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10년 넘게 국힙씬 지켜보면서 제일 안타까운 케이스들에 대해서 글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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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학교 때려치우고 힙합하겠다는 케이스는 김삿갓이 랩 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클리셰적으로 반복되는 매우 흔한 소재다.
자주 보이는 그런 유형들이 어떤 과정으로 나타날까, 본인 학창시절까지 곁들여 유추해보고자 한다.
일단, 교우관계가 원만하지 않거나 별로 존재감이 없고 성적도 딱히 애매하거나 안나올 확률이 많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소설책이나 클래식, 철학 도서들을 찾아 읽다보니 스멀스멀 위대한 작품들의 메세지나
문학성이 이해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
"나 꽤 똑똑한 거 같은데? 반에서 공부만 하는 애들은 이런 문학의 세계 이해 못하고 꼭두각시처럼 공부만 하는거 같은데?"
평범하게 살아왔을 때는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내가 특별해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점점 학교 생활이 의미 없어보이기 시작하고, 학우들이 시스템의 노예 내지, 자기 주도성을 상실하고 멍청해서
그냥 시키는 대로 공부하는 ㅂㅅ들 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다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가사나 글을 써보니 이게 뭐야, 너무 집중도 잘되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르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내가 쓴 가사를 읽어보니 엄청난 철학과 많은 장치들을 심어 둔 고차원적인 작품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점점 학교 생활에는 집중하기 어려워지고, 나는 래퍼에 몰두하면 성공할 수 있을 거 같은데, 학교 때문에 내 성공이 늦춰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솔직히 학교 때문에 랩 가사를 쓸 시간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사실 다른 친구들이 학교 끝나고 학원가서 공부하는 시간 만큼도
랩 가사를 쓰진 않는다, 사실상
그렇게 자퇴를 결심하고 엄마를 조르기 시작한다.
그들은 고등학교 자퇴라는 타이틀이 본인의 인생에 앞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상하지 못한 채
작은 사회에서 도망쳐 나와 월세 30~50 언저리 1-2평 남짓한 지하 작업실로 기어 들어간다.
하지만 리드머 평균 평점 4점대의 앨범 커리어를 가진 비프리 조차 노가다, 택시 기사를 병행하며
충분히 인생을 살며 본인이 살아온 이야기를 녹여낸다는 것은 인지하지 못하거나, 애써 보지 못한 척 하며
2평짜리 작업실 우물 속 세계관을 가사로 옮기기 시작한다.
그렇게 작은 세상 속에 갇혀 살다보니 식견은 점점 좁아지고 내가 맞는 것만 맞다고 생각하는 편협한 예술관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그도 그럴 것이, 기본적으로 내가 맞고 남들이 바보같아서 도망 나왔기 때문에, 남들을 이해하려는 순간, 내 선택이 부정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부모님께 손벌려서 산 장비들로 가사를 쓰고 녹음을 하고 하다보니
하루 하루 미친 속도로 발전하는게 느껴진다.
축하한다. 더닝크루거 효과의 초입에 들어섰다. "우매함의 봉우리"에 도달한 것이다.
당연하다. 애초에 능력치가 0.01이 었으니, 0.1만 해도 10배 성장한 기분이 들고 엄청난 고취감을 느낄 것이다.
이 때 생각한다. "내가 국힙 다 먹는다 시이빠"
그런데 아뿔싸, 나 이렇게 개쩌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점점 대중탓을 하기 시작한다.
대중들이 무지해서, 이런 개쩌는 아티스트를 두고 ~ 저런 가벼운 문학성 떨어지는 래퍼나 소비해주는구나,
옳게 된 세상이면 나같은 신예가 주목받아 마땅한데? 와 한국.. 역시 시스템에 휘둘리며 시키는 대로 사는
대중들은 나를 못알아볼 수 밖에, 라고 생각하며 남탓할 구실을 찾는다.
게다가 반지하 작업실에서 살고있으니 인생을 바꿀 어떤 사건이 발생할 리도 만무하다.
그 때 시작된다. "같이 개쩌는 작업할 래퍼 구합니다" 라는 글을 올린다.
자퇴한 래퍼라는 타이틀은 생각보다 너무 흔해서 나를 특별하게 보이게 만들어줄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며
새로운 무언가를 찾다 보니 친목 ㅈ밥들과 함께 결국 ㅇㅇ초, 잰, 린 등에 손 대기 시작한다.
음악력도 올려 줄 거 같고 꽤나 야마도 있어 보일거 같다고 내심 기대한다.
그렇게 뇌는 점점 망가지기 시작하고, 애초에 도망쳐 나온자가 도착할 새 땅은 없다.
늪에 빠져 허우적대며 점점 주변인들 마음 고생시키며 본인의 삶도 망가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별 가치없는 결과물들, 동어 반복에 가까운 디지털 쓰레기를 양산하며
결과적으로 고등학교 중퇴자의 정제되지 못한 음악을 배설하며 "못배운 힙합" 이미지에 일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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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지금까지 관찰한 힙합자퇴러들의 삶의 부정적인 면만을 엮어 만든 가상의 페르소나임.
물론 좋은 케이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함. 근데 위 글을 보면서 뜨끔하는게 많은 친구들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 바란다..
내가 하루에 최소 5시간은 가사쓰고 사유하고 음악공부하는데 쓰고 있는데, 학교만 안가면
하루에 15시간은 더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데, 그걸 못해서 너무 답답해서 미칠 것 같으면 자퇴해도 된다.
근데 그게 아니라 그냥 공부하기 싫고 아침일찍 일어나기 싫은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학교 핑계대는거라면
관둬라..
서울대 미대 가는 애들, 다른 예체능 하는 애들도 다 학교 공부도 하고 방과후에 5시간씩~10시간 씩 그림자까지
그려가며 노력해서 원하는 것 쟁취한다. 그게 힙합이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창작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한번쯤 생각해 볼 얘기네요
진짜 씹개추
대학가서 동아리같은데 들어가서 마음맞는사람끼리 자연스럽게 작업하는게 건강한거같던데 이렇게 자퇴하는 어린친구들 보면 좀 안타깝긴함 저렇게 작업하면 뭐 작업물이나 이런거 떠나서 사람 자체가 피폐하게 살아지던데
사실 자녀가 힙합한다고 자퇴한다고 하면, 부모님이 잘 알지도 못하는 분야고 현실적으로 조언 해줄 수 없을 것 같아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글 썼습니다ㅠ
사실 부모들이 대학이라도 가라는 이유가 사람과 사회성 향상하라고 보내는거죠 저도 대학졸업하니까 결국 남는건 사람이더라고요 그 사람들 덕분에 기회도 얻어지기도 하는데 힙합한다고 자퇴때려버리면 그 기회도 없어지죠
ㄹㅇ 그리고 고등 랩퍼 나온 애들 중 몇 명 살아남았는지 보면 됨 ㅋㅋㅋ
랩 좀 잘 한다고 돈 주는 사람 세상에 없음
인디펜던트면 다 스스로 영업도 하면서 판을 읽어내야하는 개인사업자로 뛰어야 한다는 걸 알아야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죠
음악뿐만 아니라 저런 케이스 꽤 많을거같은데 유독 음악이 저런 상황이 제일 잘그려지는듯
모든 분야에 있는데, 제가 힙합만큼 애정있는 분야가 없어서 힙합에 빗대서 얘기하게 된 듯 합니다.
네 힙합쪽이 유독 저런 상황이 잘 어울리는 것 같고 흔하게 있을 법한 일 같아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림쪽도 이런 케이스 꽤 있다고 들었는데
제가 미대 쪽인데- 그림쪽은 학벌이 중요하다는 인식도 있고 미대라는 게 있어서 나름 그림그리고 싶은 고딩들한테 목표를 심어줄 수 있는데 힙합은 그런 것도 없으니 더 그런 듯 해요
내자식꿈이있다면~음악은아니었으면~
운이 9할이라고 생각함
운은 누구에게나 떠다니는데 그걸 잡을 기초체력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운이 와도 잡지를 못함
운이 9할은 아닌듯..결국 실력있으면 뜸
어느 예체능 분야든 그렇지만, 운이 기여하는 요소가 존나 크긴 하죠. 분야에 따라서는 9할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중요한 건 운의 요소가 크게 따르는 만큼 쥐꼬리처럼 느껴지는 0.01%, 0.1%, 1%의 노력이 사람의 운명을 가르는 경우가 많은데 'ㅅㅂ 다 운이잖아' 하면서 포기하고 대충하기 시작하면 그대로 자연도태됨...
확장자가 hwp인게 화나네요.alz
전 개인적으로 동의못함
그렇게 자퇴한 애들은
자퇴해서 그렇게 된게 아니라
애초에 정신이 피폐하기 때문에 자퇴한거임.
랩은 구실일뿐
선후관계가 뒤바뀐채로 파악한거임.
그냥 그렇게 인생 살도록 두어야함.
누군가가 구원해주지 않는 이상 본인이 깨달아야 하기 때문
그냥 정신이 아픈거라 말려도 해결이 안됨
재밋게읽엇어요 굿
여기서 자퇴하네마네 하는 급식들 한트럭 봤지만
걔네들 하려는 것들 다 학교 다니면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인 경우가 태반이었음
걍 학교 다니기 싫은 거 핑계가 예술이고 힙합인 게 절대다수
캬 속이 뻥 뚤리네요 제 주변에 힙합하겠다고 깝싸는 후배있는데 걔한테 보여줘야겠어욤
굉장히 잘 쓰여진 글이네요 별개로 말하자면 기왕 음악에만 몰두 한다면 반드시 기초 화성학을 배우시길 바랍니다. 자기 세계관 또는 힙합세계관 안에서만이 아닌 진짜 공식적으로 기초학문인 화성학을 배우면서 하는게 진짜 발전이라는게 있을거라고봅니다
힙합음악은 음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거는 리듬이나 야마를 더 쳐주는데 돈버는 음악쪽에서는 그런 야마보다 음적으로 아름답냐를 쳐주기때문에 결국 화성학을 가지않고 그냥 야마쪽만 파게되면 아무리 야마 와 예술성이 쌓인다고해도 돈과는 가까워질수없다고 생각합니다
님네 말의 요지는 결국 철들어라. 공부해라.
이 형이 사회를 좀 아는데 인생선배로써 팁을 줄테니까 인데
힙합 인구가 많으면 많을수록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거 아님?
원두도 10개 중에 추려진 원두보다 1000개에서 추려진 원두가
맛이 뛰어난건 당연하겠죠.
내가 커피를 좋아한다고 999개의 다른 원두를 맛보기는 싫고
걍 검증된 원두 1개를 갈고 볶고 따르는데 온전히 시간을 쏟고 싶죠.
그러니 내가 학교를 자퇴하고 음악가의 길을 가도
어느 누군가 뛰어난 힙합의 동량이 될 1명이 생산되기 위한
작은 부품 역할을 했다고 하면 그 역시 가치있는 일.
아이들이 이런 면에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어른들이 이끌어야죠.
워크룸에 관심가져달라? 좇까 ㅋㅋ 죽어도 관심안가질거고
국게까지와서 온갖 비굴한 말투로 힙합하는 '고딩'입니다 제 음악쩜 들어주세요 성공하고 싶습니다하면
힙합을 포기할때까지 쫓아가서 가혹하게 욕박을거임 ㅋㅋㅋ
"워크룸에 관심가져달라? 좇까 ㅋㅋ 죽어도 관심안가질거고
국게까지와서 온갖 비굴한 말투로 힙합하는 '고딩'입니다 제 음악쩜 들어주세요 성공하고 싶습니다하면
힙합을 포기할때까지 쫓아가서 가혹하게 욕박을거임 ㅋㅋㅋ"
진짜 시간 ㅈㄴ 개많으신 분이네 ㅋㅋㅋㅋㅋ
(팔캐스트에서 나온 저스디스가
국군의 날에 자기에게 DM으로 욕박는다는 말 듣고 말한 팔로알토 톤으로)
사람이 부품 역할을 하는데 가치있는 일이라고요...? 그게 사회의 부품인가요 아님 힙합이라는 산업에서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품이라는 의미인가요? 후자라면 역한 표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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