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치기 형들은
우리 동네에서 알아주는 래퍼였어
그냥 따라다니고 있었어
스나이퍼 형도 만나고 그때 난 소주가 늘었지
천호동 청소년센터에서 랩을 하던 때
누가 다가오더라고
야 야야 너 프리스타일 좀 하냐?
내 이름은 쿤타, 랩이나 좀 하자!
우리 마천동을 접수했지
지하 작업실은 좀 냄새도 나고
옆방에는 다단계도 살고
고양이는 들어와서 컴퓨터에 오줌을 싸고
막 그랬지만 교통사고로 받은 내
합의금으로 산 MPC를 두들기며 비트를 만들었지
Sony 헤드폰의 진동
가사를 합체 고개를
끄덕거렸었지
끄덕
•••
넌 기억 나니 우리 잠시 헤어졌던
시절이 있었어 난 혼란스러웠어
ABC마트 알바생이 나를 알아보더라고
사인도 해주고 말야
난 너무 좋았어 그때 나의
조용하고 캄캄했던 마음이
조금 시끌벅적해지는 걸 느꼈지 난
닥치는 대로 유명세를 모아
무한도전에도 나갔지 난
그때도 난 널 불렀잖아
달라지는 건 없었어
시간은 아빠를 데려가고
늘 래퍼라고 나를 소개하는데
제대로 된 앨범도 하나 없는 애
나는 밤새 이센스의 앨범을
돌리고 돌리고 계속 듣다가
텅 빈 아빠의 책상 앞에서 나는
약속을 했지 서른
너무 늦은 건 아닌가 어른
이 되어 버렸더라고
다시 한번 제대로 해보겠다고
한 번이라도 잘못되더라도
상관없어 이건 나의 길이기에
널 다시 만나러 갈라고
•••
널 다시 만나러 갈라고
눈물 좍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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