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닉도트는 저의 정규 1집 프로젝트예요. 첫 트랙부터 끝 트랙까지 들으면 저를 모르던 사람도 저에 대해 알 수 있을 거예요. 한 살 때부터 약 2년 전까지 이야기를 전부 담을 거거든요. 어떻게 보면 긴 일기장 같고, 원기옥 같은 앨범이죠(웃음).
- Topclass 인터뷰
자기가 제일 잘한다고 생각하면 그런 맘이 없을 수도 있잖아요. 아니죠. 전 딴 데서도 얘기했어요. 나는 기본이라고. 이제 느껴요. 아, 이제 기본들은 다 한다. 이제 자기 스타일로 발전시킬 줄 아는 애들이 좀 나올 것 같다. 여기서 전 경쟁심을 느끼고 기술적으로 앞서야 되겠다기보다 커리어가 없는 래퍼로서, 내 첫 음반으로 뭔가 보여줄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선후배를 떠나서 내가 힙합 좋아했고, 한국 땅에 살면서 랩을 이렇게 붙잡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 Anecdote >
잘 다듬은 한 장의 음반도 반갑겠지만, 이센스는 어쩐지 불쑥 곡을 발표하는 게 어울리는 래퍼예요. 작업하면서 느낀 게, 완벽할 수 없다는 점이에요. 절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그래서 곡에 접근하는 태도가 바뀌었어요. 스튜디오 가서 비트를 듣고 어떤 느낌을 받았다면 그걸 풀어놓고 오자. 끝.
그런 태도가 있어야 음반을 낼 수 있는 거겠죠. 그렇죠. 성격상 빨리빨리 판단을 잘 못해요. 그런데 성의를 들이는 거랑 비효율은 다르잖아요. 음악을 잘한다는 말엔 판단력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한편 프로듀서가 두드러진 적은 없어요. 곡보단 랩을 기다리는 쪽이었어요. 기분 좋은 일이죠. 지금까지 허투루 랩을 하진 않았구나.
랩과 비트 모두 뛰어난, 이른바 한 곡의 ‘클래식’을 남기고 싶은 맘은 없나요? 그런 맘이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만들면 안 된다는 걸 알았어요. 클래식을 만들어야지, 하고 작업하는 건 마치 소개팅 잘하는 법 책 보고 나가서 여자 만나는 태도랑 비슷한 것 같아요. 자연스러운 게 뭔지 모르고 잘해야 된다, 잘해야 된다만 하는 거죠. 생각해보면 저 몇 년 동안 일 진짜 열심히 했거든요. 그동안의 곡이 정말 좋았다는 얘기 안 나오는 것도 알아요. 그래서 좀 부담이 돼요.
그럼 이센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자기 음반인가요? 제 음반을 완성하는 동시에 나를 기억해내는 거죠. 이번 음반의 목표는 무조건 내 만족이고 내 작품이에요. 그리고 내 영혼을 울려야 돼요. 만약 내가 1백 퍼센트 만족했는데 반응이 별로예요. 그러면 에라 모르겠다 뭐든 해볼게,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전까진 뒤를 생각 안 할 거예요. 나 강민호, 경산에서 태어나 열일곱 살 때 랩 하겠다고 올라와서 이런 일 저런 일 다 겪고, 대마초 걸리고, 진짜 사람한테 나태라는 게 어떤 건지도 경험해봤고, 그런 사람이에요. 절대 화려하지도 않고 유명하지도 않아요.
- GQ 인터뷰
나를 냉철하게 보고 싶었어요. 회사에 있을 때나 믹스테이프 냈던 초창기엔 내 기분을 어지럽히는 방해 요소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충전이 필요한데 쉼 없이 일한다거나, 내키지 않는데 구린 노래를 불러야 한다든지…. 대중적으로 알려진 뒤에 사람들이 갑자기 잘 해주는 것도 슬펐고요. 하고 싶은 음악을 제대로 해보겠다는 마음도 있었죠. 누군가는 복에 겨운 소리라고 하지만 나름대로 고충이 있었어요. 지금은 나아가야 할 방향에 확신이 들어요. 많이 안팔리더라도 부끄럽지 않을 노래가 나오고 있고요.
들어봐야 알아요. 사실 다 알고 계산해서 만들 수 있다면 지금까지 앨범이 100장은 나왔을 거예요. 말로는 확신을 줄 수 없지만, “이 앨범 좋아”, “X나 괜찮아”라고는 말할 수 있어요.
- 대학내일 인터뷰
ill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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