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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센스가 말하던 'The Anecdote'

demonade2015.08.10 23:33조회 수 9638추천수 22댓글 26



“애닉도트는 저의 정규 1집 프로젝트예요. 첫 트랙부터 끝 트랙까지 들으면 저를 모르던 사람도 저에 대해 알 수 있을 거예요. 한 살 때부터 약 2년 전까지 이야기를 전부 담을 거거든요. 어떻게 보면 긴 일기장 같고, 원기옥 같은 앨범이죠(웃음).



- Topclass 인터뷰



자기가 제일 잘한다고 생각하면 그런 맘이 없을 수도 있잖아요. 아니죠. 전 딴 데서도 얘기했어요. 나는 기본이라고. 이제 느껴요. 아, 이제 기본들은 다 한다. 이제 자기 스타일로 발전시킬 줄 아는 애들이 좀 나올 것 같다. 여기서 전 경쟁심을 느끼고 기술적으로 앞서야 되겠다기보다 커리어가 없는 래퍼로서, 내 첫 음반으로 뭔가 보여줄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선후배를 떠나서 내가 힙합 좋아했고, 한국 땅에 살면서 랩을 이렇게 붙잡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 Anecdote >에는 스웨깅하고, 너희들 한 방 먹이고 이런 트랙은 안 넣고 싶어요.


잘 다듬은 한 장의 음반도 반갑겠지만, 이센스는 어쩐지 불쑥 곡을 발표하는 게 어울리는 래퍼예요. 작업하면서 느낀 게, 완벽할 수 없다는 점이에요. 절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그래서 곡에 접근하는 태도가 바뀌었어요. 스튜디오 가서 비트를 듣고 어떤 느낌을 받았다면 그걸 풀어놓고 오자. 끝.
 

그런 태도가 있어야 음반을 낼 수 있는 거겠죠. 그렇죠. 성격상 빨리빨리 판단을 잘 못해요. 그런데 성의를 들이는 거랑 비효율은 다르잖아요. 음악을 잘한다는 말엔 판단력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한편 프로듀서가 두드러진 적은 없어요. 곡보단 랩을 기다리는 쪽이었어요. 기분 좋은 일이죠. 지금까지 허투루 랩을 하진 않았구나.
 

랩과 비트 모두 뛰어난, 이른바 한 곡의 ‘클래식’을 남기고 싶은 맘은 없나요? 그런 맘이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만들면 안 된다는 걸 알았어요. 클래식을 만들어야지, 하고 작업하는 건 마치 소개팅 잘하는 법 책 보고 나가서 여자 만나는 태도랑 비슷한 것 같아요. 자연스러운 게 뭔지 모르고 잘해야 된다, 잘해야 된다만 하는 거죠. 생각해보면 저 몇 년 동안 일 진짜 열심히 했거든요. 그동안의 곡이 정말 좋았다는 얘기 안 나오는 것도 알아요. 그래서 좀 부담이 돼요.
 

< Anecdote >란 단어엔 일화, 숨은 얘기란 뜻이 있죠. 지금까지의 우여곡절에 대한 가사가 들어 있나요? 이 게임 자체에 대한 얘기, 내가 너보다 위라는 얘긴 피하고 싶어요. 가요계, 저작권, 인디 문화의 방향… 그런 게 구리다는 게 아니라, 이 음반에서만큼은 그냥 사는 얘기. 그러니까 절대적으로 한국이 보여야 돼요. 꾕가리 소리가 나와서 한국인 게 아니라. 힙합에 관심 없는 사람들한테 힙합 음반을 들려주면, 사람들은 그 음반을, 비유하자면 ‘교포’라고 받아들여요. 어느 정도는 맞죠. 힙합은 미국 거니까. 그런데 그 주인공이 한국 사람 같아야 흥미가 생기지, 미국에서 잘나가는 사람 흉내 내면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경산에 내려갈 거예요. 거기서 어릴 때 걷던 길 걷고, 학교 가보고. 우리는 살면서 훈련을 받기 때문에, 그런다고 갑자기 스물한 살 때의 초심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기억은 해야 된다는 거죠. 촌스러운 초심 얘기가 아니라 내가 왜 이걸 사랑했고, 어떤 경로로 빠지게 되었고. 그런데 전 서울에 있으면 전투하는 자세로 살아요. 경산에선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인데, 서울에선 스튜디오 가서 끝내야 되는 ‘일’로 생각해요.



그럼 이센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자기 음반인가요? 제 음반을 완성하는 동시에 나를 기억해내는 거죠. 이번 음반의 목표는 무조건 내 만족이고 내 작품이에요. 그리고 내 영혼을 울려야 돼요. 만약 내가 1백 퍼센트 만족했는데 반응이 별로예요. 그러면 에라 모르겠다 뭐든 해볼게,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전까진 뒤를 생각 안 할 거예요. 나 강민호, 경산에서 태어나 열일곱 살 때 랩 하겠다고 올라와서 이런 일 저런 일 다 겪고, 대마초 걸리고, 진짜 사람한테 나태라는 게 어떤 건지도 경험해봤고, 그런 사람이에요. 절대 화려하지도 않고 유명하지도 않아요.


- GQ 인터뷰



레이블에 소속되지 않고 혼자 음악을 하고 있어요.이센스와 같이 하려는 래퍼들이 많을 것 같은데, 혼자이길 선택한 이유가 있어요?
나를 냉철하게 보고 싶었어요. 회사에 있을 때나 믹스테이프 냈던 초창기엔 내 기분을 어지럽히는 방해 요소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충전이 필요한데 쉼 없이 일한다거나, 내키지 않는데 구린 노래를 불러야 한다든지…. 대중적으로 알려진 뒤에 사람들이 갑자기 잘 해주는 것도 슬펐고요. 하고 싶은 음악을 제대로 해보겠다는 마음도 있었죠. 누군가는 복에 겨운 소리라고 하지만 나름대로 고충이 있었어요. 지금은 나아가야 할 방향에 확신이 들어요. 많이 안팔리더라도 부끄럽지 않을 노래가 나오고 있고요.

 다른 유혹에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하려고 혼자 음악 하기를 선택했어요?
깡 부리고 싶은데 의견 안 맞는 사람들이랑 있으면 피곤해. 난 지금 커리어를 새로 쌓는 마음으로 음악하고 있어요. 지금 준비 중인 <The Anecdote> 앨범이 나오기 전엔, 절대 나 자신을 베테랑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베테랑 대우를 받고 싶지도 않고요. 믹스테이프도, 슈프림팀도 다 잊어버려야 해요. 지금껏 나는 랩 게임에 뛰어들고 싶은 학생이었고, ‘슈프림팀’이라는 학교에 들어가서 장학금 받고 다닌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믹스테이프를 냈던 초창기나 슈프림팀 때의 이센스를 좋아했던 팬 입장에선 이번 앨범은 지난 곡과 어떻게 다르죠?
들어봐야 알아요. 사실 다 알고 계산해서 만들 수 있다면 지금까지 앨범이 100장은 나왔을 거예요. 말로는 확신을 줄 수 없지만, “이 앨범 좋아”, “X나 괜찮아”라고는 말할 수 있어요.

- 대학내일 인터뷰



+ 추가 

Q. 앨범 작업 스타일이 궁금합니다. 곡이 잘 안풀릴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안풀린다고 잘 풀리게 하는 방법 너무 알고 싶습니다.

Q. 가사를 쓸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죽여줄려나?

Q. 최근에 즐겨 듣는 음악 추천 좀 해주세요~
디 애닉도트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활동 계획 말씀 부탁드립니다.
애닉도트.

- 지니뮤직 인터뷰


현재 많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는 앨범인 만큼 여러 사람들이 에넥도트를 둘러싸고 여러가지 반응들이 나오는데 혹시나 참고될까 싶어서 예전 인터뷰들을 가져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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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6
  • title: Anderson .PaakKof
    8.10 23:41
    재밌게 읽고갑니다. 예약구매했는데 기대되네요
  • 8.11 00:39
    @Kof
    저도 기대중입니다. 예전부터 이 인터뷰들과 공개곡들 때문에 설레발이지만 분명 좋은 앨범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 8.11 00:32
    지큐인터뷰좋네요
  • 8.11 00:40
    @키프로스
    GQ인터뷰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그리고 에넥과 관련있는 부분만 퍼왔는데 저도 개인적으로 저 인터뷰 정말 좋아합니다. 나중에 풀버젼 쭉 읽어보시면 더 좋습니다.
  • 8.11 00:44
    캬....
  • 8.11 00:46
    @thisisneverth
    인터뷰 볼때마다 느끼지만 말 참 잘하는...
  • 8.11 00:51
    @demonade
    스웩 드립니다
  • 8.11 01:03
    일리스트
  • 8.11 01:22
    @dilla VILLAINS.

    illest!!

  • 8.11 01:11
    센스 인터뷰는 볼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 8.11 01:23
    @Shakur
    정말 속깊은 뮤지션...
  • 8.11 04:16
    진짜 멋있다
  • 8.11 11:00
    @아이앱
    태도가 확실하고 멋있는 사람입니다 진짜...
  • 8.11 05:15
    저두 예약햇는데 기대되네요
  • 8.11 11:00
    @dekim
    미리 설레발치긴 싫지만 올해의 앨범감인 앨범이 하나 나올 거라 예상합니다.
  • 8.11 06:10
    멋지다진짜이거
  • 8.11 11:02
    @Supreme.
    에넥도트가 기대되는 이유죠.
  • 8.11 08:44
    글자이쁘다..
  • 8.11 11:02
    @Papeed
    인터뷰 퍼오다보니 해당 인터뷰의 글자 폰트가 그대로 옮겨졌습니다 ㅋㅋ
  • 8.11 11:36
    저번 이센스 인터뷰에서'언더는오버로 가기위한 길이 아니다.언더는 세상에서 제일 멋있어야한다' 보고 와 했는데 인터뷰를 굉장히 잘하네요
  • 8.11 13:51
    @지농지농
    저도 그 인터뷰 정말 멋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져온 부분은 에넥 관련 부분만 가져왔는데 풀버젼 인터뷰 보면 거기서도 언더그라운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정말 인터뷰 잘합니다.
  • 8.11 16:04
    이센스 보면 항상느끼는건데 정말 생각이 깊은 사람인듯... 그만큼 가사도 잘쓰고 인정받는 리릭시스트...
  • 8.11 16:13
    @a$ap Pretty Flacko
    가사도 잘 써왔지만 아메바 이후 이센스의 가사는 뭔가 더 마음을 움직인다고 해야할까요? 깊이가 더 깊어진 듯합니다.
  • Greatest Ever...
  • 8.11 17:50
    아티스트
  •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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