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에서 반타01 이야기가 슬슬 나오길래 가져와봤습니다
Hom 7월호에 실었던 [아름8] 리뷰입니다 잘 읽어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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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할 곳이 어디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이형기 시인의 시 <낙화>의 변용)
전작에서 전쟁의 이름을 벗어 던진 반타01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인 듯하다. 그의 시선은 어느 분명한 지점을 바라보고 있으며 그의 발끝이 향하는 곳은 명확했다. 아마도 그 지점은 해가 있는 곳, 사랑이 있는 곳, 평화가 있는 곳이지 않을까 싶다. 이번 여정은 그와 오랜 시간 함께한 음악적 동반자 MPT가 함께한다. [오기패턴]이 세상에 나온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점에 등장한 [아름8]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아름8]에 비친 인간 김윤혁의 모습은 투명하고도 다채롭다. 그가 MPT의 비트 위에 내뱉는 말들은 지나치게 솔직하다. 언제나처럼 조금씩 암호화되어 있는 듯한 그의 가사는 그의 속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가족에 대한 사랑, 자신의 음악에 대한 자신감, 동료들에 대한 애정 같은 것들이다. “Self Control”의 내용은 특히 인상적인데, 나태하고 나약한 자기 자신을 주짓수 대련 상대로 설정한 뒤 스스로를 다잡는 가사들은 비장함마저 엿보인다.
가사에서는 ‘나다움’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반타, 시월, 윤혁 세 인물은 같은 인물이지만 다른 캐릭터다. 반타01은 이 세 이름을 3인칭으로 반복하여 사용한다. 각각 현재 그의 음악, 과거 그의 음악, 인간으로서의 그를 상징하는 이름들은 그가 자신을 탐구하기 위해 거리를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앨범의 정중앙에 해당하는 “eeee”부터 시작된 ‘나다움’에 대한 탐구는 점차 발전해 ‘나를 만든 것’에 대한 고찰로 이어진다. “Korea BJJ”에 쓰인 그의 가사는 고찰의 끝에서 발견한 인간 김윤혁의 정수다. ‘어머니의 그림자/아버지의 진가’에서 ‘우리들의 시간/우리들의 진가’로 점층되는 가사는 그를 이루는 주위의 모든 것과 그 자신의 통합을 나타낸다. 이어지는 “태권도”에서 ‘아무도 날 보지 않는대도/그냥 살았던 대로 계속 살아야지’로 시작되는 편지는 과거와 현재의 김윤혁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아도/멈추지 않아 난 여전히 여기에’라는 단단한 다짐은 그가 바라보고 있던 그 지점은 결국 ‘나’가 있는 곳이었음을 말해준다.
밀도 높은 반타01의 랩 또한 지나칠 수 없는 지점이다.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전반부는 반타01의 나무랄 데 없는 퍼포먼스가 난무를 펼친다. 특유의 건조하면서 날 선 반타01의 랩은 “샤이니”, “십새끼”, “Self Control”과 같은 트랙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촘촘히 박힌 라임과 변화무쌍한 플로우가 쉴 새 없이 이어지고, 그 사이로 잘 벼려진 예기와 같은 단어들이 비집고 들어온다. MPT는 특유의 전자음과 신디사이저로 각 트랙의 분위기를 능숙하게 조율한다. MPT의 비트를 자유자재로 타고 넘는 반타01의 퍼포먼스는 그들의 긴밀한 유대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전반부가 반타01의 난무였다면 후반부는 MPT가 주도한다. “eeee”부터 분위기가 전환되며 MPT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트랙을 장악한다. “하얀 질주”와 “할머니”의 인스트루멘탈은 단연 앨범에서 하이라이트로 꼽을 만한 구간이다. 1MC 1PD 앨범의 이상적인 형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둘의 호흡은 이상에 가까운 시너지를 만들어 낸다. 반타01은 MPT의 비트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그 최적의 경로를 알고 있으며, MPT는 반타01의 랩이 더욱 빛나기 위한 최상의 시나리오를 쓸 수 있다. 서로를 알고 이해한 이들이 만들어 낸 화학작용은 가히 폭발적이다.
감히 말하건대, [아름8]은 상반기 등장한 그 어느 앨범과 견주어도 전혀 부족한 점 없는 수작이다. 굵직한 작품들이 여럿 등장했으나 이 앨범이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 못할 이유는 단 하나도 없다고 확신한다. 목적지와 방향을 깨달은 이 둘의 호흡은 그 어느 것보다도 아름다우며 그들답다.




잘 읽었습니다! 오늘은 이 앨범을 들어야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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