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랩으로 말해버리는 놈 세 명
2000년대와 2010년대 초반의 한국말 랩을 들어보면 라임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예측 가능한 플로우, 래퍼의 자연스러운 말투가 반영되지 않은 딱딱한 억양, 말투가 줄어든 만큼 어색하게 연출된 감정 표현 등 다듬어지지 않은 랩을 했던 경우가 꽤 많았던 걸 알 수 있는데요. 그 가운데 특히 스윙스, 이센스, 버벌진트는 앞서 언급한 아쉬운 부분들이 완전히 개선된 한국말 랩을 했었다고 봅니다. 랩이라는 틀에 할 말을 더한 래퍼들이라기보다, 할 말이 그냥 자연스럽게 랩으로 나와버리는 느낌이랄까요.
산이, 더콰이엇, 도끼, 빈지노, 개코, 팔로알토, 비프리, 빌스택스, 양동근 등도 최고들이지만 한국말의 자연스러움이 실제 말투와 함께 음악적으로 잘 버무려진 생동감 있는 랩을 한 래퍼로는 최고들 중에서도 특히 세 사람이 뛰어났다고 생각해요. 뭐, 전체로 볼 땐 한국말 랩이 발전하고 진화하는 과정이었고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래퍼들의 수준이 평균적으로 높아졌다고 생각하고요.
2. 랩이 음악이 아니어도 되는 시대?
힙합의 사운드는 미국의 트렌드를 기준으로 대략 2~3년 간격으로 계속 바뀌었고 래퍼들도 그에 맞는 랩을 해왔죠. 기본적인 라이밍 규칙은 유지하되 사운드 무드에 따라 음절 수를 조절하거나, 멜로디를 활용하거나, 피곤하지 않게 들리도록 라임의 빈도와 간격을 조절하기도 했었고요. 랩을 오래 해온 래퍼들 중에 여전히 인정받는 경우는 랩의 기본적인 규칙을 분명하게 지키고 드러내면서도 사운드 변화에 적응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랩은 유행하는 사운드와 별개로 래퍼의 캐릭터를 파악할 수 있는 말투와 고유의 말발, 잘 박히면서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라임이 있는 Bar의 조건을 갖춰야 마니아와 대중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작자가 담은 의미가 잘 전달되는 표현, 웃기는 비유와 말장난, 기가 막히는 라임, 그걸 설득력 있게 뱉는 감정 표현과 톤 운용 등 회자되고 유행이 되는 랩을 만들고 뱉는다는 건 결코 쉬운 게 아니라는 거죠.
저는 그런 관점에서 근 2~3년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따라부르게 만드는 파급력을 갖춘 매력적인 랩이 씬에서 잘 안 들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마치 산수처럼 랩이 음악적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라임인 거고, 비트가 없이 라임만으로도 음악적인 리듬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한국힙합에서 많이 접하게 되는 랩은 흐릿하고 산만하고 리듬이 부실한 중얼거림에 더 가깝게 들립니다. 그래서인지 밈이 되는 표현과 단어, 자극적인 주제가 부각되면 됐지, 랩의 음악적인 면과 성취에 대해서는 회자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진 것 같고요.
좀 과격하게 표현하면 랩이 음악적 장치가 아닌 시대가 된 것 같달까요. 시대의 흐름이기도 하고 수요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부정하거나 틀렸다는 건 아니지만 랩이 랩만으로도 갖고 있던 매력, 힘, 존재감이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3. 랩이 중얼거림 취급받지 않았으면 함
미국의 유행을 일부 반영한 사운드와 아웃핏, 밈으로 활용되는 뇌절 라인들 모두 존중하고 어떤 부분이 매력적인지도 알기 때문에 일부 즐겨 듣기도 합니다. 비트와 플레이어의 에너지 위주로 감상하는 힙합이 트렌드 중 하나인 것도 알겠고요.
그래도 저는 아쉬운 것 같습니다. 사운드와 에너지의 뒤로 밀려나는 랩의 비중과 존재감이. 랩은 사운드 소스로만 의의를 갖기엔 언어적인 특징이 너무 커서 무시할 수가 없고, 라임을 통한 최소한의 리듬감을 확보하지 않으면 중얼거림 이상의 음악적 가치를 잃는다고 생각하거든요. 모든 랩이 스네어에 딱 박는 라임과 딴딴한 발성의 스핏으로 돌아가야 된다는 게 아니라, 발음이든 표현이든 언어적 타격과 비트에 뒤처지지 않는 리듬 정도는 갖춘 기본적인 랩은 유지됐으면 하는 거죠.
요즘 한국에서 랩을 하는 신인들이나 나이가 어린 분들의 랩이 랩의 기본을 갖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출중한 라이브 퍼포먼스까지 바라지도 않고, 최소한의 라이밍은 할 줄 알면 좋겠는데 아슬아슬하게 인정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등장했을 때보다 많이 랩이 다듬어진 현재의 권기백 정도인 것 같아요.
4. 래퍼라면 기본기 좀 갖춰라 이기야
김하온의 음악성은 아직 컬러가 없는 느낌이고 곡 하나를 드라마틱하게 완성하는 탁월함은 부족하다고 보지만 랩에 있어서는 작사 포함해서 기본기와 탄탄한 내공을 갖췄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이번 신곡에서 리이치기, 킴보를 겨냥한 듯한 라인들(*김상민은 제외)만큼은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두 래퍼의 랩은 표현의 재미는 있었지만 라이밍이나 구조는 실망스러웠고 싱글이나 앨범 단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뭐... 카더라로 쓴 가사로 범벅된 디스곡 새벽 기습 발표, 식케이를 중심으로 2~3년 동안 지속돼온 이지메 움직임에 동참한 건 정작 빅나티와 김하온 본인인 것 같아서 갸우뚱했지만요.
래퍼들 특정하긴 싫었지만 리치이기와 킴보의 경우 캐릭터나 가사와 태도적인 매력으로 하입을 받고 있는 만큼 랩 자체에 대한 아쉬움에 대해서 한 번 얘기해보고 싶었고요. 솔직히 크게 기대하고 있진 않지만 랩이 좀 더 랩다워지면 발표될 음악이든 플레이어들과의 랩게임이든 더 수준이 올라갈 것 같아서 꺼내봤습니다.
주저리주저리 생각하던 거 적어놨다가 어제 이센스 힙플라디오 나온 거 보고 공감되는 내용들이 많아서 좀 더 내용 추가해서 마무리해봤는데요. 아무튼 결론은 한국힙합 엄청 다양하고 재밌어지긴 했는데 한국말 모르는 사람들이 들어도 랩으로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랩 좀 랩처럼 들리게 뱉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이제 한국힙합이 역사가 꽤 깊어졌고 교과서 같은 곡들 너무 많은데 좀 더 참고하고 보완 좀 하길 바랍니다. 한국힙합 화이팅임다ㅋㅋ




리치이기 기본기 탄탄하지 않나 플로우 잘 타던데
주그 듣고오자
이기는 기백이랑 동갑인데 좀 봐줘도 되는거 아닌가
싹수 있는 애들은 시간 지나면 알아서 잘해짐
주그 듣고오자
당연히 듣고 썼져
리치이기 기본기 탄탄하지 않나 플로우 잘 타던데
ㄱ
박자감 있고 가사 잘쓰고 톤 좋은 이기가 구리다고 생각하는거면 뭐 할말이 없네
솔직히 차력 랩도 하나의 스타일이라 할수있는데
요즘은 천대받는 반응을 적지않게 봐서 좀 묘하네요
반대로 오토튠 싱잉이나 멈블링 랩 플로우한테는 더욱 관대해진 분위기로 느껴집니다
차력 랩이라서 별로라기 보다는 그런 랩을 작품에 잘 녹여서 보여준다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 아티스트의 강점이 작품성이 아니라 그 랩 스킬 하나면 아무래도 반응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네요
그냥 차력 자체를 걍 ㅈㄴ싫어하는 사람들도 꽤 봐서요
물론 취향적 호불호지만 그렇다고 무슨 이제 차력랩을 아예 하면 안된다는 식의 반응들을 보면 좀 그렇긴해요
가끔 보면 시대에 뒤떨어진걸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들이 보여요
어차피 세월은 다 공평한데 이젠 트랩이 촌스러워 보인다는 반응까지 ㅡㅡ ㅋㅋ
이기는 기백이랑 동갑인데 좀 봐줘도 되는거 아닌가
싹수 있는 애들은 시간 지나면 알아서 잘해짐
네 아쉬운 게 있고 응원하는 거라고 밝혔잖아여ㅋㅋ
그렇게 어리다는 느낌은 못받았는데 권기백이랑 동갑이라하니까 확체감되네요
그렇게 치면 하온이는 그 나이 때 랩 스킬은 완성형이었다고 생각함
렙을 렙 답게 뱉는 시대는 이제 많이 지나갔음
이기나 킴보나 렙을 렙 답게 못 뱉어서 저렇게 뱉는 게
절대 아님 그 시대가 아니기 때문임
그리고 요즘 시대는 렙 카테고리가 엄청 늘어났다고 생각해야 함
의견 잘 봤는데요. 랩의 종류가 늘어났다는 점에서는 동의하는데 음원으로 들으면서든 공연장에서든 같이 플로윙하고 싶은 랩이냐 하면 그건 또 아닌 것 같아요.
모두가 2010년대처럼 랩을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랩이 음악적이려면 최소한의 라이밍과 리듬이 기본으로 깔려있어야 되는데 소위 말하는 요즘 랩은 그런 게 없거든요. 저게 음악이냐 중얼거림이냐 같은 피드백 듣기 딱 좋은 스타일이랄까요.
끝말 정도 대충 맞추면서 깔짝대는 형태가 새로운 시대의 랩이라면 그게 얼마나 음악적인 성과를 내고 대중적 반응을 얻어낼 수 있을지... 저는 좀 회의적이게 되더라고요. 빅변내도 자극적인 상황에 걸맞은 밈적인 요소와 훅의 캐치함으로 인기를 끈 거지, 랩이 음악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매력을 발산한 건 아니라고 보고요.
아, 그리고 시대를 반영한다는 점에서는 딱히 지적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밈, 사이다, 커뮤니티식 드립 및 모욕, 공감대 형성, 창작을 하고 있다는 데 의의를 둔다는 점 등은 꼭 랩이 아니더라도 현재 문화 전반에 걸쳐 깔려있는 젊은 세대의 정서 같거든요. 기본기나 디테일에 대해 피드백이라도 들어오면 틀딱의 간섭 정도로 여기는 것도 비슷비슷하고요.
최소한 식케이와 KC처럼, 김상민과 양홍원처럼, 키드밀리와 오카시처럼은 만들고 뱉어야 랩 카테고리에 맞는 요즘 랩이라고 생각해서 적어봤네요ㅋㅋ
랩 못하면서 가사로 어그로 끄는 게 팻두랑 뭐가 다른가 싶은 생각도 가끔씩 듬
리치이기 기본기 ㅈ대는데 같은 음악을 들은게 맞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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