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다른 부분은 잘 읽었는데 이 부분에 대한 감상이 너무 달라서 짧게 써봄
Home Home이 일종의 해독의 키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것이 곧바로 작품의 얄팍함을 뜻하지 않는 이유는 릿이 택한 구조에 기인한다. 홈홈 이전의 릿은 번역 불가한 감정과 그 과정에서의 손실과 예민함, 폭력과 계보의 트라우마, 신뢰의 붕괴 같은 것들을 끝까지 질질 끌고 가다가, 마지막에 ‘This is your Home’이라는 지나치게 단순해 보이는 단어로 수렴시킨다. 이 단순함은 내용을 덮어버리는 축소가 아니라 애초부터 설계된 대비이며, 이러한 대비는 오렌지와 블루, 신과 아버지에 대한 언어, 조롱의 장면들 등으로 작품 전반에 반복될 뿐 아니라, 집을 박탈당한 유승준의 목소리와 실제 한국에서 살아가는 저스디스의 위치를 한 트랙 안에 병치하는 방식으로 ‘Home Home’ 내부에서도 다시 한 번 극대화된다. ‘This is your home’은 해답도, 손쉬운 정리도 아니고, 이 서늘한 세계가 너와 무관한 구경거리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일종의 연설이며, 청자에게 너 역시 이 구조의 공범임을 통보하는 장치이다. 따라서 이를 곧바로 피상적이라고 규정하는 태도야말로 다소 일면적인 해석이며, 이 평론은 애초에 릿의 구조와 문제의식의 근원을 잘못 읽은 채 “쉽다 = 얄팍하다”는 단순한 도식으로 작품을 오독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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