 욕심이야 팬심으로 서로 양해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너무 매너없단 생각이 듭니다.
2층 좌석 첫째줄 같은 곳이나 쨌든 뒷사람에게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촬영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봐요.
맞아요. 내 핸드폰에 담는 것도 의미있지만 그런 건 인증사진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터라.. 스맛폰으로 인해 좀 아쉬운 공연 문화가 장착된 것 같습니다.
메탈 공연장에선 머리 흔들며 즐기듯 힙합 공연장에선 그저 비트에 몸 맞기고 즐기는 게 최고라 생각했는데 힙합계 비주얼 담당들이 계신 레이블에선 불가능한 소망을 제가 품었나 봐요. 일리네어 공연 세 번째 관람인데 이번이 제일 심했습니다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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