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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ype - 광화문 (feat. 태완)

secretp2015.03.11 14:32조회 수 1562추천수 2댓글 4



내가 나이 먹을 때마다 날 찾아온
겨울
매일 밤 흥겨울 줄 알았던 나의
이십대는
좆도 역겨울 정도로 가난했고
존내 다사다난 했고
뭐 다들 비슷할 걸
다 담아 내 거로 만들고 싶던
겨울밤 종로
도로의 불빛 따라 걸어
더러운 손가락에다 감정 넣어
매퀘한 밤공기를
노트에 담곤 길들이듯
쓰다 지우다 쓰다 지우다
지칠 땐 눈을 감던 길
씨팔 백만 년 갈 시라고 믿게 한 건
내 만년필에 붙은 세르반테스의 망령
눈 내린 광화문에 묻네
내 눈매는 그때 어땠었냐고 묻네
비겁하겐 안 살아 다짐했던 곳
그때 내게 래퍼는 곧 젊음의
통곡들을 모아 뱉는 speaker
삐꺽삐꺽 기껏 10년 쓰고 변한 난
고장 난 speaker


 I lost my way
I lost my way
길에 날 맡긴 채 걷고 있던 밤
I lost my way
I lost my way
All that I know
all that I know is The System


더 이상 광화문엔 달달한 연가
따윈 어울리지 않아
허무한 묵념과 험한 명령과 위험한
생각뿐
수많은 바쁜 사람들
도박꾼처럼 행복과 바꾼 행복들
또 가끔 책을 읽다 자살과 살자가
뒤집혀
꽁지뼈에 불 지펴놓은 듯 불안하고
역겹지
거리는 역겨움과 항상 엮였지
드라마는 역경과 고난 부분만
사실적이야
계급장 높은 아군은 사실 적이야
대극장 돌계단에 앉아
바라본 건 제일 쎈 나라 공관
21세기 봉건제 포식자의 공간
내 미제 잠바 주머니에는
담배 가루 붙은 지폐 몇 장과
노트엔 눌어붙은 시궁창을 위한 찬가
끊었던 술잔과 다시 마주한 밤
씨팔 이것도 팔자인가


I lost my way
I lost my way
길에 날 맡긴 채 걷고 있던 밤
I lost my way
I lost my way
All that I know
all that I know is The System


투박한 일상과 온종일 싸운 뒤에
느낄 거야
내일도 널 욕보일 삶
현실에 대한 답 중 선택은 착각쯤
되나
일상과 이상과 세상 사이엔 늘
못 갖춘 수많은 자격들
너도 뭐 차차 겪을 거야
오늘 자 기억들 곁들인 건
소주 한 잔의 반가운 해방감
나의 밤관 상관없다 방관한 타인의

반강제로 수긍한 이 시스템
시스템 위에 시스템이 낳은 시스템
권력이 거리에 미메시스된
피라밋 같은 건물들
그 속에서 곧 물들거나
늙을 어린아이였던 속물들
귀찮아도 눈을 떠 삐걱대면서 버텨
과연 이러는 게 똑똑한가
하루는 비참하고 다른 하루는 비겁해
오늘 난 옛날의 나에게 떳떳한가


I lost my way
I lost my way
길에 날 맡긴 채 걷고 있던 밤
I my lost my way
I lost my way
All that I know All that I know
all that I know is
The System


===================================


큰 기대 안 하고 있었는데 곡이 꽤 좋네요. 태완과의 궁합도 역시나 좋은 것 같고. 플로우 스타일 다양하게 하려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4집 꽤 좋게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신고
댓글 4
  • 3.11 14:46

    정말 좋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한국 최고의 리릭시스트 ㅠㅠ

    태완이란 분은 피쳐링으로 많이 봤었는데 여태까지 좋다고 느낀적이 드물었는데

    이번엔 진짜 좋네요

  • 3.11 14:50
    이번 곡에서 제리케이같은 느낌도 느꼈는데, 사회의 문제점들을 지적할때 비정하게 윽박지르는듯한 그 느낌이 정말 좋아요. 특히 벌스3
  • 3.11 20:38
    가사의 깊이가 상당하네요..
  • 3.11 22:20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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