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전만해도
자기 인생에서 가장 재기발랄하고 머리 빠릿빠릿하게 돌아갈 시기에
프랭크오션 처럼 걸출한거 하나 딱 내고 커리어 하이 찍고 나면
어차피 그 다음작은 소포모어 생길 수도 있어서
아름다움으로 기억된 채 걍 은퇴해도 된다고 생각함.
그게 아티스트의 이상적 모습이라 생각했음
점차 생각이 바뀐게
예술이나 힙합이 기법, 기술도 물론 중요하긴 한데
그림이야 알아 볼 수 있음 되고, 랩이야 알아 들을 수 있으면 구실은 하는거고
그거보다 솔직해야 감동을 주니까
근데 가사에서만 솔직함을 드러낼 게 아니라
뮤지션으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현재 심경이나 요즘 꽂혀있는 음악의 형태를 그대로
드러내는 과정의 모습 자체가 더 멋있는 거 같다고 느낌.
그냥 내면 되는거 아닌가 하는데
이것도 알고보면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던 게
현재 나의 역량이 사실 사람들의 기대만큼 뛰어나지 못하고
썼다 지웠다 고심하며 가사적으로 멋드러진 메시지라던지
평론가들이 그렇게 밝혀대는 서사, 유기성을 담지도 못했고
내가 현재 주류적인 사운드를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고
반대로 스스로가 너무 유행을 좇는 개성 없는 사람일 수도 있고
이런 결과물이 내가 처음 구상한 것의 70%도 안 될 지라도
앨범이 망해서 내 커리어 입지가 훨씬 내려가더라도
비싼 제작비 들여서 내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
요즘같이 명반 우선주의 시대에
현재 자신감이 넘치고 갈뽀있는 사람이 아니고는 힘들지 않나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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