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지금 세대의 리스너들은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 라고 감히 판단해보는 마일드 비츠와 소리헤다의 합작 앨범 [연우]입니다.
위 사진의 트랙리스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모든 곡들을 함께 만들었다기 보단 각자의 트랙을 교차 배치해 만든 일종의 컴필레이션같은 앨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듣다보면 마치 한 사람의 앨범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 이유는 두 사람 모두 "연우"라는 일관된 테마 아래 듣기 편한 감성적인 붐뱁의 정석적인 작법을 따라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묵직하고 둔탁한 드럼, 피아노나 현악기와 같은 악기들의 차분한 소리, 재지한 샘플들을 어떠한 잔머리나 변칙성 없이 너무나도 정직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2011년에 이 앨범이 나왔을 당시의 반응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심지어 14년이 지난 지금은 더이상 언급도 되지 않는 앨범이 되어버렸죠.
그럴만도 합니다.
그 긴 시간동안 트랩의 등장은 물론 현재의 레이지나 하이퍼팝이라는 고자극 도파민 추구의 음악은 붐뱁이라는 음악을 구시대의 유물로 만들기에 충분했으니까요.
이게 옳다 그르다를 논하기 위해 하는 말은 아닙니다.
시대는 언제나 변하고 세월이 지나며 새로운 것이 탄생하는 건 당연하니까요.
당장 저부터도 [K-FLIP+], [E] 등의 앨범을 매우 즐겨 듣습니다.
그리고 이런 현실을 씬에 속해있는 아티스트들이 모를리가 없죠.
굉장히 긴 시간동안 활동했던 마일드 비츠는 더더욱 잘 알고 있을테죠.
이런 상황에서 붐뱁의 반복적이고 단순한 비트와 랩은 충분히 루즈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일드 비츠는 인스트루멘탈 앨범을 언젠간 내겠다고 합니다.
돈을 바라고 하는 예술은 절대 아닐겁니다.
좋게 말하면 장인정신일거고 나쁘게 말하면 아둔한 행보를 걷는다고 볼 수도 있겠죠.
그렇다고 본인 혼자 들으려고 만드는 앨범도 아닐겁니다.
그는 구시대의 유물처럼 변해버린 저같은 리스너의 취향도 잊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대단한 화제를 끌고 올 앨범이 되진 않겠지만 그래도 저희를 잊지 않았다는 점에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단순히 그리워했던 누군가의 컴백이라는 의미보다 더욱 크게 다가오네요.
그렇다고 제가 마일드 비츠에게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만큼의 역량이 되진 않습니다.
아마 앨범이 나오면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듣고 씨디가 나오게 된다면 한 장 구매하지 않을까 해요.
그래서 제 방식의 응원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잘 쓰는 글도 아니지만 그래도 국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커뮤니티 중 하나에 그의 과거 앨범을 한 장이라도 언급하는 것. 이렇게라도 미약하게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어 글을 좀 썼습니다.
오늘 퇴근길은 비가 많이 옵니다.
연우라고 하기엔 꽤 양이 많네요
그래도 흐린 날에 어울리는 붐뱁 비트로 가득한 앨범을 듣는데 기분이 참 좋더라구요.
어차피 비가 많이 와 밟지도 못하는 데 이 앨범을 틀어놓으니 오히려 차분해지고 막히는 길도 여유롭게 느껴졌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이 앨범을 틀어놓고 문제집을 풀었던 기억도 나서 아련하기도 하구요.
이 앨범을 들어보시라고 하진 않겠습니다. 반복적인 드럼 루프와 샘플링이 이제와서 도파민을 자극시켜 주진 않아요.
다만 "아 그래도 저 시기부터 지금까지 한 길만 파는 지독하게 열정적인 분도 계시는 구나."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ㅎㅎㅎ
그으래애도오 혹시 모른다는 마음에 만들어 놓는 시식 코너
https://youtu.be/U5p39x9GVck?si=2j8XMrhdCTiapExq
Mild Beats - 먼곳
https://youtu.be/EADPtyHDb3o?si=nS6_vJEWYX4j3OiI
소리헤다 - 여행자
연우 정말 자주듣습니다. 먼 곳은 정말 최고..
진짜 극한의 정공법같은데 이만한 게 없어요...
래퍼 컴필 합작좀 하면 좋겠
그래서 넉살이랑 하나 하는 듯ㅋㅋㅋㅋ
가사가 정말 좋은앨범...
플로우가 ㅈ되는 앨범...
fragment도 진짜 조은 인스 앨범이었죠
좀더 주목을 받았어야 되는데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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