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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뻘글 part 2) 창모는 본인이 의도치 않게 1917을 만든걸까?

title: Travis Scott장르편식노놉2026.10.06 00:11조회 수 1006추천수 6댓글 2

part 1에 이어서 계속되는 개소리입니다.

제가 창모 monolith 앨범을 듣고 멋있다 생각하고 설득된 이유 중 하나가
영화 1917이 떠올랐기 때문인데요, 

이번 글은 영화를 볼 예정이신 분은 읽지 않기를 바랍니다.
영화 스포가 가득하고,
살면서 한번은 볼 가치가 있는 명작이거든요.

2020년 2월 경, 코로나의 마수가 조금씩 그 존재감을 드러내던 시기
교환학생으로 미국 뉴욕에 있을 때 극장에서 본 영화인데


대사 해석이 잘 되지 않았음에도 제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고
당해 초 귀국 후 거리두기 시절 극장에서 한번 더 보고
이후 OTT로도, 다운로드 받아서도 몇 번이나 볼 정도로 좋아합니다.

 



 

아무튼 창모 Monolith에서 영화 1917을 떠올린 주제로 돌아가자면,

 




1. 수미상관


창모의 Monolith의 트랙 10개 중에서
첫 트랙과 마지막 트랙이 타이틀로 배치되어 있는데,
두 트랙의 공통점이 타이틀이란 것 뿐 아니라
개인 감상으로는 사운드적으로 제일 위압감?이 높은,
음량과 음압이 제일 강한, 앨범 내 양대 산맥이라 생각하거든요
세종콘에서 녹음한 관객들의 UGRS 연호를 삽입한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UGRS Right Here 라는 키워드가 등장하는 노래가 

앨범 내 첫 트랙과 마지막 트랙이 유일합니다.

1917도 동일하게 수미상관의 구조를 띄는게
주인공 스코필드가 나무 그루터기에 앉은 채로 눈을 뜨는 것으로 시작하는 영화가
역시나 나무 그루터기에 앉은 채로 눈을 감는 것으로 끝나거든요

 

 



수미상관인 앨범/영화가 저 둘만 있는건 당연히 아니라고요?



2. 영광과 덧없음, 그리고 죽음의 메타포?

엘이에 "창모는 죽음을 낭만적으로 그리는 재주가 있는 듯"
이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온 적이 있는데

https://hiphople.com/kboard/33464081

전 이번 monolith에서는 힙합으로서의 자아를 내려놓는 이야기로 해석했었는데

어쩌면 자아를 내려놓는 게 아니라 죽어가는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죽음에 관한 메타포는 총 3번 앨범 내에서 등장하는데
me and my clan, memento mori와 impulse

me and my clan에서는

"난 미련 없어 죽음을 둬 내 곁에
죽음을 새겼어 난 내 레이블에
내 사후까지 난 세워 놨어 plan"

로 전혀 죽음에 두려움 없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memento mori에서는 제목으로 죽음을 기억해라 라는 메세지를 드러내고,


impluse 에서는

"
아 저 끝의 빛이 졌어
희미해져 가
나의 별이 졌네 (죽어)
"

라는 문장이 합창의 목소리를 빌어서 표현됩니다.

그 사이에 도쿄 네온이라는 곡에서는
힙합에서 정상에 오른 자신이었지만
그 속에서의 허무감, 그리고 전성기가 지났다는 아쉬움을 노래하네요
그 정상에서 마음껏 뽐냈던 고양감은 자기에게 멍울만을 남기기도 하면서.

"트로피들은 달콤했지만
충치처럼 나를 썩혀 버렸지"

 

 

 

1917에서 주인공 스코필드는 
이미 몇 번의 전투를 겪은 베테랑으로 묘사되지만
동시에 이미 전쟁에 질릴 대로 질린 인물이라 
받았던 훈장을 프랑스 장교에게 팔고 와인을 받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스코필드와 단짝으로 지내던 블레이크라는 병사는
전쟁에 참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동시에 전투에서 공훈을 세우고 훈장을 받는 것을 명예라고 생각합니다.

이 둘이, 장군으로부터 어떠한 임무를 받게 되고
(정확히는 블레이크, 전쟁의 명예를 원하는 인물,
스코필드는 블레이크와 함께 앉아 있었단 이유로 차출)
블레이크는 자신의 임무에 친형의 목숨이 달려 있어 의욕적이고 성급하지만,
스코필드는 그저 같은 자리에 있었다 차출된 거라서 중간에 툴툴대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블레이크는 죽고, 
스코필드가 남아있는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역할을 이어 받습니다

그 스코필드도 영화 내에서 3번의 죽음의 위기를 맞이하는데

독일군 참호에 부비트랩 때문에 폭발로 기절
민가에 숨어있던 저격수의 권총을 헬멧에 맞고 기절
그리고 독일군에 쫓기다 강에 입수하고 기절


겨우 살아난 주인공은 영국군 병사들이 앉아있는 가운데
한 병사의 노래를 들으면서 잠시 멍을 때리는데



"
I'll soon be free from earthly trials
곧 모든 고통은 끝나고
This body rests in the old churchyard
이 몸은 교회 묘지에 잠들어 있겠죠
I'll drop this cross of self-denial
제 금욕의 십자가를 지고
And go singing home to God
주님을 찬양하며 집으로 갑니다

I'm going there to see my savior
저는 주님을 만나기 위해 그곳으로 갑니다
I'm going there, no more to roam
더 이상 방황하지 않아도 되는 그곳으로
I'm just goin' over Jordan
요단강을 건너
I'm just goin' over home
집으로 갑니다
"

 




아직까진 monolith와 1917의 공통점이 많이 애매해군요??

 

 



3. 잊고 있었던, 외면했던 가족을 떠올림

제가 창모의 monolith를 듣고 1917을 떠올린 가장 큰 이유인데요,

산겐자야에서는 오랜만에 간 동네에서
진짜 자신을 안아주던, 그때도 지금도 아름답기만 한 그녀를 만납니다


그리고 가스펠에서는 
잊고 있던, 한때는 아버지 같았던 자신의 피아노 선생님의 모습을
부고 사진으로 접하게 되네요
(조형곤, 신해철 그대에게 bass 세션, 무한궤도 멤버, 2020년 작고)
"외면했던 얼굴, 근데 왜 위에 ㅅ을 씌워?"


잊고 싶었고 잊으려 했지만 자신의 노래에 그의 화음이 들렸다는 것처럼,
창모의 가슴 한켠에는 언제나 자기의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UGRS RIGHT HERE!"에서
"과거는 지우는 게 멋"
이라던 창모가, 결말에 과거를 떠올리게 되는 구조도 참 멋있습니다.

 



1917의 주인공 스코필드는 영화 초반부부터
가족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휴가를 받았음에도 고향으로 굳이 가지 않았다는 언급을 하면서요

하지만 중간 중간에 옷매무새를 단정할 때 
어떤 안쪽 주머니의 상자를 열고 무언가를 확인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고,

도중에 독일군이 한창 모여 있는 민가들에서
잠시 몸을 숨기려 할 때,
지하에 어느 프랑스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자기 아이도 아닌 갓난아기를 돌보고 있었는데요,
스코필드는 익숙한 듯이 아기에게 자장가를 들려주고,
자신이 가져온 식수통에 담긴 우유와 부식들을 비롯한 식량을 전부 다 내주게 됩니다.
잊고 있던 소중한 것을 떠올리는 계기라도 된 듯이요.


그리고 영화 결말부에 주인공은 그루터기에 앉으면서
그 상자 안의 가족 사진 (아내와 아이들)을 확인합니다.
"부디 꼭 돌아와 주세요"라는 문구가 뒤에 적혀 있고요.

 

 

 

시발 눈물이 광광 흘러
 

 


4. 점점 비워져 가는 주인공

저만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monolith가 1번 트랙에서 9번 트랙 까지
점점 음압의 세기나 힙합 색채가 갈수록 옅어진다는 느낌을 받으신 분이 있나요?

 

주인공 스코필드도 영화가 진행 될 때마다 계속 복장과 군장이 비워지게 됩니다
헬멧, 장총, 식수통과 식량



5.  롱테이크 기법

창모 유튜브에 올라온 전곡 뮤직 비디오를 보고
칸예 웨스트의 father, 시계태엽 오랜지를 연상했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1917도 롱테이크 기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monolith 뮤직 비디오가 중간중간 곡 사이에 어두워 지는 부분이 있듯이
1917에서도 독일군 참호로 들어갈 때, 폭발이 있을 때가 티가 나지 않는 편집점이고
스코필드가 권총을 헬멧에 맞고 기절할 때
제일 확실한 분기점으로 나타납니다.




자투리로 주저리주저리 덧붙이자면

monolith 2번 트랙 me and my clan은
창모와 폴 블랑코가 적들을 다 잡아먹을 기세로 노래하는데

가사들도

"제국을 건설해 Me and my sekkis
깃발을 꽂아라 Me and my clan"

정복욕과 투지가 만땅이군요

1917도 초반에는 스코필드, 블레이크 2명이 극을 이끌어 갔는데
블레이크는 임무를 완수하고 형을 구하기 위해서
눈에 뵈는게 없습니다.

좁은 영국군 참호를 
원래 지나가야 하는 방향과 반대로 지나가서
아군에게 쿠사리를 먹기도 하고

부상당한 부사관?을 밀쳐서 한바탕 소란이 나기도 하고

심지어 최전선에서는 죽은 아군의 시체를 밟기까지 합니다

like 스윙스 불도저 shit 유남쌩?

 


monolith 3번 트랙은 제목이 RATS인데

1917에서는 쥐는 참 골치아픈, 트러블 메이커로 묘사됩니다

주인공 스코필드가 손에 상처가 났는데
옆에서 쥐를 본 블레이크가 놀라서 스코필드를 밀치고
스코필드는 다친 손을 시체 가슴팍에 난 구멍에 넣게 되고,

블레이크가 들려준 이야기에 따르면
친구 병사가 잠든 사이 자신의 귀를 뜯어 먹은 적도 있고


심지어 독일군이 남긴 지하 참호의 부비 트랩을 건드려서
주인공을 죽을 위기에 처하게 만든건 쥐였습니다.


 

 

 

 

 

이전 글에서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자아의 회복을 그린 영화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힙합의 에고에서 내려와 어릴 때의 꿈을 기억하게 된 창모와
전쟁의 지옥에서 살아남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꺼내 보게 된 스코필드와 많은 공통점이 보였습니다.
 


 

 


사실 10대 시절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검정치마의 3부작 중 마지막 teen troubles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team baby, thirsty가 사랑의 양면성을 그려냈지만
teen troubles에서는 10대 시절 미국에서 지내던 과거를 담았거든요

창모의 입장에서도, 검정치마 조휴일 둘다
발매해야만 했던, 해야만 했던 이야기라는 점에서도 동일한듯​​​​​ 하네요. 


1917과 teen troubles를 진짜 너무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monolith가 정말 멋있고 설득력 있는 앨범으로 다가와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창모님.......

신고
댓글 2
  • 10.6 01:28

    재밌는게 수미상관은 뮤비에서도 볼 수 있어요. 처음 뮤비 시작할 때는 다른 등장인물이 모두 입장한 상태에서 검은 가면을 쓴 창모가 입장하고 피아노를 치는데, 마지막에서는 다른 등장인물이 먼저 나가고 마지막에 피아노를 치던 창모가 퇴장해요.

  • 10.6 01:30
    @lulula

    그리고 창모가 나갈 때에는 가면을 벗은 채로 나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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