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리뷰

명예의 전당) 젊음이란 사랑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 저스디스 & 팔로알토 프로젝트 앨범 [4 the Youth] 리뷰

title: André 3000Alonso20002026.01.13 11:34조회 수 658추천수 7댓글 3

https://blog.naver.com/alonso2000/224144199022

 

 

 

 

발매: 2018.03.07.

기획사: Hi-Lite Records

01. 4 the Kids (Intro)

02. Ayy (feat. Jinbo)

03. Switch

04. I Like It

05. My Life So Bright (feat. YunB)

06. Wayne (feat. G2)

07. 잠궈 (Lock Up) (feat. ILLINIT)

08. Zombies

09. Slump

10. Slump (Interlude)

11. Next One

12. Cooler Than the Cool (feat. Huckleberry P)

13. Seoul Romance

14. Moonlight (feat. Chancellor)

15. Sensitive (Interlude)

16. The Key (feat. Crush)

17. Bro

18. Love & Drunk (feat. Ugly Duck)

19. Brown Eyes View (feat. CIFIKA)

20. Fuck Out My Face (feat. 뱃사공)

21. No Reason

22. 4 the Youth (feat. OLNL, YESEO, 구원찬, Cherry Coke & Minje)

동서고금의 수많은 성현들이 '사랑'을 말해왔지만, 막상 이를 실천하고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자본주의적 경쟁,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일상화된 서울의 경우에는 특히 더 그렇다. 이는 우리를 비약적으로 성장시켰지만, 대신 우리의 감정을 지우고 서로의 연결을 끊어냈다. 그 삭막함 사이를 살아가던 두 청춘이 있었다. 이미 숱한 고락을 맛보며 한 사업을 일궈낸 베테랑 팔로알토와 여러 명작들을 연이어 내놓으며 날아오르던 저스디스. 매드 클라운과 오케이션이라는 연결고리 덕에 이들의 만남은 유독 잦았고, 그만큼 인간적인 공감과 공명도 쌓여갔다. 가사에 공을 들이는 만큼 할 말도 많은 이들이어서일까, 처음 6~7트랙의 소규모였던 앨범은 이들의 말이 하나 둘 쌓여가며 22트랙의 두터운 이야기가 되었다. 그런데, 팔로알토와 저스디스가 긴 호흡으로 이 서울에 던진 '사랑'은, 우리의 상상이나 예상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저스디스와 팔로알토는 [4 the Youth]의 의미에 대해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라고 여러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무대 위를 뛰놀며 ‘Yo, this is for the youth!'를 외쳐대던 Waka Flocka Flame과 같은 뜨거운 에너지, 젊기에 저지를 수 있는 숱한 좌충우돌과 시행착오. 이 모두에 대한 자찬과 헌사가 바로 '4 the Youth'인 것이다. 선공개곡인 "Cooler Than the Cool"을 보고 사회적인, 계몽적인 컨셔스 앨범을 기대한 이들은 실제로 앨범을 들었을 때 상상 이상으로 개인적인 결과물에 당황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열기와 행보를 지켜보며 감정의 층위를 공유하는 다른 젊음들 또한 영향을 받기에, 한편으로 이 구호는 내재적이면서도 동시에 외향적이다. 자신들과 인간적 교감이 있는 수많은 프로듀서들을 동원해 당대의 '힙합'의 카테고리에 해당되는 거의 모든 사운드를 망라한 것도, 동시에 '한국 힙합의 축제'로서 가장 절친한 플레이어들을 앨범에 결집시킨 것도 이 맥락에서 본다면 너무도 맞아떨어진다. 과시를 위해 스케일을 키웠다기보다는, 자신의 세계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며 앨범의 특수성과 보편성을 두루 채워낸 것에 가까운 셈이다.

그렇다면, 앨범에 전시된 젊음과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앨범의 인트로에 직접 인용된 Eminem의 말을 들어보자. 토크 쇼 호스트인 David Letterman이 그에게 '아이들을 위한 조언'을 청하자, Eminem은 이렇게 답한다.

 

 

항상 정직하세요.

음악은 무조건 아티스트에게 로열티를 지불하는 공식 판매처에서 구매하세요.

마약, 갱단, 그리고 유전회사 간부들과 어울리지 마세요.

다음 유용한 표현들을 기억하세요.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꺼져, 새꺄".

이 쇼를 보느라 시간 낭비하지 마세요.

Eminem, <Late Show with David Letterman>에서.

 

 

Eminem의 조언은 가볍고 유머러스해 보이지만, 품고 있는 함의는 유쾌하지만은 않다. 아티스트에 대한 존중, 욕망만을 좇는 위험한 이들에 대한 경계, 감사와 배척의 양면성, 그리고 '이 쇼를 보느라 시간 낭비 말라'는 자조까지. 이렇게 서두를 열고 보니, 앨범의 내용이 마냥 교육적이고 교훈적이지만은 않을 듯하다.

 

 

 

 

"Ayy"에서부터 비로소 등장하는 앨범의 주인공들은 자신들이 지닌 태도와, 이로써 비롯된 동맹의 명분을 쿨하게 구체화한다. 이미 인더스트리얼 사운드에 일가견이 있는 무드 슐라의 미니멀한 전자음은 이들 태도를 드러내는 훌륭한 무기가 된다. 좋은 것을 내놓고 이로써 돈을 번다는 저스디스의 자부심을 지나면, 팔로알토의 성찰이 이를 더욱 증폭시킨다. 여러 차례 방송 출연을 거치며 자신의 스탠스에 대해 부침과 고뇌가 많았던 팔로알토는 변화를 원했다. 아티스트로서 근원적으로 지닌 올곧은 스탠스라는 부분에서 그와 저스디스는 잘 통했고, 이것이 팔로알토의 열망, 저스디스의 존경과 합쳐지며 놀라운 시너지를 빚어낸 것이다. 둘 사이에서 진보(Jinbo)의 유려한 보컬은 양극의 혼합이 빚어낸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두 젊음을 하나로 묶는다. 깔끔하게 조직된 태도는 보랏빛이 은은하다.

 

 

 

 

이들의 자세를 비추던 앨범은 이내 이들의 삶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돌린다. [Victories]를 기점으로 팔로알토의 중요한 파트너로 부상한 요시는 차분한 퓨처 베이스 위에서 두 아티스트의 생활이 지닌 양면, 그 속의 혼란을 조명한다. 삶에서 좌뇌와 우뇌를 계속 켜고 끄며 두 아티스트는 비즈니스와 예술의 삶을 오간다. 분명 우리에게는 좌뇌의 이성도, 우뇌의 감성도 균형 있게 필요하다. 이성만 남은 인간은 비정해지고, 감성만 남은 인간은 위태롭기 때문이다. 둘 중 어느 한쪽만 부각하는 사람은 이내 편협해지고 만다. 이러한 양면성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모순에 대해 설명이나 해명을 요구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스위치'라는 표현은 이런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며 자신만의 에너지를 보존하려는 팔로알토와 저스디스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결국 이 전략은 이들이 온전히 삶을 즐기며 성취를 이루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뒤이어 흐르는 "I Like It"은 앨범에서 가장 밝고 흥겨운 트랙이다. 팔로알토가 소속된 크루 '애프터워크서울'의 파티 풍경은, 앞선 트랙들의 전자적인 기조를 이어받은 스탤리의 경쾌한 UK 개러지 비트와 수민의 코러스를 통해 생생하게 구현된다. 파티를 주도하는 팔로알토와, 의외로 그 자리가 마냥 어색한 저스디스의 대비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중요한 건, 어색하든 능숙하든 이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삶을 즐기는 법을 터득했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이들의 성취는 더욱 빛난다. 팔로알토가 이끌던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슬로건을 그대로 가져온 "My Life So Bright"를 보자. 레이블의 신예인 윤비를 대동한 채, 팔로알토와 저스디스는 자신들이 이룬 것들을 당당히 드러낸다. 팔로알토는 회사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이 모든 것을 이룩하게 한 원동력이 진실함과 사랑이었음을 말하고, 저스디스 역시 "물러서", 오케이션의 "막지 못해"와 같은 이들의 명곡들을 아웃트로에서 오마주하며 존경을 표한다. 윤비 역시 기존의 트렌디한 스타일 이외에도 Just Blaze를 연상시키는 스페이스보이의 장엄한 이스트 코스트 넘버를 자연스레 소화하며 꿈이 이뤄져 가는 모습을 그려낸다. 꿈에 대한 진심 어린 몰두, 먼저 길을 닦은 이들에 대한 존경이 비춘 이들의 빛나는 나날이다.

그러나, 몰두가 지나치면 때때로 과격해지기도 한다. "Wayne"에서 "Zombies"에 이르는 구간에서 이들은 해외 장르 씬의 주요 유행을 영리하게 변용하여 공격성을 효율적으로 드러낸다. 저스디스 본인의 주도 하에 신스 브라스가 치고 나가는 그라임이 휘몰아치며 전설들과 자신을 견주던("Wayne") 모습은 이들이 지닌 다양한 스타일에 대한 응용이 얼마나 탁월한지 보여주는 한 예시이다. 저스디스가 데려온 Ian Ka$h의 디테일한 난폭함이 드러나는 래칫 넘버 "잠궈 (Lock Up)"와 트랩 트랙 "Zombies"에서도 그들은 자신들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외도들에 대한 배척과 공격성을 서늘하게 드러낸다. 이는 이들이 가진 랩 테크닉이 제대로 빛을 발하는, 앨범의 첫 번째 청각적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실제로 "Wayne"의 경우에는 하이라이트 레코즈에서 짙은 야성을 발산하던 지투의 참여를 상정하고 만든 트랙이었으며, 지투는 이를 조금도 배신하지 않고 트랙의 훅부터 마지막 벌스까지 난폭하게 날뛰어주었다. Lil Wayne, Bruse Wayne, John Wayne 같은 중요한 문화 아이콘들을 나열하며 맹렬한 야망을 표한 다음, 이를 무기 삼아 적수들과 자신들이 어디서 다른지 타이트한 벌스로 폭격을 퍼붓는 것이다. "Wayne"이 날렵한 창이라면, 꾸덕한 래칫을 가져온 "잠궈 (Lock Up)"는 상대와 자신들을 구분하는 성벽과 같다. 저스디스의 소울메이트인 일리닛이 팔로알토와는 다른 결의 견고함을 쌓아 올리는 가운데 가짜들을 멀리하고 우리끼리 모인다는 내용은 래칫이 지닌 파티의 미학, 혹은 갱스터리즘에 맞물리는 듯 미묘하게 비껴간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라임, 래칫 등 해외 장르 씬의 트렌드를 적극 이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석해낸 방식은 철저히 자기 본위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조를 그대로 이어받은 "Zombies"는 앨범 내에서도 제일 차갑고 비정한 트랙이다. 팔로알토의 냉정한 로우 톤은 저스디스조차도 '무섭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장벽 밖의 좀비들이 어떤 모습으로 돌아다니는지 서늘하게 그려낸다. 영웅심에 취해 외관만 흉내 내고 본질적인 삶을 도외시하는 부류들, 이해 없이 베껴대며 그것으로 돈 벌기 바쁜 기회주의자들. 왕 흉내 내는 노예들을 팔로알토가 샅샅이 해부하고 나면, 그들의 각 부위와 내장으로 그로테스크하게 요리하는 것은 저스디스의 몫이다. 노림수만 기계처럼 계산하는 이들을 격추하는 전략을 알파고를 이겨낸 이세돌의 78수에 비유해 내고, Christopher Nolan의 필모그래피와 자신의 행보를 빗대어 예술성을 과시하며 이를 자연스럽게 워드 플레이로 연계해 내는 모습은 배틀 랩에도 능수능란한 저스디스의 강점이 앨범 내에서 단연 극대화된 순간이었다.

안타깝게도, 사람은 공격성과 투쟁심 만으로는 - 그 목표가 아무리 사랑에 있다 한들 - 무엇인가를 이루기 어렵다. 적대를 위해 과격히 끌어온 연료를 다 불사르고 나니 남은 것은 허망한 재 위에 놓인 탈진뿐이다. 팔로알토와 저스디스는 실제로 창작에 대한 힘이 쇠하여 진짜로 슬럼프가 온 연후에야 비로소 "Slump"를 쓸 수 있었다. 베이스와 로즈 피아노가 이끄는 김신의 음울한 앱스트랙트 프로덕션에서 이들을 유혹하는 여인은 하필 그들이 제일 힘들 때 심부에 스며든다. 떨쳐내기엔 그녀의 육체는 너무 환상적이고, 자본, 외부와의 비교, 감정 기복에 치이다 보니 그들은 너무도 쇠잔해져 있었다. 젊은 혈기에도 기어이 한계는 찾아왔다.

 

 

나 드디어 깨달았어.

여태껏 잘못 살아왔었어.

난 완전 쓰레기 새끼였어.

그때 누워서 내 인생이 주마등처럼 눈앞에 스쳐 지나가는데, 그때 깨달았어.

난 변화할 거야.

오늘부터 말야, 난 진짜 제대로 살 거야.

난 축복 받은 재능이 있다고.

이제 쓰기 시작해야 돼.

좋은 일을 위해서 말야.

영화 <아메리칸 히어로> 中

 

 

다행히도, 그들에게는 이를 떨쳐낼 만한 재지가 있다. 허나 그 재주가 낭비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다른 문제이다. 자기 본위의 감정과 분노에 쓰이던 재능의 방향을 세상으로 돌릴 때, 그리하여 좋은 때, 좋은 곳에서 자신의 능력이 쓰일 때 비로소 참된 사랑은 시작된다. B급 영화 속에서 방탕한 삶을 살던 주인공의 뉘우침과 다짐으로, 첫번째 디스크의 네거티비티는 한번 갈무리된다. 역설적이게도, 이 지점에서 긍정의 방향은 다시 자신을 향한다. LA에서 온 빅 바나나는 이들을 지난날을 조명하기 위해 808 베이스 위에서 웅장한 팡파르를 신명 나게 울려댄다. 분명 Rick Ross를 위시한 Maybach 사단의 그것에서 차용한 것이지만, 지향은 원본의 갱스터리즘이라기보다는 자신들의 걸어온 길에 대한 긍정과 헌정에 가깝다. 친구 마이크를 빌려 겨우 녹음한 피처링이 까이던 저스디스는 어떻게 자신의 영웅이 있는 위치까지 닿아 손을 맞잡을 수 있었는가. 그의 이상향이고, 롤 모델이었던 팔로알토의 가사는 이에 대해 그저 자신이 살아온 방식을 담담하게 말할 따름이다. 친구와 동네에 대한 의리와 연대, 시들었더라도 다시 에너지를 피워낼 용기, 이에서 비롯된 끝없는 열정과 성실. 이는 힙합이 오랫동안 말해온 가치이면서도, 저스디스와 팔로알토 자신들을 비롯한 숱한 젊음들에게도 두루 통할 전언이기도 하다. 이것이 이들이 세상에 재능을 베풀며 "Next One"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나침반이 되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침반의 바늘은 냉정을 향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로 향하는 엔진을 움직이는 것은 열정과 분노이다. 훅 없이 저스디스가 직접 주조한, 자본에 빠져 사랑을 잃어가는 서울을 형상화한 듯한 인더스트리얼 사운드 위로 앨범의 두 호스트는 물론 하이라이트 레코즈에서 제일 스킬풀한 MC인 허클베리피까지 질주하는 "Cooler Than the Cool"은 메시지로 보나 기술로 보나 앨범에서 가장 순도 높은 벌스들이 담긴 트랙이다. 저스디스가 판치는 욕망으로 인한 경쟁과 모순으로 가득한 세상을 말하고 나면, 허클베리피는 그 이면에서 사람들을 어리석게 하는 권력과 미디어를 말하며 이를 해갈시켜줄 예술을 갈망한다. 부패했던 정권이 바뀐 뒤에 쓰인 팔로알토의 가사는 그럼에도 서울에서 삶을 버티며 영위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사랑이 가득하길 기도하며 판도라의 상자가 그러했듯 일말의 희망을 남긴다. 분명 서울은 대한민국의 온갖 투쟁과 욕망이 모이는 터전이지만, 그럼에도 숱한 젊은이들은 그곳에서 좋든 싫든 살아남길 바란다. "Cooler Than the Cool"의 세 MC들은 그곳에 사는 젊은이들의 삶을 위해 기꺼이 사랑이라는 무기를 쥐여주는 것이다. 자신들의 쿨한 재능을 한없이 나누어 가며.

그 사랑을 어떻게 휘두를 것인가? "Seoul Romance"가 제시하는 낭만이 힌트가 될지도 모른다. 저스디스가 자신의 삶을, 팔로알토가 그 방향을 말하던 "Next One"에서의 방식은 이 트랙에서 정반대로 드러난다. 자신의 꿈을 응원하지 않으며 공부나 하라고 했던 어른들의 말을 이제야 팔로알토는 이해하게 됐다고 토로한다. 그럼에도 몰아붙이는 사회 속에서, 팔로알토는 생존을 위해 꿈을 포기해왔던 어른들과는 다른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팔로알토가 말했던 '어른'은 어떤 존재일까? 저스디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금자탑의 꼭대기에 오르기 위해 세상에 대한 소신과 감정을 숨기는 것이 어른이고, 서울은 그런 어른이랑만 돈을 벌려 하는 곳이라고. 그렇게 스스로를 속여가며 돈을 벌어도 이로써 얻을 수 있는 행복의 상한선은 고작 7만 5천 원 - 당시 최저시급으로 10시간 일하면 벌 수 있는 돈이었다 - 에 불과하다. 이는 소득이 일정 이상 넘어가면 그것만으로는 행복 수치가 오르지 못한다는 Easterlin의 설명과도 일맥상통한다. 결국, 돈을 넘어선 사랑과 신념, 이를 믿는데서 낭만은 비로소 시작된다는 것이 이 '서울의 낭만'의 진의이다. 트랙에서 계속 반복되어 샘플링 된 유시민의 내레이션이 이 주제의식을 더욱 명확히 한다. 자신만의 의미를 지키며 사는 삶, 자신을 온전히 표현하여 사랑을 베풀며, 이에 자긍심을 가지는 삶. 이 삶들을 지켜 나가야 한다고 젊은이들에게 말하는 멘토의 가르침은 이렇게 끝난다.

 

 

우리는 어리석은 세상 속에서 살면서

최대한 그 어리석음에 젖지 말고, 물들지 말고

그 어리석음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하면서 살아야

좋은 삶이라고 생각해요.

유시민, <성장문답> 中

 

 

저스디스와 팔로알토가 말하는 돈 이상의 사랑과 이상을 추구하는 삶도 이에 대한 노력일 것이다. 그루비룸의 재지한 프로덕션으로 구체화된 낭만이 이를 실천할 방법으로 명쾌하게 나아가는 순간이다.

여기서 앨범은 또 한 번 반전을 가한다. Kanye West의 [808s & Heartbreak]를 연상시키는 스탤리의 몽환적인 프로덕션 아래서 멜로딕한 퍼포먼스를 소화하며 - 심지어 저스디스는 훅에서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보컬을 선보이기도 한다! - 자신들의 유약함을 드러내는 이들의 모습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자신의 행보가 기억될지, 주변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어떻게 새겨질까 고민하고 돌아보는 모습을 챈슬러는 아웃트로의 울림 있는 보컬로 감싸안는다. 모두가 햇빛과 같은 밝음을 사랑하겠지만, 그들은 끝내 달빛("Moonlight") 같이 은은한 자신의 내면으로 깊이 스며든다. 이런 예민하고 섬세한 모습을 누군가는 오글거린다 하겠지만, 어쩌면 그러한 솔직함이 있어야 사랑과 낭만이 움직이지 않을까? 이후의 인터루드에 등장하는 Elena Herdieckerhoff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자.

 

 

예민한 사람들에 대한 흔한 편견은 우리가 유전적으로 불운한 존재, 약하고 연약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

다음에 누군가에게 "넌 너무 예민해!"라고 말하고 싶을 때, 잠시 멈춰보세요.

그 순간을 이해로 채워보세요.

(...)

우리는 사회 전체가 힘을 합쳐 민감성에 대한 부정적인 문화적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말이죠.

Elena Herdieckerhoff, TEDxIHEParis 강연 <The gentle power of highly sensitive people> 中

 

 

무엇인가에 민감하다는 말은 타인이 느끼는 감정에도 그만큼 직접적으로 맞닿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The Key"를 기점으로 팔로알토와 저스디스는 민감성에 기반한 섬세한 사랑을 하나 둘 주변부를 향해 뻗어나가기 시작한다. 제이신이 설계한 댄스홀 리듬에 기반한 "The Key"가 앨범에서 가장 팝스러운 감수성을 지닌 트랙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무드에 누구보다 어울릴 크러쉬의 감미로운 보컬 덕분이기도 하지만, 앨범의 두 호스트들이 겪은 사랑에 대한 경험이 직접적으로 스며들어 있는 덕이기도 하다. 다른 이들은 저스디스가 지닌 사랑과 섬세함을 약점이라 하지만, 그에게 이러한 순수함은 무엇보다 든든한 무기가 된다. 유부남으로서의 안온한 일상을 예찬하며 평범한 행복을 말하는 팔로알토의 모습이 이에 오버랩되며 자본을 넘어서는 행복과 낭만으로 향하는 문을 여는 열쇠는 예민함과 섬세함으로 이뤄진 사랑임을 말해준다.

물론, '사랑'이라는 말은 상상 이상으로 넓은 말이다. 저스디스가 직접 Kanye West, 특히 [808s & Heartbreak]의 격정과 [Yeezus]의 기이함을 한데 버무려 낸 "Bro"의 무드는 이전의 따스함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다. '난 절대 안 해 배신'이라는 말이 연잇는 후렴구는 트랙에 느와르적인 긴장감을 부여하며, 자신의 벗들에 솔직해지려 하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것은 형제들뿐이라는 저스디스의 가사는 사랑과 의리 앞에서 이들이 여전히 완고함을 말해준다. 특히, 배신한 듯한 누군가에 대해 용서와 화해를 갈구하는 팔로알토의 가사는 레이블의 보스로서 숱한 갈등과 고뇌를 겪었던 행보 덕분에 트랙의 페이소스에 짙은 현실성을 부여한다. 이전 트랙에서 말했듯 열쇠는 분명 존재하지만, 이 열쇠가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형제, 벗과의 의리, 더 나아가 이들의 진심에 맞닿은 이들만이 키를 손에 쥘 자격을 얻게 된다.

때때로 진심을 주고받는 데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고, 용기를 불어 넣는 데에는 술만 할 게 없다. 어느 나라가 안그렇겠나만은 한국의 젊은이들의 사회적 네트워크 역시 술자리에서 벌어지며, 그만큼 "Love & Drunk"에서 벌어지는 장면들 또한 너무도 익숙할 것이다. Kendrick Lamar의 "Swimming Pool (Drank)"에게서 가져온 인트로는 원작이 지닌 방탕함의 층위를 보다 인간적인 영역으로 끌어내린다. 리짓 군즈의 일원으로서 이러한 사람 냄새나는 분위기에 일가견이 있었을 요시는 이들을 위해 몽환적으로 시작했다 일순 훵키해지는 팝적인 프로덕션을 페어링했다. 이미 기혼자로서의 안정으로 인해 술자리에서의 즉흥적 만남이 어색해진 팔로알토는 훅과 브릿지에서 관찰자에 머무르고, 그 자리를 술을 좋아하며 낭만과 여유에 익숙한 어글리덕이 예의 엇박에 기반한 그루브로 기가 막히게 채워낸다. 돈 때문에 놓친 옛사랑을 그리워하며 술김에 만나고 싶다 미련을 말하는 저스디스와, 그 술자리에 디테일한 층위를 그려내는 어글리덕, 이를 바라보며 무뎌지느니 차라리 상처를 받더라도 사랑에 울고 웃는 게 아름답다는 팔로알토. 이 여유로움과 자연스러움으로 가득 찬 인간적인 순간에 자본이니, 현실이니 하는 이야기들은 잠시 잊어도 좋다.

 

 

 

 

어쩌면 방금 전의 술자리는 누군가에게는 도피였을지도 모른다. 물론 취기가 잠깐의 솔직한 낭만을 선사할 수는 있겠지만, 현실의 삶을 영위하려면 결국에는 술이 깨어야 한다. 미니멀하게 흐르는 브릴리언트의 퓨처 베이스 위에서 다시금 맨정신으로 서울을 바라보려는 시선은 우리의 눈동자 색과 같은 갈색이다. 눈에 담긴 시선에는 고독과 고통이 넘실거리고, 그 흐름에 휩쓸리려다 아름다움과 진실됨에 대한 의지로 겨우 버텨낸다. 어린 시절의 순수한 야심이 격류에 풍화되어가도, 세파를 겪으며 강물을 이해했음에도 이들은 진심과 사랑을 향해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려 한다. 결국 이 거스름 안에서, 씨피카가 몽환적으로 읊조리는 그대로 그들은 추앙받기 위해 존재하게 된다. 어쩌면 서울을 살아가는 숱한 젊음들, 삶이 그들을 속였음에도 무소의 뿔과 같이 나아가는 이들에게 저스디스와 팔로알토는 역행하는 청춘들과 동행하는 벗이요, 멘토이며, 동반자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저스디스와 팔로알토만큼이나, 역류에 동참하여 사랑을 쫓는 이들까지도 추앙받아야 마땅하기에.

천둥과 같이 빠르게, 물과 같이 깊게 역류에 침잠하다 보면 당연히 반작용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강하게 밀어붙일수록 그들도 똑같이 응수하겠지만, 그럼에도 꿋꿋이 전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이전에 잠시 내려놓았던 격노를 다시 붙잡아야 할지도 모른다. '내 앞에서 꺼져'("Fuck Out My Face"), 이보다 더 직설적인 제목이 있을까? 일본에서 온 Flammable이 기폭제와 같은 무겁고 러프한 트랩을 세팅하고 나면 이윽고 숙련된 폭파조가 남은 분노를 마저 터뜨린다. 사랑이 가득한 일상에 시비 걸며 방해하는 족속들도 분명히 존재하니, 스스로 못됐다 생각해도 화를 내지 않으면 배길 수 없는 것이다. 모순적인 말이지만, 차가운 서울에서 나아가며 살아남기 위해선 때때로 반대 진영의 계산적인 면모마저도 필요할 순간이 있다. 그럼에도, 결론은 솔직한 감정이다. 분노가 터져 나오는 순간에는 유쾌함마저도 있으니, 이를 아우를 만한 사람으로 언제나처럼 건들거리는 뱃사공만한 사람도 드물 것이다. 껄렁거리며 자신의 멋을 고수하겠다면서 이를 방해하는 이들 보고 꺼지라 외치는 모습이 앨범의 마지막 남은 잔열을 매콤하게 갈무리한다.

다만, 분노와 그 이후의 결은 CD 1에서와는 조금 다르다. 이미 해탈한 상태에서의 감정은 포기라기보다도 인정에 더 가깝다. 이제는 이유가 있어서 성내고 설득시키려고 한다기보다는, 그저 꿋꿋이 자신의 지향을 좇을 뿐이다. cLAssicbeats가 나고 자란 LA 비트 씬의 전자적인 기류가 여실히 드러나는 프로덕션은 최후반부의 인정과 이해를 담백한 평온함으로 채운다. 저스디스가 '이건 내 얘기, 누구 얘기도 아니라 우리 얘기'라 했듯, 앨범의 스포트라이트는 팔로알토와 저스디스를 향해 있지만 그 빛은 서울의 모든 청춘을 비춘다. 다만 '4 the Youth'의 호스트들은 서울에게 바보라 불리는 한이 있더라도 이를 역으로 조롱하며 되려 솔직해지길 원했다는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누가 뭐래도 자신의 행복은 스스로 정해야 하는 것이고, 사랑은 보이진 않아도 분명 존재하니까. 그렇기에 서울이 숨 가쁘게 목을 조르더라도 이들은 사랑을 나누며 살아왔고, 그렇게 살 것이며, 덕분에 그 사랑을 받은 이들로부터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우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는 것, 누군가를 아끼는 마음과 잘못된 일을 미워하는 마음을 타고난 것이 이유 없이(“No Reason“) 당연하듯 말이다.

 

 

 

 

기뻐하다가, 화를 냈다가, 사랑하다가, 그러다 지쳤다가 일어섰다가, 청춘들의 좌충우돌도 어느덧 종막을 향해간다. 이전 트랙에서 이건 모두의 이야기라 말하더니, 사운드에서도 인피니트, 러블리즈 등 K팝 씬에도 깊이 발을 걸치고 있는 BLSSD만의 경쾌하고 팝에 가까운, 동시에 도회적인 세련미로 가득한 기승전결로 대중적인 보편성을 채워낸다. 젊음을 위한다("4 the Youth")라는 제목과 달리, 마지막에서의 그들은 성장의 끝에 위치한 원숙미로 충만하다. 성취의 원동력이 결국 초심 어린 사랑에서 비롯되었음을 고백하며 이것이 다른 동 세대의 사람들에게 가이드라인이 되었으면 한다는 염원.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며 젊었던 이들과 젊은 모두에게 존경을 표하며 드러낸 명예 이상의 이상(理想). 이 사랑에 대한 갈구 어린 꿈은 결코 혼자 꾸는 것이 아니다. 모셔올 수 없었던 OG 하나의 몫을 해낼 다섯 보컬 - 오르내림과 예서, 구원찬과 체리 코크, 그리고 민제 - 의 목소리로서 대표되는 서울의 숱한 젊음들과 함께 가는 길이다. 그렇기에, 노련해졌음에도 이들의 가사는 여전히 일반 청년들의 심장을 데우는 뜨거운 열정과 사랑으로 충만하다. 이 젊은이들이 이룩할 혁명, 이것은 파괴만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니다. 그들 자신과, 그들을 아끼는 모두를 위해, 그리고 그 투쟁을 인정하고 지지하는 모두를 위한 것이다. 각각 진심과 솔직함을 품었으니, 그 수많은 심장들이 사랑과 사랑으로 연결된 순간, 각자의 삶 속에서도 노원구의 허승은, 성수동의 전상현은, 그리고 어딘가에서 이 앨범을 듣고 있을 그대도 결코 혼자가 아니리라.

[4 the Youth]라는 작품의 의도는 명확하다. 고금의 힙합으로 자신들에게 동의하는 사람들을 한데 모아서 사랑으로 이어지는 젊음을 말하는 것. 그 덕분일까, K팝 씬에 모습을 비추던 사람들부터 언더그라운드의 한복판에 위치한 숙장(宿將)들까지 앨범 안에서 기이할 정도로 공존하게 되었으며, 이들이 말하는 이야기에 설득력을 불어넣고자 저스디스와 팔로알토는 동서양 지성들의 목소리는 물론 B급 영화, 심지어는 코미디 토크쇼까지 엮어내야 했다. 이로써 완성된 거대한 흐름은 한강과 같이 서울을 가로질러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관통해 낸다. 때때로, 어쩌면 꽤 많이, 도시는, 또 세상은 그대들에게 요구할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돈부터 벌라고. 이를 위해서 서로를 지우고 계산적으로 움직이라고. 저스디스와 팔로알토는 이에 짓눌릴 청춘들을 위해 저항과 혁명을 위한 무기가 모두에게 있음을 일깨운다. 이는 우리가 날 때부터 이유 없이 타고난 사랑이요, 이를 움직이는 꿈과 열정, 이상이며, 이 모두를 거미줄처럼 잇는 연대의 파이프이다. 이 무기를 휘두르는 싸움의 과정은 물론 아름답지만은 않다. 쓰라리고 지칠 나날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에 못 이겨 타협해야 하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투쟁의 의지가 있기에, 그리고 기댈 곳이 있음을 알기에 우리는 두렵지 않다. 자신과 서로의 젊음을 위하여 매 순간 싸우는 모두를 응원하고 위로하며 북돋우는 거대한 축제, 사랑하는 모든 청춘을 위한 축제. 이것이 바로 [4 the Youth]라는, 2018년 한국 힙합에서 여러모로 가장 거대했던 이야기의 본질이다.

Best Track: Switch, Wayne (feat. G2), Next One, Cooler Than the Cool (feat. Huckleberry P), The Key (feat. Crush), 4 the Youth (feat. OLNL, YESEO, 구원찬, Cherry Coke & Minje)

신고
댓글 3
  • title: André 3000Alonso2000글쓴이
    1.13 11:35

    본 리뷰는 HOM#32에서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https://hausofmatters.com/magazine/hom/#32

  • 1.13 14:43

    개추

  • 1.13 14:43

    리뷰 잘 읽었습니다!!

댓글 달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일반 [공지] 회원 징계 (2026.1.31) & 이용규칙21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6.01.31
AD 힙합LE 공식 찐따 도지맨, Internet Genius 음원발매3 Dogeman 2026.01.15
[공지] 서버 문제 조치 중입니다10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 2025.12.12
인디펜던트 뮤지션 프로모션 패키지 5.0 안내2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3.01.20
화제의 글 음악 릿 내려치기 소신발언24 cozylike45 20시간 전
화제의 글 리뷰 [LIT] 전체 해석글 결말까지14 맨입으로어딜어딜 16시간 전
화제의 글 인증/후기 스윙스 HEAT 드디어 읽었어요*^^* (후기)10 title: DON'T TAP THE GLASS성실 6시간 전
300950 일반 타잔 랩실력 딱 식구 같네요4 title: 수비KCTAPE 2026.01.13
300949 리뷰 [리뷰] 고스트클럽 - [Boogie Nights]8 title: Jane Remover예리 2026.01.13
300948 음악 Skinny Chase, 남궁만 - 이태원/ITAEWON (Feat. DJ Vamos) M/V title: IDAHIH그린그린그림 2026.01.13
300947 음악 크램프 다시 감옥갔나요7 title: Daft PunkRODDagger 2026.01.13
300946 일반 빈지노가 잘하는게 제일 짜증남6 Solz 2026.01.13
300945 일반 언에듀 동여닝 2026.01.13
300944 일반 소신발언) 2020~2025 5년 중 최고의 앨범19 aLPain0421 2026.01.13
리뷰 명예의 전당) 젊음이란 사랑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 저스디스 & 팔로알토 프로젝...3 title: André 3000Alonso2000 2026.01.13
300942 일반 젖뮤 래퍼들은 세우를 멀리해야됨 ㅇㅇ18 ㄱ그래놀라 2026.01.13
300941 음악 국힙 역사로 봐도 White Light / White Heat만큼4 title: WLRITISLIT 2026.01.13
300940 음악 키드밀리 빨간줄 스닉 디스?10 title: UTOPIAdddddd123 2026.01.13
300939 일반 쿤디 뭐부터 들으면됨?12 title: Kanye West - The Life of Pablo잼이너무귀여 2026.01.13
300938 인증/후기 KC 힙플페 vs 단콘 어떤게 더 좋았나요4 title: 오왼 오바도즈tmstrt 2026.01.13
300937 일반 킴보 선생님의 소신(?)발언1 mzksw 2026.01.13
300936 일반 젓딧 지금 자기암시 중인거 아님?7 title: Tyler, The Creator (DON'T TAP THE GLASS)바지 2026.01.13
300935 일반 실제로 사회에서 열등감 가득한 사람을 만난 적 있음 title: Playboi Carti (MUSIC)Yeisdumbasf 2026.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